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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 와카바는 용자이다 18화

2016. 12. 28. 19:30취미 겸 번역

[대사서사부 무녀님 - 검열됨]

 

신수님은 토지신이 모인 존재라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는 하늘의 신으로부터 추방당한

신도 섞여 있다고 하는 것.


그건 굉장히 든든하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용자어기 2019년 8월
타카시마 유우나 기록

  


단련 중인 와카바와 유우나


 

제18화 근절 (전편)

 

 

 "하아, 후우……. 으~음, 상당히 상태가 돌아온 느낌!"

 "아아, 스태미나도 입원 전과 다름 없을 정도로 돌아왔네."

 유우나와 와카바는 마루가메성 부지 안에서의 달리기를 마치고 본성의 성곽에서 한숨 돌리고 있었다. 입원기간이 길어졌기에 유우나의 체력은 떨어져 있었지만 이번 한 달 정도로 완전히 되찾은 듯하다.

 "자, 히나타가 만든 특성 스포츠 드링크야. 열사병에 걸리지 않도록."

 "응!"

 유우나는 와카바로부터 페트병에 든 음료를 받아 마신다.

 지금은 한여름. 와카바도 유우나도, 조금 달리기 하는 것만으로 땀에 흠뻑 젖어 버려서, 체육복도 맨살에 착 달라붙어 버린다. 주위 나무로부터는 시끄러울 정도로 매미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유우나가 음료수를 마신 뒤, 와카바도 돌려받은 페트병에 입을 댄다. 단맛과 가벼운 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그러고 보니 와카바짱, 들었어?"

 "응, 무슨 말이야?"

 "결계의 강화 이야기"

 "아아……. 지금 대사가 추진 중인 계획인가"

 

 7월 하순, 얼마 지나지 않아 버텍스의 습격이 일어날 것이라는 신탁이 내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벽 밖에서 융합을 계속하고 있는 초거대 버텍스에의 대처 방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규격외의 괴물은 인류를 비웃듯 서서히 성장하고 있다.

 또 벽 밖에는, 그 초거대 버텍스 이외에도 대형 버텍스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전의 전갈형과 같은 사이즈급의 것이 수 체, 출현해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 달 이상 동안, 버텍스는 시코쿠 안으로 침공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벽 밖에서 대형 버텍스들의 성장을 계속해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 터이다. 신수의 신탁에 의하면 적은 곧 완전히 전투 준비를 마치고 시코쿠에 일제 공격을 하려 하고 있다 한다.

 대사는 이들 대형 버텍스에 대한 대항 수단을 아직 찾지 못했다. 유우나의 슈텐도지도 자살 행위에 가까운 양날의 검이니까, 결코 유효한 수단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다음번 총공격만 극복하면 적의 침공을 막을 대책을 두 가지 준비할 수 있다고, 대사는 말한다.

 그 중 하나가 이전부터 계획되고 있었던 결계의 강화이다.

 

 음료를 다 마시고, 와카바는 성곽 석벽으로부터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멀리 바다와 여름 하늘과 신수의 벽이 펼쳐지고 있다.

 벽 안쪽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벽 너머에 초거대 버텍스가 지금도 존재한다. 결계에 적용된 시계차단기능 때문에 보이지 않게 되어 있을 뿐이다.

 "이번에는 시야를 차단뿐만 아니라 결계의 방어력 자체를 강화한다는 모양이지……."

 "지금도 굉장히 많이 의식이라든지 해서 준비하고 있지."

 "아아. 이제 몇 개월 만 있으면 완료된다고 하지만……. 결계의 강화가 끝나면 지금처럼 버텍스의 침입을 허용하는 일은 없어져."

 "응. 하지만……. '또 하나의 대책'은 뭐지?"

 유우나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사가 행하는 두 가지 방안 중 '한 가지'에 대해서는 와카바나 유우나, 그리고 히나타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이 와카바에게 일말의 불안을 준다. 어째서 대사는 '대책'의 내용을 비밀로 하는 것인가…….

 "……어쨌든 다음 싸움에 이기면 대책이 전부 준비되는 거지! 그렇게 되면, 버텍스는 이제 오지 않게 돼. 평화롭게 돼!"

 유우나는 밝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긍정적인 그녀의 목소리에 와카바는 불안을 떨쳐낸다.

 "그래"

 먼 하늘에 하얗고 커다란 뭉게 구름이 떠 있었다.

 

 대사의 말을 믿는다면 다음이 최후의 싸움이 된다. 절망적인 싸움이지만 그 앞에 작은 희망을 믿는 수밖에 없다.

 유우나와 와카바는 다음 싸움에 대비해 생활을 해간다. 격투와 기초체력 훈련을 계속하고, 충분한 휴식과 영양을 취하며 지낸다.

 와카바는 다음 싸움을 향해, 대사에 용자 시스템 강제해제의 개선을 신청해놓고 있었다.

 코오리 치카게가 목숨을 잃었던 때……. 용자 시스템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살 길이 있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설령 용자들이 어떠한 상황에 빠지더라도, 동료가 지원하거나 자력으로 어떻게든 해낼 수 있을지 모른다. 싸우는 힘을 빼앗겨서는 그런 가능성조차 없어지고 만다.

