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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대가 4화까지 본 소감

2019. 1. 26. 17:58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얼마 전에 소개도 했던 TVA 미소의 대가가 이제 4화에 접어들었습니다. 3화까지 주인공들을 사정을 소개하고 도입부가 마무리되는 모양새였기에 이번 4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갈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만, 다소 조악해진 연출과 작화가 나빠진 아쉬움은 차치하고 예측한 것보다 전개가 더 무겁게 흘러가는듯하여 눈길을 끕니다.



왕녀의 미소미소를 잃은 왕녀침울한 왕녀



1. 본격화된 주인공 괴롭히기


이제까지 방영한 이야기들을 인물중심으로 말하자면 1화는 유우키의 이야기, 2화는 요슈아의 이야기, 3화는 스텔라의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1화에서 유우키가 보여준 이상어린 꿈은 2화에서 요슈아의 사명이 맞는 끝을 통해 비극으로 반전되지요. 3화는 스텔라의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주면서 작중 세계 및 주연들이 처해있는 무대는 꿈도 희망도 아득하기만 한 비극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4화에 이르러, 이야기는 한 다발로 모여 그 방향성을 확정한 채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비극과 비극이 한데 뭉치는 통에 1화와 2화에서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여주던 유우키는 이제 온데간데 없습니다. 3화에서 보여준 스텔라의 망가진 미소가 전장을 멤도는 가운데, 왕녀는 4화에서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미소만으로 살아가던 때가 마치 거짓이었다는 것처럼, 그녀를 남겨둔채 폭주하기 시작한 비참한 현실만이 세계와 왕국을 좀먹으며 거리를 좁혀오고, 그럴수록 유우키는 현실에서 유리되고 맙니다. 그나마도 남아있는 측근을 의지해 어떻게든 현실을 타개하고 마지막 남은 의지를 쥐어짜지만, 이마저도 끝내 선왕을 기리던 기념탑의 붕괴와 함께 절망으로 끝나버렸지요.


그야말로 12살 소녀인 유우키에게 있어 꿈도 희망도 없는 전개입니다. 보통 4화쯤 되면 불완전하게라도 다시 마음을 다잡는 것이 정석일텐데, 어떻게 다시 재기하자마자 맞은 결과가 전보다 더 심각한 결과라니 말입니다. 제작진이 유우키를 괴롭히기로 작정한 것일까요. 처음 이 애니메이션을 볼 때부터 자꾸 유유유를 떠올리게 되서 성우랑 요슈아 때문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주인공을 한없이 괴롭히는 전개가 감지된 거였나 싶기도 할 정도입니다.



진격의 제국군패퇴하는 왕국기사단겨우 마음을 추스린 왕녀



2. 드러나는 비밀


한편 4화에서 시청자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사실이 거의 대놓고 암시되었는데, 바로 이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인 스텔라의 출신에 관한 비밀입니다. 그것도 제국이 아니라 왕국 관련 출신으로, 레이라와 얽혀서 말이지요. 덤으로 예전 신형 클라루스 운용실험 당시 발생했다는 사고에 대해서도 사실은 테러에 의한 비극이었음이 자세하게 언급되었고요.


여태껏 왕국에서 유우키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서 그녀의 교육담당이자 어머니 역할을 해주던 레이라는 사실 기혼자였습니다. 다만 유우키와 요슈아가 부모를 잃었던 바로 그 날, 그 현장에서 기념식에 참가했던 그녀 역시 자신의 가족을 전부 잃었고 그 비극 속에서 반사적으로 유우키를 보호해준 것이 계기가 되어 유우키의 측근이 된 것이었지요. 어쩌면 딸을 잃은 아픔을 유우키를 돌보면서 달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장면에서, 레이라의 딸이 낯익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스노우볼처럼 물고기 홀로그램이 비치는 투명한 구였지요. 분명 오프닝과 3화에서 스텔라가 들고 있던 그 것과 비슷한 물건입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사실상 확실한 것 같지 않나요. 스텔라가 사실은 그녀의 딸이고, 테러 때문에 어머니와 떨어져 헤매다가 제국측 구조대에게 구조되었다는 것이 말이지요.


