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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 - 용자의 장 - 6화 감상

2018. 1. 10. 19:00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용자부는 영구히 불멸


노기 와카바 일행으로부터 유우키 유우나 일행의 이야기까지, 300년 가량의 세계관을 두고 펼쳐지던 장대한 이야기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가 용자의 장 6화를 통해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첫 에피소드부터 충격적인 형태로 시작하여 최종화 직전까지도 여러 수수께끼를 남긴 채 매우 거대한 스케일로 예상하기 힘든 전개를 빠르게 엮어내 왔기에, 과연 결말이 어찌 될지 시청자들의 많은 우려와 주목을 끌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런 배경에서 만들어져 방영된 최종 에피소드인만큼, 이번 화는 거의 모든 남은 것들을 한꺼번에 다 터뜨려 준 에피소드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 직접 인류숙청에 나선 하늘의 신



결계가 사라지기 전에 신수의 일부로 화해 숙청을 피하려 시도하는 인류를 절멸시키기 위하여 침공해 들어온 거대한 원반이 시코쿠를 불태워버리려고 하는 위기 상황 속에서 최종화는 시작됩니다. 이전까지 등장한 버텍스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적인데, 그 형태가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 없지 않습니다. 오프닝에서도 등장하는, 2화에서 유우나 일행이 제물로 바쳐졌던 토고를 구출했을 때 보였던 그 거울과 거의 똑같은 형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본 신토에서 말하는 삼종신기 중 '야타노카가미'라는 거울이 있습니다. 신화에서 태양신인 아마테라스의 빛을 반사한 거울이라 전해지는 것으로, 이후 하늘의 신들이 지상세계를 정복하여 그들의 자손에게 다스리게 할 때 이 거울을 하사하여 아마테라스가 지상을 지배하는 상징으로서, 즉 하늘의 신과 지상을 잇는 매개체로 두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쉽게 말해서 일종의 '천계의 문'과 같은 물건인 셈입니다.


일본신화에 모티브를 둔 이야기인만큼, 작중에서 등장한 거대한 원반이야말로 저 삼종신기의 거울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도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정말로 하늘과 땅을 잇는, 하늘이 지상을 지배하는 섭리 그 자체로서 말입니다. 땅의 신이 신수의 형태를 취해 물질화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하늘의 신도 거울이라는 그릇을 매개체로 삼아 직접 개입을 시작했다는 의미지요. 천계와 통하는 문이 결계 안에 열려버린 셈이니 그야말로 버텍스는 비교도 되지 않는 엄청난 위기입니다.

  


2. 하늘의 신과 신수 사이에 끼인 용자들



인류멸망의 위기와 유우나의 희생이라는 문제 사이에서, 용자들은 딜레마를 안고 전투를 시작하게 됩니다. 단기적으로도 일생일대의 위기상황이었지만 장기적으로 어느 쪽을 선택하든 좋은 결말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더욱 어려운 싸움일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용자들은 재빨리 우선 눈에 보이는 상황에 대응합니다. 앞서 예상한 바대로 팀을 나눠 유우나를 구하고, 또한 당장 세계를 위협하는 적을 격퇴하려고 발버둥칩니다.


한편으로, 유우나의 신혼 의식이 진행되며 인류는 대사에 속한 사람들부터 점차 인간의 형태를 버리고 신수의 일부로 변해갑니다. 용자들이 어떻게든 동료와 사람들을 지키려 하는 가운데서도 대사의 권력을 쥔 자들은 끝내 사람의 형태를 버리며 살아남는 길을 가는 장면을 통해, 결국 이들 사이의 벌어진 거리는 본질적으로 전혀 좁혀지지 못했음이 다시금 여실히 드러납니다. 불행히도 신수는 일상적으로 접하는 이들이 대사이기에, 용자의 입장보다 대사의 입장을 기준으로 방침을 정합니다. 


이 시점에서 용자들은 하늘의 신과 신수 양 쪽 모두와 적대하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원래부터 적인 하늘의 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신수의 뜻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이상 사면초가 사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요. 소노코, 이츠키, 카린이 하늘의 신에 대항해 시간을 버는 동안에도 유우나를 구하러 간 후우와 토고 역시 하늘의 신과 신수의 격렬한 방해를 동시에 뚫느라 고생합니다. 그나마 하늘의 신이 초반부터 집중적으로 후방을 노리지 않은 것은 행운이라고 할까요. 덕분에 후우가 길을 여는 사이에 토고 혼자서라도 어쨌든 유우나에게 도달할 수 있었으니까 말입니다. 



