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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 와카바는 용자이다 2화

2015. 9. 2. 20:30취미 겸 번역

[대사서사부 무녀님 - 검열됨]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매일 훈련은 큰일이고, 겨우 6명밖에 없는 학교도 심심하다고 생각했었지만, 익숙해지니 의외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날들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니만큼 코오리 녀석이 걱정이다.
그녀는 시코쿠의 용자 중 아마도 가장 무르다.
와카바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와카바는 강하다.
강하니까, 인간의 약함을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할 수 없지.
그렇다면 타마가 신경써줘야지.
타마에게 맡겨줘, 라고 말이지!

 

-용자어기 서력 2018년 9월
도이 타마코 기록

  

 

와카바 귀청소해주는 히나타


 

제2화 꽃봉오리

 

 

 서기 2018년, 8월 말일, 마루가메성에서.
 창 너머로, 여름의 푸른 하늘이 보인다.
 버텍스가 출현한 후로도, 시코쿠의 하늘은 변하지 않는다. 아니, 하늘뿐만 아니라 거리 및 오가는 차나 사람들, 매미의 울음 소리, 세토 내해의 아름다움……. 모든 게 변하지 않은 듯이 보인다.
 버텍스의 침공 이후, 시코쿠에는 '신수'라는 특수한 수목이 출현하였고 세토 내해에는 거대한 식물 조직으로 이루어진 벽이 발생했다. 신수는 토지신 그 자체, 벽은 시코쿠를 버텍스로부터 지키기 위해 신수가 친 결계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이 땅에 있는 한 사람들은 안전하다. 한정된 좁은 공간에서 약속되는 모형 정원의 안녕……. 일부의 사람들은 시코쿠를 '방주'라고 부른다. 신화의 홍수와도 같은 이 재해가 끝난 뒤, 세계는 다시금 인류의 손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담겨 있는 것일 터라고, 와카바는 생각한다.
 '하지만……. 이전과 달라진 점은 확실히 존재해…….'
 현재 시코쿠의 마을에 통행인 숫자는 적고, 그 중에서도 모자를 쓰고 있거나 우산을 쓰거나 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 그것은 단순히 여름 햇빛의 대책이 아니다.
 
 '천공 공포 증후군'.
 
 3년 전, 버텍스의 습격을 그 몸으로 경험한 자의 일부는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하늘을 보는 것을 극도로 무서워하게 되었다. 그 증세를 천공 공포 증후군이라 부른다. 중증의 사람은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버텍스는 현재에도, 시코쿠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까지 깊은 손톱 자국을 남겨놓고 있는 것이다.
 "와~카바 짱"
 다음 순간, 와카바의 시야 가득 히나타의 얼굴이 비쳤다. 그녀는 가늘게 뜬 눈으로 와카바를 위에서부터 내려다보고 있다.
 지금 와카바는 히나타의 무릎베게를 벤 채, 귀 청소를 받고 있었다.
 "또 다시 험악한 얼굴을 해선. 지나친 긴장, 스트레스는 몸에 좋지 않아요. 이렇게 되면……. 에이!"
 "!?"
 히나타의 귀후비개가, 와카바의 귓구멍 속에서 능숙하게 움직인다. 그 상쾌함에, 와카바의 몸으로부터 힘이 빠져간다. 지금 와카바의 얼굴에는 아까까지의 험악함 같은 것은 조금도 없고 마치 모친에게 안겨 졸고 있는 아이 같이 늘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옛날부터 와카바는 곧잘 히나타에게 귀 청소를 맡기고 있었다. 이제 그녀의 솜씨는 와카바의 귀 청소에 있어 프로라고 해도 될 수준이다.
"자, 끝났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미소지으며, 히나타는 귀후비개를 거둔다. 아주 조금 아쉬워하면서도 와카바 역시 몸을 일으킨다.
 "그럼, 이제 '나가노'과 통신 시간이네요. 다녀오세요"
 "아아"
 와카바는 옆에 놓인 칼을 손에 들고 방송실로 향했다.
 
