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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기 와카바는 용자이다 13화

2016. 8. 1. 03:29취미 겸 번역

[대사서사부 무녀님 - 검열됨]

 

강력한 기술에는 대가가 따른다.
정령의 힘을 사용하는 비장의 수는,
용자의 몸에 부정한 기운을 누적시킬 가능성이 있어요.

-용자어기 2019년 4월
이요지마 안즈 기록

  


함께 자는 타마코와 안즈


 

제13화 낙화

 

 

 애초에 우리들이 '비장의 수'라고 부르고 있는 기술은, 어떠한 종류의 강령술과 가깝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몸에 인외의 존재를 깃들게 한다. 지금까지 불려진 정령은 유우나상의 이치모쿠렌, 치카게상의 7인 미사키, 타맛치 선배의 와뉴도, 와카바상의 요시츠네. 어느 것이든 흔히 말하는 악귀원령의 측면을 지닌다.
 요시츠네는 영웅으로서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원령으로 화하여 형 요리토모를 저주해 죽였다고 하는 전승도 있다.
 강령, 빙의라고 하는 현상은, 인류 문화 속에서는 아득히 먼 옛날로부터 존재한다. 샤머니즘. 이타코, 유타, 사니와. 그들은 사람 아닌 존재를 자신의 몸에 내리게 한다. 견신 들림, 여우 들림이라고 불린 현상도 있다. 하지만 어느 쪽도 위험이 따른다. 견신 들림이나 여우 들림까지 가면, 저주와 같은 것.
 사람과 사람이 아닌 존재의 경계는 때에 따라 애매해진다. 일본의 신화에서는 요모츠히라사카에 놓인 천근의 돌이 그 경계의 하나로 전해지고 있다. 비장의 수는, 그 경계의 저편에 몸 절반을 담그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
 자기 방에서 책상 앞에 앉은 채 안즈는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공책에 '정령=원령? 비장의 수의 위험성' 등의 낙서를 하고 있었다. 수학의 예습을 하고 있었으나, 곧잘 다른 생각에 빠지고 만다. 전날, 타마코가 몸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말한 것이 신경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타마코는 정령의 힘을 2번째로 사용한 때쯤부터 위화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 같다.
 '이전부터 비장의 수는 위험하다고 그랬었고…….'
 "어이, 안즛!"
 안즈의 사고를 끊듯이, 돌연 문이 열리며 타마코가 방에 들어왔다. 안즈는 허둥지둥 공책을 닫는다.
 "뭐야, 공부하고 있었어?"
 "으응, 이제 끝나가는 중. 슬슬 잘거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어."
 안즈는 평소대로 위장해, 머리를 옆으로 젓는다. 불안을 부채질하는 것 같은 말을 타마코에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가. 그럼 타마도 같이 잘랫!"
 "자는 걸 그렇게 힘차게 선언하는 건 타맛치 선배 정도뿐이야."
 안즈는 쓴웃음을 짓는다.
 