 '신수님의 의사라도 강제해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줬으면 한다. 우리들을 믿고 맡겨 주기를 바란다.' ― 그 신청은 수리되고 용자 시스템의 업데이트가 이루어졌다.

 또한 훈련·휴식·용자 시스템의 개선 이외에, 와카바에게는 또 하나의 준비가 요구되었다.

 지금까지 사용이 금지되어 있었던 정령―유우나의 슈텐도지와 맞먹는, 강력한 정령을 몸에 깃들게 하기 위한 준비이다.

 

 유우나의 트레이닝을 끝낸 후 방에 돌아온 와카바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히나타였다.

 "그럼 그럼, 오늘은 공부를 시작하죠~!"

 책상 위에는 여러 책이 쌓여 있다. 햇볕에 바랜 고서나 낡은 일본식 장정본, 접책이라고 불리는 접착된 종이의 서적 등……. 모두 신화나 신과 관련된 행사에 관한 문헌이다.

 전부 히나타가 준비한 것이다.

 "으……. 오늘은 특히나 많네. 이렇게 필요한 건가?"

 "여러 문헌에 접하면서 정령의 이미지를 강하게 잡는다……. 그럼으로써 정령의 힘이 깃들기 쉽게 된다고, 대사 사람들로부터 들었잖아요?"

 "분명 그랬지만……."

 다음 싸움에서 와카바가 몸에 깃들게 하는 것은 슈텐도지에 필적하는 정령. 준비는 만전으로 기하는 것이 제일이다.

 와카바도 책 읽는 것은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미 일반적인 문헌은 모두 다 읽어, 최근 히나타가 들고 오는 것은 취급에 신경을 서야할 정도의 고서 뿐이다. 쓰여 있는 것은 글자를 읽기 어려운 초서체로, 문장도 고어. 이들 문헌을 보는 것은 '읽는다'라기보다 '해독'이라고 말하는 쪽이 알맞다. 히나타도 '해독'을 도와주지만…….

 "오늘은 유우나와 단련도 하고 와서 피곤해……. 더 이상 책은 읽고 싶지 않은 걸……."

 "저런, 저런. 유우나상과의 훈련 쪽이 저와의 공부보다 소중한 거군요, 와카바짱은."

 "히나타가 무릎 베개 해주고, 귀 청소를 해준다면 할 기운이 나올지도 모르겠는데……." 

 "어쩔 수 없군요, 좋아요♪"

 "음!"

 히나타는 와카바에게 무릎 베개를 해주고 귀 청소를 시작한다.

 "하아후우우……. 치유된다……."

 "와카바짱, 남한테 보여줄 수 없는 얼굴이 되어 있네요."

 "으응……. 여기에는……. 히나타와 나밖에 없어어……. 신경 쓸 거 없잖아~으……."

 돌연 방 문이 열렸다.

 "와카바짱, 히나짱, 내일……."

 문을 연 유우나는 와카바와 히나타의 모습을 보고 일순 동안 경직. 그리고 살며시 문을 닫으려고 했다.

 "미안. 나중에 다시 올게." 

 "기다려, 유우나! 나중 아니라도 괜찮아! 지금 괜찮아!"

 

 와카바에게 불려 멈춘, 유우나는 방 안으로 들어왔다.

 "으으, 미안……. 마음을 너무 풀어놔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게 했어……. 무사의 수치다……."

 "시, 신경쓰지 마! 평소의 와카바랑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 놀랐을 뿐이니까. 나야말로 갑자기 들어와서 미안해."

 풀이죽은 와카바를 유우나가 달랜다.

 히나타는 '어머 어머'하고 그런 두 사람을 흐뭇해하며 보고 있다.

 "그런 풀어진 얼굴을 하고 있는 와카바짱도 귀엽다고 생각하지만요."

 "히, 히나타!"

 노려보는 와카바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히나타는 유우나에게 묻는다.

 "그런데 뭔가 용건이 있지 않았나요?"

 "그래 그래! 저기, 내일 같이 나갔다 오지 않을래?"

 "응? 내일은 단련도 쉬고, 상관 없는데."

 "네, 저도."

 지금은 여름방학 중이기에 수업은 이루어지지 않으므로, 단련과 다음 전투에의 준비 이외에 일과는 없다.

 "그럼 결정이네!"

 유우나의 제안으로, 내일은 셋이서 나가기로 했다. 

 히나타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했다.

 "즉, 세 명이서 데이트인 거군요 " 

 다음날, 세 사람은 마루가메성의 정문 앞에 집합하기로 했다. 가장 빨리 집합장소에 온 히나타는 와카바와 유우나가 오기를 기다린다.

 "이상하네요, 만나기로 약속하면 와카바짱은 항상 시간보다 10분 전에 행동을 엄수하는데……."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와카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미안해, 기다리게 했다!"

 "아니요, 아직 집합 시간 전이니까……라기보다 뭔가요? 그 모습."