 마루가메성은 일부 개장되어 와카바 일행의 학교로 쓰이고 있다. 개장이라고 해도 외관은 거의 그대로 남긴 채 내부 구조를 좀 바꾼 정도다.
 그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6명뿐. 5명의 '용자'와 1명의 '무녀'.
 용자란, 토지신으로부터 힘을 받아 버텍스에 대항할 수 있는 자를 말한다. 와카바도 용자의 하나로, 3년 전 버텍스 내습의 날, 그 힘을 각성했다. 시코쿠에는 5명의 용사가 있어, 전원이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무녀는 토지신의 목소리를 듣는 자. 히나타가 그 한 사람으로, 3년 전에 버텍스로부터 사람들을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은 토지신의 음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그것은 언어로써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상징과 암시에 의해서 전달된다.
 용자도 무녀도 모두 어린 소녀이다. 부정을 혐오하는 신에게 닿는 것이 가능한 것은 무구한 소녀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와카바는 시코쿠의 용자 가운데 잠정적으로 리더가 되어 있다.
 방송실에 들어가, 그녀는 무선기의 스위치를 켜 통신을 연결했다. 잠깐의 잡음 후, 차분한 소녀의 목소리가 통신기로부터 나온다.
 "……나가노로부터, 시라토리입니다. 용자 통신을 시작합니다."
 "카가와로부터, 노기다. 잘 부탁한다."
 나가노현 스와호 동남쪽 일부 지역에는 시코쿠와 같이 결계가 존재하여, 사람들이 사는 환경이 남아 있었다. 시라토리는 단 1명의, 나가노의 수호를 담당하는 용자이다.
 "시라토리 상, 그쪽의 상황은 어때?"
 "좋지는 않군요. 하긴 그런 말을 하자면 3년 전 그날로부터 상황이 좋았던 적은 한번도 없지요."
 "……그렇지."
 와카바는 어조가 어두워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원래 나가노는 스와호를 중심으로 더 넓은 지역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버텍스 출현으로부터 3년 사이에 점차 그 지역은 침공을 받아, 이제 유지되고 있는 것은 스와호 동남쪽의 일부뿐이다.
 "지금은 현상 유지가 되는 것만도……지직……요."
 통신 도중 시라토리의 목소리가 흐트러졌다.
 "미안해, 통신에 노이즈가 들어간 모양이야."
 "아아, 현상 유지가 가능한 것만도 감지덕지라고 말한 거에요. 통신의 노이즈, 최근에 많아지고 있네요."
 "그렇지……."
 "이 통신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 아주 조금 기분이 침울해지지만, 와카바는 불안이 보이지 않게끔, 굳이 농담하는 듯한 어조로 화제를 바꿨다.
 "그런데 시라토리 상. 슬슬 마무리를 짓자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바에요. 오늘만큼은 자웅을 정하죠…….』
 시라토리도 당돌하게 답한다―
 
 "우동과 메밀국수, 어느 쪽이 나은가, 를!"
 