3. 유우나의 진심



신혼의 의식이 치러지고 있던 곳은 정신세계와 물질세계가 묘하게 겹쳐 있는 곳으로, 신수의 뿌리 부분처럼 느껴지는 지하 세계를 연상케하는 심연이 펼쳐진 가운데 유우나가 여러 마리의 뱀에 뒤엉켜 있는 상태입니다. 일본 신화에서 뱀이라고 하면 당장 생각나는 것이 오로치인데 작중에선 특히 신수의 인신공양을 받는 일면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신수가 복수의 토지신 및 하늘의 신에게 반역한 하늘의 일부 신들의 집합체라는 설정에 비추어 보면 그 내부에도 여러 일면이 있을 터인데 그동안 인간을 잡아 먹는 면이 크게 부각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어떻게든 거기까지 침입하는데 성공한 토고는, 드러난 정신세계를 통해 스스로 희생을 택한 유우나가 본심으로는 죽고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목격합니다. 1기부터 유우나는 무리해서 남에게 긍정적인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 경향이 좀 보였는데 죽음을 앞둔 이번 상황에도 역시 그랬던 것이었겠지요. 본심을 알아챘으니 이전보다 용이하게 설득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토고는 신수의 방해로 자기 몸이 상하는 것도 무릅쓰며 계속해서 유우나에게 접근해 부디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달라고 부탁합니다. 유우나도 자신의 진심이 알려진 상황에선 이전처럼 끝까지 고집을 피우지 못했지요. 그제서야 유우나는 아직 어린 소녀에 걸맞게 자신이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울부짖으며 솔직하게 도움을 청합니다. 


허나 겉으로 진심을 드러낸 유우나에게 토고가 닿으려는 그 마지막 순간, 정령들까지 나서서 기어이 둘 사이를 차단해버립니다. 유우나의 마음이 바뀌었어도 신수가 그녀를 포기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유우나를 살리기 위해서는 유우나만 설득할 것이 아니라 신수까지 같이 납득해야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신수와 접촉하는 조직, 대사를 제치고 신수를 납득시키기엔 토고 개인은 너무나 조그만 존재일 뿐입니다. 토고 혼자선 절대로 가능할 리가 없는 일이지요. 더욱이 신수 입장에서 풍전등화와 같은 당시 상황에 유우나를 놓아주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이유들로 인해 마지막 장벽에 부짖친 사이 결국 유우나의 의식은 끝을 맞고 맙니다.



4. 신수의 속사정



이전까지만 해도 신수는 나름 용자를 지원해주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설정상 여러 신들이 합쳐진 집합체라 내부에 여러 의사가 상존하기는 하지만 그 중핵은 분명 인간과 용자의 편을 들어주는 일면이 있었지요. 비록 인신공양을 받긴 했으나 그렇게 해서라도 용자를 포함한 인류를 지키려 했던 의미가 컸고, 그런 사실을 숨긴 채로 강요한 대사 쪽이 더 문제로 부각되었지요. 가치관 혹은 인식의 차이라고 해야할지, 신수는 분명 신체부위를 공양으로 받는 것과는 별개로 용자의 목숨만큼은 계속 살리려 했습니다. 그런 신수가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용자를 내치면서까지 유우나를 흡수하려고 했지요. 이렇게 태도가 돌변한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용자이다 시리즈에서 땅의 신인 신수가 중점적으로 원했던 것은 그 자신의 생존보다도 오히려 자기 휘하의 인류를 지키는 쪽이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버텍스가 나타나기 전 시점에서 이미 하늘의 신에게 패퇴했던 땅의 신이 신수로서 자기 힘까지 소진해가며 계속 결계를 펼쳐주고 힘을 빌려줄 이유가 없습니다. 신화적으로 본래 지상에 인간의 나라를 만든 것은 땅의 신이니만큼 애착이 무척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2기에서 신수의 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늘의 신의 힘에 그나마 대항할 수 잇는 힘은 신수의 힘 뿐인데 그 힘이 다해가는 상황에서 인류를 지키는데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제한된 시기 내에 하늘의 신이 바꿔놓은 세계의 섭리를 해결하지 못한 채 신수가 사라지면 인류 역시 사라질 수밖에 없겠지요.