 와카바는 커다란 선글라스와 큰 마스크를 끼고, 야구 모자를 쓰고, 츄리닝을 입은 채, 칼을 들고 있었다.

 "변장이야. 너무 용자가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으면 눈에 띄게 돼 버리니까. 열심히 나라고 알아보기 힘든 복장을 선택해 봤다고. 하지만 칼만은 떼어놓을 수 없어서 말야, 유사시의 대비로."

 "……와카바짱……."

 히나타가 와카바를 한심하는 듯한 눈으로 보고 있을 때, 이어서 유우나가 나타났다.

 "둘 다 빠르네!"

 "아, 유우나상……이라기보다, 뭔가요, 그거."

 유우나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축제의 잿날에 팔리는 것 같은 특촬히어로 방송의 가면이었다.

 "변장이야! 마을 사람들이 용자라고 알아보지 못하게……."

 히나타는 와카바와 유우나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둘 다……. '데이트'에 그 모습은 각하입니다" 

 

 결국 히나타가 와카바와 유우나의 복장을 고쳐 준비해서 나가기로 했다. 다만 와카바는, '유사시를 위해! 유사시를 위해!'라고 말하며 칼을 놓지 않으려고 했기에, 여전히 칼을 든 채이지만.

 마루가메성 부지 내에서 나와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 곳을 걸어 봤지만, 통행인은 와카바 일행을 신경 쓰기는 해도 그걸로 멈춰 떠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와카바짱이나 유우나짱은 유명인이지만, 나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당당하게 하고 있으면 돼요."

 "아하하, 그러네."

 "좀 지나치게 과민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

 부끄러운 듯이 말하는 와카바와 유우나.

 "그런데 유우나, 어딘가 가고 싶은 장소라든지, 목적지라도 있는 거야?"

 "으응, 그런 건 별로 없지만……. 셋이서 도시 안을 산책하거나 하면 좋겠어서. 안 될까?"

 유우나의 말에, 히나타와 와카바는 미소짓는다.

 "아니, 괜찮다고 생각해. 가끔은 그런 것도."

 "네. 목적 같은 건 없더라도 친구니까요, 함께 있는 것만으로 즐거우니까요."

 

 마루가메성으로부터 특별히 목적도 없이, 마루가메역 쪽을 향한다.

 정문으로부터 큰길을 지나 시청을 지나간다. 그 부근에서 상점가에 들어갔다.

 상점가는 인파가 많아 붐비고 있다. 4년 전 혼슈나 큐슈로부터 시코쿠로 사람들이 피난 왔기에 시코쿠 인구는 이전보다도 증가했다. 그래서 상점가나 역 앞 등은 평소부터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상점가 안에는 이곳저곳에 축제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8월 하순에 행해질 '마루가메 바사라 축제'의 포스터이다.

 "벌써 축제의 시기구나"

 "네, 올해도 성대하게 치러진다는 것 같아요."

 마루가메 바사라 축제는 5월에 열리는 마루가메성 축제와 쌍벽을 이루는, 시내 최대의 축제이다. 바사라 축제에서는 동시에 불꽃 대회도 열려 시외로부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하지만 바사라 축제의 '바사라'라는 건 뭘까? 게임?"

 유우나가 포스터를 보면서 의아하다는 듯 말한다.

 "분명 에도 시대의 마루가메 번주, 쿄고쿠 씨에서 유래한다는 것 같아. 쿄고쿠 씨의 조상인 사사키 도요가 '바사라 다이묘'로 불렸다던가. 바사라는 화려함이나 멋드러진 것을 뜻하는 말로, '다테'와 닮은 듯한 단어네."

 "오오, 와카바짱 척척박사~!"

 "옛날부터 이 근처에 살고 있으니까 말야. 우리 고장의 역사야."

 딱히 자랑하는 것도 아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것처럼 와카바는 말한다.

 실제로는 우리들 정도의 나이에서 자기 고장 역사에 정통한 사람 따위, 그다지 없지만요……라고 생각되서, 히나타는 아주 조금 웃겼다.

 상점가의 잡화상을 지나다가 그곳에서 팔리고 있는 부채에 유우나가 주목했다.

 "아, 수공예 부채다!"

 마루가메시는 부채 생산량에서 일본 제일로, 숙련된 장인이 만드는 수공예 부채는 하나의 브랜드가 되어 있다.

 셋이서 부채를 사고 다시 상점가를 걷는다.

 "으음, 이렇게 부채를 갖고 걷다 보니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히나타는 미간에 주름을 만들며 골똘히 생각한다.

 와카바는 꺼림칙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요! 부채와 여름이 갖춰졌다고 하면, 유카타에요. 와카바짱, 유우나상, 유카타를 사가죠, 지금부터 갈아입고 가죠!"

 "아, 아니, 축제도 아닌데 유카타를 입고 있는 건 이상하잖아."

 "그, 그러네……. 또 이 다음 번에 그러자."

 히나타의 기세에 압도되어, 와카바와 유우나는 대답한다.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축제 때는 두 사람 모두 가장 어울리는 유카타를 제가 고르겠어요. 아아, 축제날이 너무나도 기다려져요."