 와카바의 목소리와 시라토리의 목소리가 겹쳤다.
 "물론, 우동 쪽이 낫기 마련이다. 비교할 필요도 없다."
 "네, 비교할 것도 없이 메밀국수 쪽이 나은 것은 분명합니다."
 "……무슨 어리석은. 네놈은 카가와의 우동을 먹은 적이 있는 거냐? 그 현묘한 쫄깃함, 빛나는 듯한 순백, 매일 세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깊은 맛…… 메밀국수 따윈 비교도 되지 않는다.
 "후후후, 당신이야말로 나가노의 메밀국수를 먹어 본 적이 있나요, 노기 상? 기품 넘치는 향기, 적당한 가늘기와 삼키기 좋은 느낌, 면과 국물의 절묘한 조화……. 우동보다 아득히 높은 곳에 있습니다."
 와카바와 시라토리는 서로의 말을 음미해, 더욱 열을 올려 말한다.
 "……뭐 메밀국수는 맛만으로도 우동에 하늘과 땅 차이로 이기지만 거기에 건강에도 좋습니다. 메밀에는 루틴이 함유되어 동맥 경화나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 즉 뛰어난 건강 식품이기도 한 거에요."
 "흥, 무슨 말을 하는가 했더니만. 맛 이외의 효능으로 말하면 우동은 국수 중에서도 가장 소화 효율이 좋다. 병이나 피로 등으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있는 자라도 재빨리 에너지 보급이 가능하고 힘이 곧 온몸에 퍼지지. 이는 전사에게 있어 매우 유효……. 우동은 지고의 전장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이다."
 "……."
 "……."
 두 사람은 사고하여 반론의 실마리를 찾는다―
 그러는 중, 학교에 벨소리가 울렸다. 지금은 방학 중이지만, 벨은 매일 정확히 같은 시간에 울린다.
 "시간이 다 된건가. 메밀국수는 목숨을 건진 것 같군"
 "그것은 이쪽의 말입니다. 우동이야말로 목숨을 건졌어요……. 내일부터 새 학기가 시작되니까, 통신은 방과후 시간에 하는 게 좋겠네요."
 "음, 그렇게 하자. 그럼 내일 다시 보자. 나가노의 안녕과 건투를 빈다."
 "시코쿠의 안녕과 건투를 빌어요."
 와카바는 통신을 끊었다.
 시라토리와 잡담을 나누는 것은 소중한 시간이다. 시코쿠로부터 나가는 것이 불가능한 와카바에게 있어서 이 통신은 유일한 "밖"과의 연결이다. 시코쿠 이외에도 함께 싸우는 동료가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날.
 9월이 되어, 오늘부터 신학기에 접어든다. 애초에, 와카바 일행은 훈련 때문에 여름방학 중에도 매일 학교에 다니고 있었으니까, 특별히 '신학기'라는 감각은 없다. 용자와 무녀는, 인류를 버텍스로부터 지키는 최후의 창. 매일의 훈련은 뺄 수 없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가장 일찍 등교하는 것은 와카바이다. 가볍게 교실 안을 청소하여, 칠판의 분필 등을 보충해놓는다.
 "안녕!! 아앗, 또 와카바가 가장 처음 도착한 건가. 오늘이야말로 타마가 첫째라고 생각했는데!"
 다음으로 등교해 온 것은 도이 타마코. 그녀도 와카바와 같은 용자이다. 타마코는 작은 몸으로, 튀는 것처럼 교실에 들어왔다.
 그리고 타마코의 뒤로 숨는 듯이, 이요지마 안즈도 교실에 들어온다. 숨는듯이, 라고 말해도 실제는 타마코보다 안즈 쪽이 키가 크기에 조금도 숨겨지지 않는다. 그저 타마코의 활발한 성격에 비해, 안즈는 얌전한 성격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안즈도 용자의 하나이다.
 "안녕, 도이, 이요지마."
 "와카바! 내일이야말로 타마가 첫째로 올테니까!"