인류를 대표하는 대사는 2기 시점에서 본토수복에 대한 희망을 완전히 잃은 상태였습니다. 공물을 바치면서까지 정령에 의한 보호를 요구했던 대사부터 저 모양이 되었으니 신수 또한 인류에게 더 이상 희망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러했기에 대사가 바람직하게 여기는 최후의 방법으로, 인류를 신수의 권속으로 바꿔서 하늘로부터의 숙청을 피하게 하는 길을 택한 것이지요. 이것이 용자를 내쳐서라도 유우나를 흡수하려 한 가장 큰 이유일 터입니다. 즉 인류의 세계를 아껴 힘까지 내려준 결과가 최악이 되면서 인류를 신뢰할 수 없게 된 나머지 극단적인 보호 방법으로 돌아선 것입니다. 



5. 무녀로서 신수에게 탄원한 토고



의식이 끝나 유우나의 생명이 다해버린 그 때, 비로소 토고의 존재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합니다. 신수와 소통할 수 있는 자질, 즉 무녀로서의 자질이 바로 열쇠였던 겁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토고에게는 무녀의 자질이 있었지요. 다른 용자였으면 어땠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토고는 제한적으로나마 신수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유일한 용자였기에 신수에게 마음을 전하는 것도 가능했으리라 여겨집니다. 더욱이 마침 그 시점에서 이전까지 인류의 대표였던 대사의 인원들 대다수는 인간을 벗어나 신수의 일부로 변해버린 상태였던지라, 본의 아니게 무녀로서 토고의 위치가 더 올라간 것은 아닌가도 싶습니다. 말하자면 자신도 모르게 새로운 인류의 대표 쯤으로 격상되어 버린 셈이지요. 그런 토고를 지지해주듯, 역대 용자들의 모든 의지도 그녀를 중심으로 모여듭니다.


신수의 뿌리 안에서 용자들과 인류의 대표자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된 채로, 토고는 용자들의 뜻을 신수에게 전하며 진솔하게 탄원합니다. 그동안 인간에게 힘을 빌려준 건 고맙지만 인류로서의 가치관을 벗어난 구원은 바라지 않는다고, 인간으로서의 길을 걸어갈 테니 끝까지 인간을 인간인 채로 지켜봐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방금까지 길을 막던 신수가, 그런 그녀들의 의지를 선택해 태도를 완전히 바꿉니다. 바로 신수의 중핵이, 신수 내부에서 반발이 일어나는 것마저 억누르며 흡수했던 유우나의 혼을 되돌려 주고 더 나아가 하늘의 신에 의한 인류멸망을 앞둔 시점에서 유우나의 정령인 우귀를 통해 유우나에게 마지막으로 그 모든 힘을 개방해 준 것입니다. 용자가 아니라 용자의 힘의 기원인 신수 스스로가 용자를 믿고 만개를 결행해, 유우나의 몸을 그릇으로 하여 깃들어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6. 유우나 일행이었기에 일으킬 수 있었던 최후의 기적