 히나타는 진심으로 즐거운 것처럼 말한다.

 

 그 후 상점가를 걷다가 우동을 먹고.

 마루가메역을 지나 바다 쪽으로 향했다. 마루가메역 부근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은 마루가메 길이라고 불리는 거리의 일부이다. 거리는 마루가메항으로부터 카가와에서 가장 유명한 신사인 콘피라 궁까지 이어지고 있다. 에도 시대, 혼슈에서 건너와 콘피라 궁을 참배하는 사람들이 지나는 길이었던 것이 이 마루가메 길이다.

 "콘피라 궁인가아……. 그러고 보니 나, 어렸을 때는 곧잘 신사에 갔었다."

 "신사에? 특이하네."

 "응. 콘피라 궁 같은, 커다란 건 아니지만."

 길을 걸으며 유우나는 말한다.

 "그러고 보니 유우나상이 마루가메에 오기 전의 이야기는 그다지 들은 적이 없네요"

 "유우나는 항상 자신보다 남을 우선해서, 말을 들어주는 쪽에 있었을 뿐이니까 말야. 궁극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는 녀석이야. 그게 가능한 인간은 좀처럼 없어."

 "남을 잘 돌봐주는 사람이니까요, 유우나상은. 멋진 일이에요. 그러니까 모두로부터 호감을 받는 거겠지요."

 "……고마워……. 그렇지만……."

 유우나는 말을 꺼내다 도중에 삼키고, 그 이상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세 사람이 바다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공기가 자줏빛으로 물들어 가,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페리의 모습이 어딘가 애타게 보인다.

 유우나는 노을진 바다 쪽을 보며 말하기 시작했다.

 "사실은 말야. 그렇게 칭찬 받을 일이 아니야"

 유우나의 말에, 와카바와 히나타는 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을 띄운다. 

 "자주, 모두에 대해서 신경 쓴다든가, 남을 잘 돌봐준다든가 하는 말을 듣지만……. 칭찬 받을 일이 아니야. 그저……. 싫어, 어색해지거나 누군가와 말다툼 한다든가 하는 것이……괴로우니까. 그러니까 상대방의 말을 들을 뿐……. 전혀 자신을 드러내지 못 해서. 하지만……."

 언제나 밝게, 타인의 일을 우선하고 용자들의 화합을 주선하는 무드메이커였던 소녀―타카 시마 유우나는, 석양을 등진 채, 와카바와 히나타 쪽으로 돌아섰다. 그 표정은 아주 약간 쓸쓸했고.

 "타마짱, 안짱, 군짱한테…….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못 했던 것이 어째선지 슬퍼져서……. 좀 더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걸 하고……. 이제 와서 생각해 버렸다……."

 "유우나……."

 "그러니까 와카바짱이랑 히나짱에게는……. 알아 줬으면 해. 나에 대해서."

 와카바와 히나타는 유우나를 바라보고, 상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떡인다.

 "아아, 말해줘. 너에 대해서."

 "네, 저도 좀 더 유우나상을 알고 싶어요."

 "……고마워."

 유우나는 미소 지으며, 마치 자기소개를 하듯이 살짝 긴장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기 시작한다.

 "나는 용자, 타카시마 유우나. 나라 현 출신. 생일은 1월 11일. 혈액형은 A형이래. 취미는……. 무도일까. 그리고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좋아. 용자가 되기 전……. 어렸을 때는 자주 자연 속에서 놀았어. 그리고 집 근처의 신사에 가서 자원 봉사로 청소를 돕거나, 경내에서 놀거나 했었어. 신사 경내는 말야, 숨바꼭질에 딱이야. 숨기 좋은 장소가 잔뜩 있어. 하지만 들어가면 안 되는 곳에 들어가서 신관님한테 혼 나기도 했었던가."

 그리워하는 듯 두서없이, 유우나는 자신에 대해서 계속 이야기하다.

 유우나가 하는 말을 와카바와 히나타는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러니까 내게 있어서 신사나 신관님이란 굉장히 가까워서……. 그 탓에 대사의 분위기라든지, 그런 것을 모두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지도."

 "유우나상은 어릴 적부터 신사의 아이였고, 옛날에는 더욱 응석꾸러기였군요."

 "응석……응, 약간만큼은 그럴지도."

 유우나는 조금 수줍은 듯한 얼굴을 한다. 

 그런 유우나를 보면서 히나타는 무녀의 교양으로서 대사의 신관으로부터 배운 것을 떠올린다. 청정, 기, 신위, 신비 등 그러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접촉에 의해 사람의 몸에 축적된다. 문화인류학에서 '감염주술'로 불리는, 한 번 닿은 것은 떨어진 뒤에도 서로 영향을 준다고 하는 법칙이 있다. 그 법칙도 접촉에 의해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사람의 몸에 축적되기 때문이다. 유우나가 어려서부터 신사의 공기에 계속해서 접했던 일은, 어쩌면 그녀의 용자로서의 힘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타마짱처럼 아웃도어가 특기였다든가, 안짱처럼 머리가 좋았다든가 한 것은 아니고, 아주 보통이었어. 그래서 용자가 되었을 때에는 '어째서 나일까?'하고 놀랐고, 싸우는 것도 무서웠어.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를 잃는 것 더욱 무서웠어. 나 사실은 말이지, 무서워서 싸우고 있는 거야……. 겁쟁이야."