 타마코가 와바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 높여 그리 선언한다. 타마코는 어째선지 특히나 와카바에게는 대항심을 불태우지만, 몸집 조그만 그녀의 그 모습이 와카바에게는 흐뭇하기도 하다.
 "타맛치, 아침부터 싸움 거는 거 그만두자~"
 안즈가 달래는 듯이 타마코에게 말한다. 그러면, 타마코는 눈을 가늘게 떠서는 안즈를 쳐다본다.
 "아~안~즈~, 뭐가 '타맛치'야! 타마는 안즈보다 연상이라고! 타맛치 선배라고 불러!"
 "타맛치는 괜찮은 거구나……."
 곤란한 듯한 미소를 띄우는 안즈.
 타마코는 와카바와 같이 중학교 2학년이고, 안즈는 1살 연하인 1학년생. 이 학교에는 시코쿠의 용자가 전원 모아져 있기에, 학년은 혼합으로 되어 있다. 타마코와 안즈는 자매처럼 사이가 좋지만……. 누가 언니고 누가 동생으로 보이는지는, 사람마다 의견이 갈리는 것 같다.
 다음에 등교해온 것은 히나타다.
 "안녕하세요, 모두들."
 맑은 목소리와 표정, 기품 넘치는 행동거지는 도저히 같은 학년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타마코는 히나타 쪽을 돌아보고는, 그 모습-주로 상반신의 특정부위-과 자신의 어린 체형을 비교해 보며, 분한 듯 말한다.
 "크윽. 언제나 언제나 과시하고……. 이런 악마의 물건, 지금 당장 징벌이다!"
 "잠, 타맛치 상, 가슴, 주무르지 말아주세요!"
 "주무르고 있지 않앗! 오히려 떼버려주겠엇!"
 타마코가 히나타의 풍만한 가슴을 세게 주무른다.
 폭주하는 타마코를, 와카바와 안즈는 황급히 히나타로부터 떼어놓았다.
 "이~거~놔~! 타마는 저 악마의 물건을 징벌해야만 한다고옷!"
 "진정해, 도이!"
 "그래, 타맛치 선배는 아직 성장 도중이라고!"
 "우와~앙! 뭔가 안즈에게도 깔보듯이 말해졌다앗!"
 그렇게 소란을 떨고 있는 와중에, 코오리 치카게가 교실에 들어온다. 그녀도 용자의 일원으로, 와카바보다 한 학년 위인 3학년이다.
 "……."
 치카게는 와카바 일행 쪽을 한 번 언뜻 보고는, 흥미 없는 듯 눈을 돌려, 무언으로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말수가 적고, 다른 사람과 관련되는 것을 피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인다.
 그리고 수업의 벨이 울리기 직전, 타카시마 유우나가 교실에 뛰어 들어왔다. 그녀는 2학년으로, 용자의 한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타카시마 유우나, 도착했습니다. 다행이다, 지각이 아니야!"
 유우나는 교실에 있는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는, 치카게의 옆에 있는 의자로 향한다.
 "안녕……. 타카시마 상."
 "안녕, 군 짱!"
 "오늘은……. 늦었네."
 "응. 어제, 격투기의 TV방송을 보고, 따라 배워보느라고. 얍, 종권, 돌려차기!"
 유우나는 주먹을 휘둘러, 몸을 회전시켜서 발차기를 한다.
 "타카시마 상……. 그다지 발, 높이 올리지 않는 게 좋아……. 팬티, 보일 것 같으니까."
 "아! 에헤헤……."
 유우나는 부끄러운 듯이 스커트를 잡아내렸다.
 말수가 적은 치카게도, 유우나와만은 회화를 하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유우나는 치카게보다 연하지만, 타마코와 안즈가 그러하듯, 특별히 연령의 상하를 신경쓰지 않고 같은 학년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유우나는 친해지기 쉬운 성격으로, 반 안의 모두와 사이가 좋다. 그런 유우나이기에, 다른 사람과 벽을 쌓는 경향의 치카게와도 차별없이 접하는 것이 가능했을 터이다.