1기에서도 나왔듯 만개란 용자를 그릇으로 삼아 신수가 직접 꽃을 피우는, 즉 그 힘을 개방하여 최대출력으로 소모하는 행위로서 신수에게도 큰 부담이 되어 용자들에게 공물을 요구했던 비장의 수 중의 비장의 수입니다. 이미 거의 모든 힘을 소진한 신수에게 있어선 더 이상 무리하지 않고 얌전히 물러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최선책일 터인데 그런 상태에서 만개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그 한 번에 모든 것을 걸어 최후의 최후까지 힘을 짜내는 특공행위나 다름 없습니다. 따라서 신수에게 있어 가능성이 불분명한 위험한 선택이지만, 인류를 인간인 상태로 보호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지요. 오히려 그 자리에 유우나와 그녀의 정령인 우귀가 있었기에 그나마 택할 수 있었던 유일한 가능성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용자의 장 4화부터 설명된 것처럼 유우나의 전신은 신수가 직접 만든 몸입니다. 하늘의 신이 직접 노렸을 정도로 신수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몸이자 그 힘을 그대로 담을 수 있는 유일한 그릇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수 입장에선 그나마 최후에 모든 것을 걸어보기라도 할만한 기회인 셈입니다. 그리고 신수가 토고를 통해 용자들의 마음을 받아들여 남은 인류를 보존하기로 의사를 바꾼 이상, 어차피 신수의 운명은 시한부로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유우나가 이왕 죽는 것이라면 모두를 위해 죽는게 낫다고 생각한 것처럼, 신수 역시 이왕 사라질 것이라면 하늘의 신에게 최후의 일격을 시도하고 사라지자고 판단하겠지요. 더욱이 인간으로서의 죽고싶지 않다는 마음을 버릴 수 없었던 유우나와 달리 신수는 땅의 신입니다. 죽음에의 두려움보다 자신의 결정을 우선할 수 있는 상위의 존재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또 하나의 숨겨진 비장의 카드가 있었으니 바로 우귀라는 정령입니다. 일본 본토에서 우귀는 나쁜 요괴에 불과하지만, 시코쿠 지방에선 반대로 우귀를 신목인 동백나무 뿌리의 화신으로 표현하는 설화가 존재합니다. 작중에서 신수가 나무로 물질화된 토지신이니만큼, 신목의 뿌리인 우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도 유추할 수 있겠지요. 즉, 다른 정령들과 달리, 우귀는 신수의 중핵이 개입한 일종의 아바타라 볼 여지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물로 바쳐질 때 용자 시스템도 갖고 있지 않았던 유우나를 만개까지 시키는 시점에서 거의 확정적이지요. 이 관점에서 보면 1기 마지막에서도 유우나가 변신도 하지 않은 채 우귀를 통해 억지로 만개를 한 묘사의 수수께끼 역시 풀립니다. 용자 시스템 대신 신수 쪽에서 우귀를 통해 대신 만개를 지원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지요. 단, 그 때는 인신공양 체계로 소모되는 힘을 보충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런 체계 없이 신수가 모든 힘을 다 걸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던가요. 1기에 이어 2기에서 시코쿠가 처했던 상황, 대사의 선택, 토고의 자질에 마침 가장 중요한 공격목표인 하늘의 신의 그릇, 하늘이 땅을 지배하는 섭리의 핵이 직접 바로 위에까지 온 상황이니 절대절명의 위기사태가 아이러니하게도 최후의 기적을 일으키기 위한 모든 조건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신수가 직접 만개를 하여 유우나에게 깃든 상태에서도, 지상의 섭리를 뒤바꾸고 하늘의 열량을 지상에 쏟아붓는 하늘의 신의 힘은 여전히 강대합니다. 이미 하늘의 신이 땅의 신을 패퇴시켰던 전적도 있는만큼 열세는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유우나는 살기 위한 의지를 불태우며 최후의 공격을 시도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다른 5명의 동료들이 모든 힘을 모아주지요. 각 용자를 상징하는 꽃의 모양으로 힘이 펼쳐지며 하늘의 신이 내리는 태양의 작열에 맞섭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상태였지만, 바로 거기서 마지막 기적이 일어납니다.


신세기 300년 때의 용자인 미노와 긴이 최후의 싸움까지 소노코와 스미에게 전했던 용자의 정신이, 1기 마지막에 스미 시절 기억을 되찾은 토고가 유우나 일행에게 전했던 그 '근성'이, 2기 최후의 싸움에서 유우나를 통해 미노와 긴의 의지로서 발현한 것이지요. 모두의 꽃에 겹쳐 마지막에 더해진 긴의 그 의지가 타오르는 불꽃이 되어 작열하는 태양의 불길을 뚫고 하늘의 신의 섭리에 닿을 추진력을 만들어주면서, 마침내 유우나는 하늘과 땅을 잇는 거울과 격돌하고, 완전히 관통하는데 성공합니다. 동시에 하늘과 지상을 잇는 길이 끊기면서 오랜 엣날 지상을 정복한 이래 천하를 장악하고 있던 하늘의 섭리가 완전히 깨져, 신수의 결계를 짓누르던 불바다를 만들던 하늘의 힘이 지상으로부터 사라지게 되었지요. 최대의 위기를 한순간에 뒤집는, 그야말로 유우나 일행이 일으킨 최대의 기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7. 새로운 시작을 맞아 나아가는 세계와 용자부


긴의 묘에 승전보고하는 스미와 소노코결국 부장이 되지 못했지만 상관 없어진 카린새로 부장이 된 이츠키


유우나를 그릇으로 모든 힘을 쏟아부어 하늘의 신을 격퇴하고 지상으로부터 그 섭리를 지우는데 일조한 신수는 그 일격으로 끝내 모든 힘을 다 소진하고 말았습니다. 존재를 유지할 수 없게 되어 그대로 소멸하는 길을 맞게 되지요. 신수는 소멸하면서 마지막으로, 원동력을 잃은 불의 바다를 진정시켜 본래 자신이 세웠던 지상 세계로 되돌립니다. 하늘의 섭리가 지상을 바꾸기 직전의 세계, 버텍스의 침공으로 인류가 멸망하고 모든 것이 폐허가 되어버렸지만 아직 인간이 살 수 있는 지상으로 말입니다. 