 그러니까 '용자'라는 단어를 동경하는 것일지도……. 유우나는 잠깐 쓴웃음을 짓는 느낌으로 말한다.


유우나의 자기소개


 그로부터 유우나는 다른 것도 잔뜩 말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시절의 일, 당시의 친구에 대한 일, 가족에 대한 일……. 

 

 한바탕 말을 마친 뒤 유우나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이렇게 많이 말한 건 태어나서 처음일지도."

 와카바와 히나타는 미소 짓는다.

 "나는 기뻐, 유우나가 이렇게 자신에 대해서 말해줘서."

 "네. 유우나상에 대해서 지금까지보다도 더욱 잘 이해가 된 것 같아요. ……그럼 답례로 제가 와카바짱에 대해서 알려 줄게요."

 "에, 히나타의 대한 게 아니고, 내!?"

 히나타는 당연하다는 듯이,

 "네. 와카바짱이 어렸을 무렵에는요, 어쨌든 착실하고 노력가였어요. 너무 착실해서 주변에서 조금 무서워했을 정도네요. 하지만 그런 자신에 고민하거나 하는 모습도 귀여웠어요." 

 "뭐, 그, 그만둬, 히나타! 그런 걸 이야기하지 마!"

 "유우나상이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으니 와카바짱도 이야기해야지요."

 "그러니까 어째서 내 이야기야!?"

 "그래 그래, 와카바짱이 하급생 여자애들한테서 굉장히 인기가 있어서 사실은 팬카페도 있었다든가……."

 "그건 나도 모르는 일이야!"

 "……후후, 아하하"

 다투는 와카바와 히나타의 모습을 보고 유우나는 우스꽝스럽다는 듯이 웃는다.

 

 바다에서 마루가메성에 돌아오는 길 도중에서도, 와카바 일행은 다양한 것들을 이야기하고 서로 웃었다. 정말로 사소한 것을 말했을 뿐인데도 즐거웠다.

 "유우나. 앞으로도 뭔가 생각하는 것이 있으면 사양하지 말고 말해줘. 경우에 따라선, 나는 그걸로 화 낼지도 모른다. 너랑 의견 다툼을 하게 될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것이 있어도, 친구는 친구야.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하지 않아. 나는 그렇게 믿고 있어."

 "네, 그래요.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이렇게 터놓고 말한다는 건 시원하고 좋은 일이네요."

 "응. 고마워, 와카바짱, 히나짱."

 저녁노을 속에서, 나란히 걷는 세 사람의 긴 그림자.

 이제 더 이상 한 사람이라도 없어지는 일이 없기를……. 그녀들은 그렇게 바란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버텍스가 시코쿠를 내습했다.

 

 수해에 덮인 시코쿠의 땅에서 싸우는 용자는 단 두 사람.

 와카바와 유우나는 마루가메성 본성 성곽에 서서 멀리 벽 쪽으로부터 다가오는 버텍스의 대군을 바라본다.

 무수한 통상개체 버텍스 속에 유난히 거대한 버텍스의 모습이 복수 있었다.

 "대형 버텍스는……. 6체인가"

 "세토대교 근처에서 봤던, 그 엄청나게 큰 건 없네." 

 "그렇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걸까……?"

 시코쿠에 침입해 온 6체의 대형 버텍스는 이전의 전갈형과 같은 수준 크기의 개체다.

 "하지만, 그건 그거대로 좋은 상황이야. 먼저 대형 6체를 쓰러뜨리고, 적의 전력을 제거한다. 그렇게 해 놓으면 나중에 그 초거대 버텍스가 나타나도 두 사람만으로 대응할 수 있어."

 "응! 일단 저 녀석들, 한 사람이 3체씩 쓰러뜨리면 OK네. 그럼 시작할까."

 이것이 최후의 전투. 와카바도 유우나도 일절 수를 아끼지 않고, 그럴 여유도 없다. 침입해 온 버텍스들에 의해 바로 수해에 부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소녀는 눈을 감고 몸의 안쪽에 의식을 집중시켰다. 자신 안에 깃든 용자의 힘을 거슬러 올라가, 신수가 지니는 개념적 기록에 접근. 거기서 정령의 힘을 끌어내 자신의 몸에 품는다.

 "와라, 슈텐도지!!"

 "내려오거라, 다이텐구!!"

 유우나가 몸에 품는 것은 비할 데 없는 힘의 화신, 귀신의 왕, 이제까지의 싸움 속에서 대형 버텍스를 유일하게 물리친 실적을 지니는 '슈텐도지'. 유우나의 용자 복장이 변화하여 그녀의 전용무기인 장갑이 거대화해간다. 강화된 유우나의 장갑은 적대하는 모든 것을 깨부술 터이다.