등교광경


 오전의 수업이 시작된다.
 용자와 무녀만이 모아진 특별학교라고 말해도, 의무교육으로서의 수업은 보통의 학교와 똑같이 행해지고 있다. 거기에 더해서, 그녀들에게는 버텍스에 대항하기 위한 훈련이 있는 것이다.
 새 학기 최초의 훈련에서는, 먼저 3년전의 버텍스와 자위대가 싸운 기록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에서, 거리 이곳저곳에 나타난 버텍스에 대항해 전차가 포탄을 퍼붓고, 자위대원이 소총을 발포한다. 하지만 버텍스는 상처입기는커녕, 위축되는 일조차 없다. 버텍스는 개미처럼 전차에 모여들어, 강철의 장갑을 먹어치운다. 그리고 맨 몸의 인간은, 녀석들에게 있어 단지 먹이에 불과했다.
 버텍스에게는 통상의 병기가 통용되지 않는다. 용자가 지닌 무기만이, 녀석들에게 데미지를 입히는 것이 가능하다.
 와카바의 무기는 칼-3년 전, 이즈모의 신사에 봉납되어 있었던 것이다. 소재의 감정결과로부터 과학적으로 생각하면, 헤이안 시대 이후에 만들어진 흔해빠진 칼에 불과하다. 하지만 용자인 와카바가 싸울 의사를 표하며 쥔 순간, 칼에 신위의 힘이 깃든다. 어느 무녀는, 와카바의 칼에 깃든 힘을 '이쿠타치'라고 부르고 있었다.
 와카바 이외의 용자들도, 각자 전용의 무기를 갖고 있다.
 영상이 끝나자, 담임교사가 고했다.
 "버텍스에게 대항 가능한 것은 용자뿐입니다. 당신들 용자의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교전기록의 영상도, 교사의 말도, 와카바 일행에게 있어서는 이미 몇번이나 보고 들은 것의 반복이었다.
 버텍스란 어떤 존재인가.
 어째서 인류가 공격당하는 것인가.
 구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는 듯하다.
 알고 있는 것은, 버텍스가 인류를 적대하는 존재이며, 토지신이 인류를 지키기 위해 힘을 빌려주고 있다는 것뿐.
 "이왕이라면……. 토지신이 싸워주면 좋을텐데……."
 기록영상을 보면서 치카게가 중얼거린다.
 그것에 대답한 것은 타마코였다.
 "아마, 싸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봐요, 버텍스가 공격해오기 전에, 지진이라든지 재해라든지 일어났었고. 그거, 토지신이 싸우고 있었던 탓이었던 게 아닐까요."
 "……."
 치카게는 조금 못마땅하다는 듯 침묵했다.
 
 그 후는 전투훈련이다. 히나타만은 와카바 일행과 달리, 무녀로서의 훈련을 받기에 다른 장소로 데려가진다.
 "아아, 운동에 매진하는 와카바 짱……. 반짝이는 땀, 상기된 피부……. 그 모습을 내 와카바 짱 사진 콜렉션에 추가하고 싶은데……."
 언제나 히나타는 진심으로 아쉬운 듯 그리 말하지만, 물론 그런 불순한 이유로 제멋대로인 행동이 허락되지는 않는 것이다.
 용자가 받는 훈련은 여러 갈래로 뻗쳐 있다. 운동을 통한 체력 향상, 격투기의 기초훈련, 좌선을 한다든가 하여 정신수양도 행한다.
 와카바 일행은 3년 전 이래, 아직 한 번도 버텍스와 싸운 적은 없다. 하지만 얼마 안 있어 녀석들로부터 세계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전투를 피할 수 없는데다가, 가까운 시일 내에 시코쿠가 침공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전투에의 준비는 언제든 빠뜨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오전의 수업이 끝나, 점심 시간. 와카바 일행은 언제나 6명이서 함께 식당에 향한다.
 이렇게 모두가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와카바가 제안했던 것이다. 조금이라도 팀워크를 높이기 위해서이다.
 최초, 치카게와 타마코로부터 약간 반대가 있었다. 치카게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고, 타마코는 식사에까지 규칙을 적용하는 것은 거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우나가 '밥은 같이 먹는 쪽이 맛있어!'라고 주장하여, 타마코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치카게는 '타카시마 상이 그렇게 말한다면…….' 하여 찬성했다.
 식당에 들어가면, 와카바 일행 이외에도 몇 명의 어른들의 모습이 있다. 와카바 일행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들이나, 버텍스 대책에 있어 정부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기관 '대사'의 인간들-'대사'는 문자적으로 '커다란 신사'라는 의미인데, 버텍스 출현 이후 사회의 겉면으로 나온 조직이다.