 두 사람은 함께 침대에 들어가 방의 전등을 끈다.
 침대의 사이즈는 1인용이지만 타마코의 몸이 작으니까 몸을 바싹 붙이면 둘이서 자는 것이 가능했다.
 이렇게 하고 있는 모습은 진짜 가족 같다. 자매 같네 라고, 두 사람은 자주 듣는다. 안즈도 타마코도,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기분 나쁘지 않았다.
 "만약 안즈랑 타마가 자매였다면, 타마가 언니지."
 타마코는 침대 속에서 곁에 있는 안즈에게 그렇게 말했다.
 "에, 그럴까? 타맛치 선배보다도 내 쪽이 키가 크고, 내 쪽이 언니일지도."
 "무슨! 타마 쪽이 선배고, 언니잖아!"
 "나이는 같아."
 "아니, 그래도 타마 쪽이 언니 같다곳!"
 자신이 언니라고 말하면서, 언동도 어린애 같은 타마코에게 안즈는 큭큭 하고 웃는다. 안즈도, 정말로 자신이 언니 쪽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응, 그러네. 나도, 나는 여동생이라고 생각해. 타맛치 선배 쪽이, 언니."
 "그렇지, 그렇짓! 좋아, 그럼 진짜 자매가 될까."
 타마코가 안즈를 껴안는다. 안즈도 꼭 하고 같이 껴안았다.
 "아하하, 그러네. 분명 사이 좋은 자매가 될 수 있겠네."
 "응, 세계 제일의 좋은 사이야."
 만족한듯 고개를 끄떡이는 타마코. 하지만 곧 그 표정이 어두워진다.
 "하지만 말야, 다음 버텍스와의 싸움, 어떻게 되려나……."
 바로 전날, 히나타에게 새로운 신탁이 내렸다. 용자들이 시코쿠 밖의 조사로부터 돌아온 이래 첫 신탁이다. 그것에 의하면 얼마 있지 않아 다음 버텍스의 습격이 있다고 한다. 적의 수는 저번 '마루가메성의 싸움'만큼 많지는 않다는 것 같다. 단, 지금껏 겪지 못한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라고.
 "지금껏 겪지 못한 사태라는 건, 매번 일어난 일이었지만 말야."
 "응……. 하지만 굳이 그런 신탁이 있었다는 것은, 뭔가 의미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안즈는 무거운 어조로 말한다.
 그 신탁 때문에 요 며칠, 용자들 사이에는 불온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치카게는 평소 이상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고, 와카바도 정신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4월인데 말야, 이래가지곤 꽃놀이 기분도 나지 않지."
 "그러네, 모처럼 마루가메성 주변의 벚꽃은 굉장히 예쁜데."
 마루가메성은 벚꽃구경 장소로도 유명하다. 4월이 된 지금, 성 부지 안에 있는 카메야마 공원에는 700그루나 되는 벚꽃이 아름다운 꽃을 달고 있다.
 "빨랑빨랑 버텍스와의 싸움을 끝내고 환히 꽃놀이 할 거얏! 이대로 꽃이 져 버리는 건 못 참아."
 "응. 꽃놀이 할 거라면 요리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네. 뭘 만들거나."
 "안즈 요리 잘해?"
 "간단한 거 정도라면. 모처럼 꽃놀이 한다면 사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것도 준비하고 싶고."
 "좋아, 그럼, 타마는 근처의 냇가에서 낚아 온 물고기를 즉석에서 만들겠엇! 갓 구운 물고기의 맛을 깨달으라고!"
 "뭔가 꽃놀이와는 다른 게 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하지만 괜찮잖아, 즐거울 것 같으니까."
 "응."
 안즈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다음날, 교실에서 타마코와 안즈는 다른 모두에게도, 꽃놀이 개최에 관해 이야기해보았다.
 "즐거울 것 같아! 하자, 하자!"
 "네, 괜찮네요. 마루가메성에 있으면서 꽃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어요."
 유우나와 히나타는 솔깃한 것 같다. 와카바도 '좋은 휴식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나쁘지 않네'라고 수긍한다.
 "하지만……. 언제 버텍스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태야……. 그렇게 느슨해져서 괜찮은 거야……?"
 치카게가 항의하는 듯이 말한다.
 하지만 유우나가 치카게의 양 볼을 집어서, 굳어있던 얼굴을 푼다.
 "암, 하, 하카히마앙……."
 "군짱, 못마땅한 얼굴을 하고 있어. 괜찮잖아, 꽃놀이쯤! 나, 군짱하고 꽃놀이 하고 싶은데."
 유우나는 그렇게 말하고, 치카게의 볼로부터 손을 뗀다.
 "……뭐, 타카시마상이 그렇게 말한다면……."
 치카게는 조금 빨개진 볼을 문지르면서 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수긍한다.
 "좋아, 그럼 다음 버텍스와의 싸움이 끝나면, 축승 파티를 겸한 꽃놀이닷! 갑자기 의욕이 솟아나온닷!"
 타마코가 힘차게 손을 들어올린다.
 싸우기 전부터 축승 파티라니 성급한 일이지만, 어차피 용자들에게 승리 이외에는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안즈는 교실의 창문으로부터, 마루가메성 부지에 핀 벚꽃나무를 바라본다.
 "빨리 꽃놀이, 할 수 있게 되면 좋겠네……."
 꽃의 수명은 짧으니까.
 져 버리기 전에…….
 
 그 날의 저녁.
 용자들의 스마트폰으로부터 수해화의 경보음이 울려퍼졌다.
 
 용자의 전투복장으로 변신한 와카바 일행은 식물조직으로 뒤덮인 시코쿠의 땅에 서 있었다. 세토내해의 저편, 벽의 바깥으로부터 밀려오는 버텍스들의 모습이 보인다.
 "뭐야, 지금껏 없었던 사태라거나 말한 거에 비해선 별거 아닌 것 같네."
 타마코는 김빠진 듯 어깻짓을 한다.
 적의 수는 1000체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루가메성의 싸움'에서는 그 이상의 대군과 싸워, 용자들은 승리를 거머쥐었던 것이다.
 "방심하지 마, 타마코. 무슨 일이든 괜찮다고 확신했을 때의 쪽이 실패를 저지르기 쉬워."
 "네 네, 와카바는 성실하네."
 타마코는 여유를 보이면서 선인반을 잡는다.
 유우나는 장갑을 꼭 쥐고, 치카게는 대형 낫을 들고 자세를 취한다.
 각자가 임전태세에 들어가는 중, 안즈가 소리를 쳤다.
 "저기! 여러분, 들어주세요!"
 용자들 전원의 주의가 안즈에게 집중된다.
 "왜 그래……?"
 치카게가 의아스럽다는 시선을 보인다.
 진지한 표정으로 답하는 안즈.
 "이번에는 비장의 수를 사용하는 일은 없기로 해요."
 "그건……어째서……?"
 치카게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듯 안즈를 본다.
 "원래 대사로부터도, 정령의 힘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 한 삼가도록 하라고 들었었고……. 어쩌면 정말로 위험할지도 모르겠으니까."
 "……상황에 따라선,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도……있어……."
 치카게의 말에 안즈는 반론하지 못한다.
 사실 지금까지의 싸움에서는 진화체 버텍스를 쓰러뜨릴 때에는 정령의 힘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적이 진화체를 형성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이상, 과연 '비장의 수를 사용하지 않고 싸우는' 것이 가능할지 어떨지…….
 "하지만 안짱의 말대로라고 생각해. 사용하지 않는 것보다 나은 건 없어. 키미코상은 위험한 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 법이지!"
 유우나는 응응 하고 끄떡인다.
 와카바가 조금 쓴웃음을 지으며,
 "그것을 말한다면, 군자는 위험한 것을 가까이 하지 않는다, 지."
 "어라, 그랬나?"
 "어쨌든, 안즈가 말한 건 일리가 있어. 이번에는 가능한 한 비장의 수의 사용을 삼가자."
 "……."
 와카바와 유우나가 안즈에게 찬동하자, 치카게도 그 이상,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것보다, 이제 적이 온닷!"
 타마코의 말로, 와카바 일행은 떼지은 버텍스에게 맞섰다.
 