 그리고 와카바가 몸에 품은 것은, 신에도 비견되는 대요괴, 마연의 왕, 어느 전승에 의하면 천상 세계를 하룻밤 사이에 잿더미로 바꿔버렸다는 '다이텐구'. 와카바의 용자 복장이 변화하여 등으로부터 칠흑의 거대한 날개가 돋아난다.

 슈텐도지, 다이텐구―두 가지 사람의 분에 넘치는 힘을 품은 소녀들은 감았던 눈을 뜬다. 그리고 사람의 세상을 멸하고자 하는 천적들을 응시한다.

 우선은 통상 개체 버텍스의 무리가 선발대인듯 마루가메성에 도달한다. 허나 이미 통상 개체 정도는 1년 동안 그 몸이 깎여 가면서 계속 싸웠던 용자들의 적이 아니다.

 유우나가 주먹을 휘둘러, 와카바가 칼을 한 번 후려칠 때마다 통상 개체 버텍스들은 차례차례 격파되어 갔다. 유우나의 주먹은 일격에 수 십 체의 통상 개체를 분쇄한다. 빠져나간 적이 있어도, 날개를 얻은 것으로 인해 압도적인 기동력을 지닌 와카바가 남기지 않고 일도양단한다.

 파워와 스피드.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는, 일절의 지나침 및 부족함이 없이, 두 사람의 용자는 적을 멸한다.

 돌연 접근해 오는 6체의 대형 버텍스 중 1체가 땅속으로 숨어들어 갔다.

 "!? 땅 속을 이동하고 있어……!?"

 와카바는 한 손으로 칼을 휘둘러 통상 개체들을 물리치면서 스마트폰의 맵으로 대형 버텍스의 이동 방향을 확인한다. 땅속에 숨은 적이 향하는 곳은…….

 "노리는 건 신수인가?"

 "와카바짱 땅으로 파고 내려간 건 내가 물리치고 올게!"

 유우나는 본성 성곽에서 도약한다.

 "아아, 맡길게. 이곳의 적은 내가 막는다!"

 유우나를 보낸 와카바에게 다른 대형 버텍스가 덮쳐 온다. 무수한 마디로 나눠진 긴 몸을 지닌 버텍스와 흉악한 황소 같은 뿔을 가진 버텍스. 두 마리의 괴물들은 그들에 비해 너무나도 왜소한 육체를 지닌 와카바에게 돌격한다. 너무나 단순한 공격이지만 체격 차이는 즉 파괴력과 내구력의 차이로, 직격 당하면 소녀의 몸은 원형도 남지 않은 채 분쇄될 터였다…….

 그러나 지금 와카바의 기동력에 그런 공격 따위 통용되지 않는다. 2체의 돌격을 일순에 회피하여 칼을 손에 든 채 천적들을 바라본다.

 "괴물들아, 여기가 네놈들의 마지막임을 알아라."

 

 와카바가 대형 버텍스의 공격을 회피한 것을 보고 유우나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쉰다.

 '와카바짱이라면, 분명 괜찮겠지.'

 유우나는 그렇게 믿고 땅속에 들어간 대형 버텍스를 쫓는다. 대형 버텍스는 시시각각 신수에 가까워지고 있으나 전혀 지면 위에 나오지 않는다.

 "으으, 나오지 않으면 해치울 수 없어……! 이대로는 신수가……."

 버텍스에 의해 신수가 파괴되면 시코쿠는 멸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최후의 수단!!"

 유우나는 버텍스가 잠복해 이동하고 있는 부근의 땅을 주먹으로 내려쳤다. 그 일격으로 대지가 흔들려 땅에 크레이터가 생기지만 적은 아직 올라오지 않는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유우나는 무시무시한 속도와 위력으로 땅을 계속해서 친다. 무수한 땅울림이 이어져 대지가 파헤쳐져, 이윽고 잠복한 버텍스의 몸 일부가 보였다.

 유우나의 주먹이 마침내 땅 속의 버텍스에 직격하여 몸의 일부가 분쇄된다. 그러나 여전히 버텍스는 지중을 계속 나아가려고 한다.

 "이게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유우나는 대형 버텍스의 지느러미 같은 부분을 붙잡고, 우격다짐으로 땅으로부터 끌어냈다.

 겨우 지상에 온몸을 드러낸 대형 버텍스에게 유우나는 마무리 일격을 날린다…….

 그러지 못 했다.

 유우나가 주먹을 휘두르는 것보다도 빠르게, 하얀 거대한 띠가 그녀를 날려 버렸다.

 "으악!"

 유우나의 몸이 지면에 쳐박힌다. 거대한 띠는 다른 대형 버텍스……. 부푼 아랫배를 지닌 이상한 형태를 한 버텍스의 몸 일부였다. 유우나는 지중의 대형 버텍스에게 의식을 너무 집중한 탓에 다른 적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이형의 버텍스는 부풀어 오른 아랫배에서 달걀형의 폭탄 같은 것을 발사한다. 띠의 일격을 맞은 탓에 의식이 몽롱했던 유우나는 피하지도 못한 채, 폭탄의 직격을 모두 맞고 만다. 그 때마다 유우나의 몸은 나뭇잎처럼 하늘을 날아올랐다.