무드메이커 유우나


 와카바 일행은 각자 셀프서비스 형식의 식사를 트레이에 담아간다. 일행의 식사는 모두 무료로 지급된다. 그 후, 모두 함께 하나의 식탁에 모였다.
 셀프 서비스로 가져와도, 모두 자연히 우동이 되어 버린다. 토핑으로 무엇을 넣는가에 따라 차이는 나타나지만.
 "훈련 후의 밥은 맛있어!"
 유우나가 태평한 미소로 그렇게 말하곤, 우동을 후루룩 먹는다.
 치카게는 그런 유우나를 흐뭇하게 보고 있다.
 "이봐, 안즈. 예의가 안 되었잖아."
 독서하면서 먹고 있는 안즈로부터, 타마코가 책을 뺏었다.
 "아아! 지금, 좋은 부분이었는데……."
 안즈가 슬픈 목소리를 낸다. 그녀가 읽고 있던 것은 중학생 취향의 소녀소설이다. 안즈는 책을 좋아해서, 언제나 문고판 책을 주머니에 숨기고 있다.
 "안돼, 다 먹고 난 다음이니까."
 "네에……."
 안즈는 포기한 채 우동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말야, 매일 매일 훈련 훈련이라니, 어째서 타마 일행이 이런 걸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까."
 투덜거리듯 타마코가 그렇게 말했다.
 "버텍스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은 용자뿐이니까요……."
 "그거야 알고 있어, 히나타. 하지만 보통의 여자 중학생이라고 하면, 친구와 놀러 간다든지, 그야말로 사랑……이라든지 한다든가. 그런 생활을 하는 거잖아."
 타마코는 한숨을 내뱉는다.
 "지금은 유사시다. 자유가 제한되는 것도 어쩔 수 없어."
 와카바의 대답에, 타마코는 납득이 되지 않는 듯 팔짱을 낀다.
 "우~응……."
 "우리들이 노력하지 않으면 인류는 버텍스에게 멸망해버려. 우리들이 인류의 창이 되지 않으면-"
 "알고 있다곳! 알고 있지만 말얏!"
 타마코가 목소리를 거칠게 낸다. 그리고 곧 얼굴을 숙여 오도카니 중얼거린다.
 "……미안……."
 "타맛치 선배……."
 안즈는 타마코의 옷자락을 살짝 움켜쥐며, 그녀를 바라봤다. 그 눈동자는 불안한 듯 흔들리고 있다.
 분위기가 침묵한다.
 와카바에게도 타마코의 기분이 이해되었다. 타마코는 억지를 부리면서 불평하고 있는 것이 아닌, 불안한 것이다. 버텍스와의 싸움에는 위험이 따른다. 만약 실제로 버텍스와의 교전이 일어난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떨지……. 아니, 오히려 목숨을 잃을 가능성 쪽이 높다. 실제로, 3년 전에 와카바가 버텍스와 싸웠을 때에도, 히나타가 없었다면 와카바는 살해당했을지도 모른다.
 '하물며 도이는……. 나 이상으로 이요지마가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거겠지……."
 와카바는 고개 숙인 타마코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다.
 이요지마 안즈는 운동이 특기가 아니고, 격투기의 훈련에서도 가장 성적이 나쁘다. 실제로 싸움이 일어났을 때,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안즈일 것이다.
 무거운 침묵을 깬 것은 유우나였다.
 "잘 먹었습니다! 오늘도 맛있었어!"
 국물까지 다 마신 그릇을 식탁에 놓고, 유우나는 만족한 듯 손을 모은다. 그리고 멍한 얼굴로, 주변을 흝어본다.
 "왜 그래, 모두? 심각한 얼굴을 하고."
 "……타카시마……. 아까까지의 이야기, 듣고 있지 않았던 거야?"
 "에, 에 또……. 미안, 와카바짱! 우동이 너무 맛있어서 주변에 대한 게 의식으로부터 날아가버려서……."
 그 장소에 있는 모두가, 일제히 한숨을 내뱉었다.
 "에에!? 어째서 모두 한숨 쉬는 거야!?"
 유우나는 뜻밖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주변을 흝어보곤,
 