신수의 아바타였던 우귀도 유우나에게 마지막 모습을 보여주며 신수와 함께 사라져갑니다. 그때에서야 유우나도 우귀에 대해 무언가 깨달은 듯한 묘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끝까지 확실하게 설명되지는 않지요. 그저 1기 및 2기에서의 활약과 와카바 시절 타카시마 유우나가 죽으면서 신수의 뿌리에 흡수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카시마 유우나의 성정을 바탕으로 신수의 중핵이 뿌리로부터 탄생시킨 화신으로서의 정령이 아닌가 강하게 추측하고 있는 바입니다. 좀 더 파고들자면 유우키 유우나는 타카시마 유우나의 전생체이고, 우귀는 타카시마 유우나를 흡수했던 뿌리가 그녀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한 화신이라고도 생각할 여지가 있겠지요. 어느 쪽이었든 간에 애석하게도, 신수와 운명을 같이하여 버렸지만 말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시련을 겪었지만 유우나 일행은 결국 기적을 일으키는데 성공하여 지상의 세계를 구해냈습니다. 시코쿠를 구한 것뿐만 아니라 지상계 전체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진정한 용자로서의 과업을 완수해낸 것입니다. 물론 이미 희생되어버린 이들까지 돌아온 것은 아니고, 마냥 상황이 긍정적인 것도 아닙니다. 신수가 사라지기 전 벽 밖에 있던 세계는 무인의 폐허가 되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은 극히 적은 상태입니다. 시코쿠 역시 하늘의 신과의 싸움으로 피해를 입은데다가 대사의 주요 인원이 신수의 일부가 되었다 같이 소멸한 바람에 혼란에 빠졌고 이전까지 의식주를 비롯해 신수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었던 만큼 경제적 토대도 크게 무너진 상황입니다. 심지어 용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도 소수지만 있음이 살짝 묘사됩니다.


졸업하여 무사히 고교입학한 후우즐거워하는 토고스스로의 행복을 깨달은 유우나


하지만 시코쿠만이라도 인류가 살아남은 상태로 지상이 돌아온 이상 희망이 더 클 것입니다. 아키 선생님을 비롯해 남은 대사의 인원과 주류 언론들도 그들을 구해준 용자들의 편을 드는 것처럼 언급되고 있지요. 거의 처음부터 재시작해야 하는 등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어찌되었든 작중의 인류는 미래에의 희망을 갖고 내일을 개척해나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최후의 순간 인류를 신뢰하여 희생한 신수가 바란 미래이기도 하겠지요. 물론, 새로 시작한 세계에서 용자부 일행들 역시 앞으로도 죽 용자부로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하면서 함께 행복을 찾아나가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후우가 졸업하고 무사히 고교에 합격하는 한편 이전까지의 분위기와 달리 카린이 아닌 이츠키가 새 부장이 되는 등 세계와 함께 용자부도 계속해서 변해갑니다. 이들의 시작에 관여했던 신수의 기적은 더 이상 없지만 그렇게 계속되는 시간 속에서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있으며 나누는 소소한 즐거움, 그것이 바로 용자들이 지켜낸 핵심이자 용자부가 진정 추구해야 하는 행복의 가치라는 결론을 유우나가 뒤늦게 깨달으면서 용자의 장은 그 짧지만 장대했던 이야기를 끝맺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부터 시작해 모두가 함께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한 존재로서의 용자라고 하는 이 결론이야말로 용자이다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였던 셈입니다. 용자부의 이야기는 결말과 함께 비로소 진정한 새 시작을 맞게 된 것입니다.



용자의 장은 그동안 이어진 용자이다 시리즈의 이야기를 마무리지으며, 일련의 주제를 잘 정리해 주었습니다. 비록 한정된 분량으로 소설판에서의 수수께끼를 미처 다 풀지 못한 채 급히 끝난 느낌도 있는 등 결말 전개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듯도 보이지만, 이야기의 주제가 그린 것처럼 용자부 일행 모두가 새 시작의 세계에서 행복을 만들며 살아가는 모습만큼은 팬들 모두가 바란 해피엔딩이라는 점 또한 분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결말까지 이 이야기를 다 볼 수 있었던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만족스러워 하는 바입니다. 이제 유우나 일행의 이야기는 평온한 미래를 향한 인간의 가능성으로서 존재하겠지요. 부디 그 평온한 이야기가 팬들의 마음 속에서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부디 평온한 나날을 -용자의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