 "아……으으……."

 너덜너덜해진 채 유우나는 수해의 거대한 덩굴 위로 떨어졌다.

 '어……라……. 몸……. 움직이지 않아…….'

 시야가 어두워진다.

 좁아지는 시야 속에서 신수를 향해 공중을 이동해 가는 3체의 대형 버텍스의 모습이 보였다. 미처 쓰러뜨리지 못한 땅속에 숨는 버텍스, 하복부가 부푼 이형의 버텍스, 막대기 같은 것을 주변에 무수히 거느린 버텍스.

 녀석들은 이대로 신수에 도달해, 시코쿠를 멸망시킬 것이다. 

 유우나의 전신은 산산조각 날 것 같은 고통에 휩싸여 있었다. 버텍스의 공격을 받았던 것, 그리고 사람의 분에 넘치는 슈텐도지의 힘을 사용한 반동 때문이다.

 '이제……. 됐어…….'

 갑자기 모든 것이 지긋지긋해져 버렸다. 동시에 격렬한 분노와 짜증을 느꼈다.

 어째서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가.

 자신을 싸우게 하려는 어른들에 대한 분노. 버텍스에의 증오. 부서져 버린 세계 그 자체에의 혐오감.

 이미 이 세계는 끝나 있는 것이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견디면서까지 지킬 가치가 있는 것인가.

 '바보 같아……. 이런 아픈 경험을 하고, 괴로운 경험을 하며 싸워서……. 군짱, 타마짱, 안짱……. 나 어째서 지금까지 열심히 싸워왔던 건지 알 수 없게 됐어……. 용자따위 그저 아플 뿐이고 괴로울 뿐이고……. 어째서…….'

 부조리에의 분노를 안은 채, 유우나는 의식을 잃는다.

 

 ……어째서 싸우냐고?

 "용자이기 때문이야!! 이유 따위, 그걸로 충분해!"

 유우나는 목소리를 크게 질러, 혼신의 힘을 다해 일어선다.

 의식을 잃었던 시간은 아주 잠깐 뿐이었다.

 "또 나……. 굉장히 나쁜 걸 생각 했어……."

 슈텐도지라고 하는 강력한 정령을 사용한 반동. 일순 뿐이었지만 어두운 감정에 마음을 지배당하고 있었다. 이전에도 슈텐도지를 사용한 후에는 한동안 강한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지 않았었던 것이다.

 "와카바짱도……. 힘내고 있는데……."

 멀리서 싸우고 있는 와카바의 모습이 보인다. 와카바는 별가루들과 대형 버텍스에 둘러싸여 있었다. 신수를 향한 대형 버텍스가 3체. 나머지 대형 3체는 모두 와카바가 상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는 유우나를 도와주러 오는 것도, 신수을 지키는 것도 불가능할 터이다.

 지금 신수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유우나 뿐이다.

 "으, 으으으……."

 몸이 무겁다.

 눈이 돈다.

 머리가 몽롱하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 있다. 움직일 수 있다.

 슈텐도지의 힘은 아직 유우나의 몸에 깃들어 있다.

 그렇다면 그녀는 이를 악물고 몇 번이라도 일어선다.

 "나는……!"

 유우나는 외쳤다.

 "나는……. 타카시마 유우나는 모두가 정말로 좋아……!!"

 낳아주고 키워준 양친.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 친하게 놀았던 친구들.

 어린 시절에 신사에서 만난 신관들.

 시코쿠에서 사는 사람들.

 우동가게 점원들.

 부채 장인들.

 세토내해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

 농가의 사람들.

 상점가에서 일하는 사람들.

 스와의 시라토리 우타노와 후지모리 미토.

 그리고……. 노기 와카바, 우에사토 히나타, 코오리 치카게, 도이 타마코, 이요지마 안즈.

 단 14년 정도 밖에 살지 못했지만, 여러 사람과 만나 왔다. 세계가 엉망진창이 되어 절망 밖에 없는 세상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열심히 살고 있었다. 선인뿐인 것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누구나 열심이었다.

 강한 사람. 약한 사람. 상냥한 사람. 겁 많은 사람. 용감한 사람. 밝은 사람. 어두운 사람. 머리가 좋은 사람. 운동을 잘하는 사람. 솔직한 사람. 고집이 센 사람. 열혈적인 사람. 냉정한 사람.

 유우나는 이 시대를 살아 가려고 하는 모두가 정말로 좋다.

 "그러니까 절대로, 이 세계를 지키겠어어어어어엇!"

 유우나는 땅을 박차고, 신수로 향하는 3체의 대형 버텍스들 쪽으로 도약했다.


최후의 각성


 이미 3체의 버텍스들은 신수의 근처까지 도달해 있다.

 유우나가 가장 먼저 따라잡은 것은 처음에 미처 쓰러뜨리지 못한 대형 버텍스이다. 적은 유우나의 접근을 눈치채고 다시 땅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유우나의 공격이 빨랐다. 남은 힘 전부를 주먹에 담아, 후려친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일격으로, 대형 버텍스의 거체가 파괴됐다.