 "괜찮다고. 우리들은 모두 강하고, 무두가 열심히 힘내면 어떻게든 될 거야!"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점심식사 후, 단 둘이서 복도를 걸으며, 와카바는 히나타에게 중얼거리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리더에는 맞지 않는 거겠지."
 "어째서 그런 걸 생각하나요?"
 "나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너무 강요하는 점이 있는지도 몰라. 그 탓에 동료들에게 반발을 사서, 팀워크를 흐트리고 있어. 정말로 리더에 걸맞는 건 타카시마 같은……."
 "에이!"
 와카바의 말을 가로막으며, 히나타는 그녀를 안았다.
 "히, 히나타!?"
 "뭘 나약해져 있는 건가요, 와카바 짱답지 않아요. 와카바 짱은 말이죠, 제대로 리더 하고 있어요."
 "……."
 히나타의 말을, 와카바는 마음 속에 되새긴다. 정말로 그런 건지는 자신으로선 잘 모른다.
 
 방과후, 와카바는 방송실에 있었다. 시라토리로부터의 정시연락을 기다리고 있지만, 몇번인가 나가노에 통신으로 불러봐도, 응답이 없다.
 해가 떨어져, 창 밖이 어두워졌을 무렵, 드디어 회선이 연결되었다.
 "미안해요……지직……상. 조금 이쪽……지직……어지러운 상황이라서."
 통신에 노이즈가 많다. 회선이 안정되어 있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 상관 없어.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거야?"
 "오늘 오후, 버텍스와의 교전이 있었습니다."
 "……피해는?"
 "문제 없어요……지직……적은 격퇴. 인적 피해는 없어요."
 "그런가……."
 노이즈 섞인 보고에, 와카바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시라토리는 통신을 통해서밖에 이야기를 한 적이 없지만서도, 둘도 없는 동료이다. 나가노 지역과 그녀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시코쿠의 상황은 어떤가요?"
 "변함 없어. 이쪽은 버텍스의 침공도 없고, 훈련과 학습의 하루였어."
 "그렇……지직……안심했어요."
 와카바는 오늘의 식당에서 일어났던 일을, 시라토리에게 이야기해보았다. 모두가 안고 있는 불안이나 동료와의 협조관계에 대한 것……. 시라토리로부터 무언가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네요……. 저도 처음에는,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결국 그 걱정은 없어져요……지직……현실은 상상보다도 아득히 무겁고, 우리들에게 결단을 강요하니까요."
 그 말은, 시라토리가 자기자신에게 들려주는 것 같이도 들렸다.
 
 나날은 변함 없이 흘렀다.
 와카바 일행은 의무교육의 학습과, 용자 및 무녀로서의 훈련을 계속한다.
 때때로 모두로부터 불안이나 불만도 나왔지만, 실제로 매일의 생활은 평온했기 때문에, 커다란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나가노와의 노이즈 섞인 통신도, 매일 이루어졌다.
 "언제나 우동과 메밀국수의 다툼……지직……으론 결판이 나지 않아요. 오늘은 다른 명물로 승부하죠."
 "좋지. 우리 카가와의 마루가메에는, 호네츠키도리라는 푹 빠져버릴 게 확실한 명물이 있어."
 "후후후, 나가노에는 일본 전역에 이름을 떨친 신슈미소가 있어요……!"
 