또 여태까지 제국만 악역인 것처럼 느껴지는 전개였지만 알고 보니 여기에는 더 깊은 내막이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됩니다. 본래 신형 클라루스는 왕국 혼자 개발한 것이 아니라 제국과 협력해서 개발했다는 것, 그러나 테러로 왕이 죽은 후 왕국에서 왕이 죽은 책임을 제국측 경비대의 실수로 전가하면서 국교를 단절시키고 자국에 있던 연구시설을 독점해버렸다는 등등, 아직 더 비밀이 남겨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왕국 측도 선역이기만 한 것은 아니었던듯한 암시가 나왔던 것이지요.


결국 제국이 고된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는 것에는 일방적으로 관계를 파탄낸 왕국의 책임도 있었고, 3화에서 휴이가 보여준 태도처럼 제국의 신민들이 왕국에 원한을 갖고 있을 법도 하다는 쪽으로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전개에 따라 또 당시 사건의 흑막이 따로 드러날지 모를 일입니다만, 이대로라면 스텔라가 어머니에게 돌아가지 못하고 제국에서 먹고 살기 위해 군인이 되어 망가진 미소만 짓게 된 책임 또한 상당부분 국교단절을 초래한 왕국측에 있게 되는 것입니다. 스텔라 역시 왕국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스텔라의 추억레이라의 딸에 관한 기억유우키를 북돋우는 레이라



3. 앞으로 어떻게 될까


행복 대신 원한만이 가득해지는 이런 무거운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도대체 앞으로 어떤 전개가 되야 이야기가 풀리게 될지 더 궁금해집니다. 과연 유우키는 어떻게 꿈을 되찾고 다시금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여주게 될까요. 상식적으로 주인공인 이상 당연히 유우키에게 좋은 쪽으로 이야기가 귀결될 것은 자명합니다. 밤의 얏타맨도 시종일관 암울한 이야기였지만 그 과정이 계기가 되어 마지막에는 주연들이 올곧은 마음을 지킨 채 자신들의 미래를 정하고 그 의지를 관철했지요. 결국은 유우키에게도 치른 대가에 맞는 보상을 얻을 새로운 계기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태까지 유우키는 어떻게든 싸움을 멀리하고 인명을 살리고 싶어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더 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는 결과로 이어졌지요. 절망한 유우키는 이제 전쟁에 관여되는 것을 더욱 겁내게 될 것입니다. 그런 트라우마 속에서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두 나라가 얽힌 현실은 유우키가 철들기 전에 이미 파탄이 난 상태이고, 그녀 혼자 미소 가득한 이상을 꿈꿔봤자 더 오랜 세월동안 쌓여온 앙금을 씻어내기란 역부족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망설이는 사이에도 소중한 사람들은 계속 희생되겠지요. 더 심한 배신도 당할지 모릅니다.


여기서 그나마 유력하게 돌파구로 될만한게 있다면, 그건 유우키와 스텔라의 관계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화에서 드러난 비밀들을 종합할 때 일단 스텔라는 유우키와 연결될 수 있는 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바로 레이라지요. 레이라는 스텔라의 어머니가 확실시되는 동시에 유우키의 어머니를 대신해 양육을 맡았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즉, 유우키와 스텔라는 의자매 관계가 될 법도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레이라를 통해서, 비로소 PV의 소개 멘트처럼 두 사람이 공존하여 새 길을 여는 선택지가 나타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물론 동시에 암울한 전개도 계속될 것입니다. 전황도 계속 밀리고 있는데다가, 유우키와 스텔라를 잇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레이라에게는 사망 플래그가 서있으니까요. 가장 소중했던 요슈아를 잃은 상태에서 또 다른 최측근마저 잃는다면 유우키의 마음을 지지해줄 사람은 왕국에 더 이상 없게 됩니다. 더군다나 그것은 스텔라에게 있어서도 심각한 비극입니다. 물론 더 상냥한 전개도 생각할 수 있기는 한데, 무거운 이야기가 도통 끝날 낌새를 안보이니 앞으로도 몇 번이나 더 비극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군요. 암울합니다.



또 다시 부서진 왕녀의 소망좌절한 왕녀울분을 씹으며 후퇴하는 기사들



초반부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이야기로 들어가는 가운데 불안해진 작화 속에서도 유우키의 괴로워하는 모습은 생생하고, 유일하게 남은 스텔라의 미소는 무언가 꺼림칙하기만 합니다. 이것이 대가라는 것인지, 아니면 더 큰 대가가 남아있는 것인지 흥미진진한 가운데 이야기는 중반부로 넘어갔습니다만, 앞으로도 더 눈을 뗄 수 없는 전개가 펼쳐지기를 기대하며 다음 화를 기다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