 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유우나는 다른 2체에 육박한다.

 부푼 아랫배를 지닌 이형 버텍스에 접근해 주먹을 날리려고 하지만, 부유하는 막대기를 거느린 버텍스가 끼어들었다. 막대로부터 반사판이 발생하여 유우나의 주먹을 막는다. 반사판은 단단해서, 지금까지 대형 버텍스를 쓰러뜨려 온 유우나의 주먹이 막힌다.

 하지만 유우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너희들 따위한테 더 이상 빼앗기지 않겠어어어엇!!"

 반사판에 연속으로 주먹을 내려쳤다.

 용자 타카시마 유우나의 장갑에 깃든 영력의 이름은, '아마노사카테'. 그것은 땅의 신의 왕자 중 하나가 하늘의 신에게 살해당했을 때에 걸었던 저주. 하늘을 증오하고 원망하며 저주해, 그것들 모두 멸할 것을 바랐던 그의 분노 그 자체.

 유우나의 장갑에 깃든 땅의 신의 저주는 하늘에 속한 존재를 침식해 붕괴로 이끈다.

 그녀는 버텍스 내습의 날 피난하던 도중, 자주 다니던 신사에서 그 장갑을 손에 넣었다. 그 이래, 유우나는 신의 힘을 품은 이 무구와 함께 계속해서 싸워 왔다.

 유우나의 주먹질을 계속해서 받은 반사판은 금이 가고 깨져 산산조각이 났다. 하지만 한 장으로 끝은 아니다. 다른 반사판이 다시 유우나의 공격을 막는다.

 "몇 번이라도, 몇 번이라도……." 

 유우나는 주먹을 계속해서 날린다. 장갑에 보호 받고 있다지만 유우나의 주먹은 슈텐도지의 힘에 의한 반동으로 망가져 가고 있었다. 장갑에서 흘러 튀긴 피가 하늘로 흩뿌려진다. 그래도 유우나는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모든 반사판을 때려부수고 마침내 본체의 대형 버텍스에 다다랐다.

 "몇 번이라도 우리들은 맞설 거야! 그것이 우리들 인간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앗!!"

 본체의 대형 버텍스를 유우나의 일격이 분쇄했다.

 반사판 버텍스에 시간을 들인 사이에 남은 1체의 대형 버텍스가 신수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적은 부풀어 오른 하복부로부터 달걀형 폭탄을 내보내지만 신수 주변에 투명한 방호벽이 발생하여 공격은 듣지 않는 것 같다. 원격 공격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대형 버텍스는 신수에 더욱 접근해 간다.

 "용자아아아, 펀~칫!!"

 뒤 따라잡은 유우나가 주먹의 일격을 대형 버텍스에게 꽂아 넣었다. 그동안의 힘의 혹사 탓에 유우나의 팔은 뼈가 부러지고 내출혈로 전체가 검게 물들어, 주먹도 부서져서 장갑 속은 피와 살덩어리 뿐이라고 하는 참상이다. 본래 이런 상태에서는 주먹을 휘두르는 일 따위 가능할 리가 없다. 그럼에도 유우나가 계속 싸우는 것은, 그야말로 기적.

 유우나의 주먹은 일격으로 대형 버텍스의 아랫배를 깨부쉈다. 적은 흰 띠를 휘둘러 유우나를 쳐낸다. 유우나는 수해의 덩굴에 쳐박혀 검붉은 피를 대량으로 토했다. 내장이 몇 가지인가 파괴되었다. 그러나 한순간도 멈추는 일 없이, 유우나는 다시 대형 버텍스로 향했다.

 "나는!! 용자, 타카시마 유우나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유우나의 주먹은 대형 버텍스의 흰 띠를 꿰뚫어, 그리고 본체를 쳐부순다. 대형 버텍스는 기묘한 목소리를 내고 소멸했다.

 이것으로 3체. 신수에 다가가는 대형 버텍스는 전부 쓰러뜨렸다.

 힘을 다 소진한 유우나는 지면에 낙하한다.

 떨어진 장소는 신수의 바로 밑이었다.

 통상 개체 버텍스들도, 유우나가 쓰러뜨리지 않은 3체의 대형 버텍스들도 신수 쪽에는 한 마리도 접근해 있지 않았다. 와카바가 모두 쓰러뜨려 준 것일까.

 역시 와카바짱이야……. 유우나는 그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런 친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유우나는 쓰러진 채 이제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할 수 없다.

 시야가 어두워진다.

 이대로 눈을 감으면, 다시 의식이 돌아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때, 자신의 몸이 따뜻한 것에 휩싸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뭔가와 녹아 섞이는 것 같은 신기한 감각.

 '신수……님……? 나……신수님의 안에……들어가고 있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공포심은 없었다.

 '와카바짱, 히나짱……. 한 사람이라도 없어지는 일이 없기를, 이라고……. 미안해, 가능할 것 같지가 않아…….'

 그래도, 다행이야. 

 모두를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야.

 유우나는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최후의 의식을 놓아 보냈다.



(18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