 학교에서의 훈련은 변함 없고-
 
 나가노와의 정기연락도 계속되어-
 
 하지만 나가노로부터의 정기연락은 점점 시간이 불안정해져서, 하루종일 연결되지 않는 날도 늘어갔다. 연결되어도 노이즈가 커서, 알아듣기 힘들다.
 
 그리고 수주간이 지난 무렵, 나가노의 이상은 결정적인 것이 되었다.
 "미안해요, 통신의……지직……나빠서……지직……."
 오늘은 특히 통신의 노이즈가 심하다. 그리고 시라토리의 말투에도 아주 조금이지만……. 피로한 낌새가 보였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아니요, 조금 끈질긴 버텍스를 퇴치하고 왔을 뿐……지직……스 습격의 영향으로 통신기가 망가지고……지직……당분간 통신은 불가능해질 것 같아……지직……그쪽도 큰일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힘내……지직……어떻게든 되는 법이에요. 저도 무리가 있는 직분이라고 생각했지만……지직……예정보다 2년이나 더 계속할 수 있었기에……지직……."
 "시라토리 상!? 듣고 있어!?"
 길고 긴 노이즈가 계속된 후…….
 "……와카바 상, 이후는 잘 부탁드려요."
 그 말을 최후로, 통신은 두절되었다.
 
 와카바는 마루가메성 본성으로부터, 바다를 바라보았다.
 수평선의 저편에 해가 진다. 대기는 노을의 색으로부터 검보라색으로 변해간다.
 "와카바 짱, 여기 있었군요."
 히나타가 살짝 달려서 다가온다.
 "찾았어요. 이미 늦었는데 돌아오지 않는다고 들어서……. 시라토리 상과 통신하고 있었나요?"
 "……나가노로부터의 연락이 두절됐어. 몇번이나 여기서부터 발신을 새로 해봤지만, 더는 회선 자체를 쓸 수 없게 되어 있었어……."
 "……."
 히나타는 할 말을 잃었다.
 와카바의 말이 의미하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가능하다.
 "나가노 지역은……. 끝나버린 거군요."
 와카바는 무언으로, 그저 조용히 고개를 끄떡였다. 칼을 꾸욱 쥔 손이 아팠다.
 또 한가지, 버텍스는 와카바로부터 소중한 것을 빼앗아갔다.
 
 돌연, 와카바의 스마트폰이 귀에 거슬리는 경보음을 내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바다의 파도, 해상을 가고 있던 배, 매미 우는 소리, 하늘에 흩날리던 나뭇잎……. 모든 것이 정지한다.
 와카바의 곁에 서있던 히나타도,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
 곧 와카바는 스마트폰을 꺼낸다. 화면에는 '수해화 경보'라는 문자가 크게 표시되어 있었다.
 수해화-그것은 버텍스가 결계 내에 침입했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현상에 관하여, 와카바는 수업에서 배웠다. 시코쿠의 바다에 벽이 발생한 이래, 신수가 버텍스로부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일으키게 되었다……고.
 "온건가……. 버텍스……!"
 나가노를 무너뜨리고, 다음은 인류 최후의 보루인 시코쿠에도, 드디어 그들은 손을 뻗쳐왔다.
 와카바의 눈에 보이는 풍경이, 자동차가, 사람들이, 바다의 저편으로부터 뻗어오는 거대한 식물의 덩굴이나 뿌리에 뒤덮여간다.
 '시라토리 상, 나가노의 사람들……. 너희들의 아픔, 슬픔, 분노……. 반드시 버텍스 놈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해주겠어. 무슨 일이든지 응보를. 그것이 노기의 삶이다.'
 와카바는 일본도를 뽑아, 그 날끝을 바다의 앞으로 향했다.
 "인류를 지키는 직분, 나가노로부터 확실하게 인수했다. 우리들 시코쿠 용자가, 이 마루가메성에서 맞아 물리치겠어!"
 


(2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