 안즈와 타마코는 둘이서 함께 행동하여, 버텍스의 대군에 대항하여 간다. 안즈가 정밀한 사격으로 적을 꿰뚫고, 타마코는 선인반으로 적을 베어 가른다.
 싸우면서 안즈는 주변을 둘러본다. 언제나 그랬듯, 와카바는 자비 없는 강함으로 버텍스들을 구축해 간다. 유우나도 위기 없이 싸우고 있고, 치카게는 지금까지 보였던 것 이상으로 귀기 띤 기세로 적을 섬멸하려고 하고 있다.
 버텍스의 통상 개체와의 싸움이라면 용자들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 이제까지 몇 번이나 버텍스의 대군과 싸워 시코쿠를 지켜왔었으니까. 설령 적이 1000체 있다 해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안즈는 주의 깊게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여, 융합을 시작하려 하는 버텍스가 있으면 바로 석궁으로 그 적을 꿰뚫었다. 진화체를 형성하는 시간은 주지 않는다. 원거리 공격에 특화한 안즈이기에 가능한 전법이다.
 '이대로 융합만 시키지 않는다면, 괜찮아……!'
 안즈는 소원을 비는 것 같은 기분으로 싸우고 있었다.
 만일 진화체가 나타나면, 분명 타마코는 정령의 힘을 사용할 것이다. 시코쿠 밖을 조사하고 있었을 때도 그랬지만 타마코는 그때그때의 기세를 중시해 움직이는 성격이기에, 비장의 수를 사용하는데 망설임이 희박하다.
 안즈는 타마코에게 비장의 수를 사용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정령의 힘이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타마코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
 하지만 안즈의 희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100체 가까운 버텍스가 한 장소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안돼……!"
 안즈는 석궁의 화살을 쏘지만, 몇 체를 해치우는 것은 가능해도, 융합하는 버텍스 전부를 쓰러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즈 이외의 용자들은 거리가 있기에 공격이 닿지 않는다.
 버텍스들이 융합해간다…….
 "어쩔 수 없넷, 비장의 수를 쓴닷!"
 "기다려! 내가 할테니까!"
 안즈는 소리 치며 타마코를 제지해, 눈을 감고 의식을 몸의 안쪽에 집중시켰다.
 용자는 신수와의 사이에서 영적인 연결을 지닌다. 안즈는 그 연결을 거슬러올라가, 신수로부터 정령의 힘을 꺼내, 자신의 몸에 품는다.


비장의 수를 사용하는 안즈


 안즈가 그 몸에 품은 정령은, 유키조로.
 모든 것을 얼리는 눈과 냉기의 구현화이자, 죽음의 상징.
 
 정령의 힘을 두른 안즈의 용자 복장이 변화해 간다.
 "타맛치 선배는 손대지 마, 저 녀석들은 내가 쓰러뜨리겠어……!"
 안즈가 석궁을 상공으로 향해 치켜 올렸다. 거기에서 화살이 아닌, 대량의 하얀 입자가 뿜어져 나온다.
 아니, 입자로 보인 것은 모두 눈이다. 석궁으로부터 뿜어져 나온 눈은 부근 일대의 공간을 뒤덮어간다.
 눈은 다음 순간, 눈보라로 변화했다. 자비 없는 극저온과 맹렬한 눈보라가 수해화한 마루가메시 전체를 덮친다.
 "추, 추워어엇!"
 눈보라 안에서 타마코의 비명이 울린다.
 "안짱!? 뭐야 이 눈보라~~!?"
 "완전히 시야가 가려져 있어! 적 아군의 위치도 모르겠어!"
 "추워……."
 시야 전부를 하얗게 물들이는 눈보라 속에서 동료들의 목소리가 울린다.
 "여러분,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말아주세요! 적은 제가, 전부 정리할테니까요!"
 안즈의 유키조로의 힘은, 넓은 범위를 강력한 냉기로 몽땅 뒤덮는다. 다른 용자들도, 용자복을 걸치고 있지 않다면 이 냉기에는 견딜 수 없다. 수초도 견디지 못하고 얼어 절명했을 터이다.
 그리고 냉기는, 버텍스를 자비 없이 얼려버린다.
 몇 분 간 맹렬한 눈보라가 계속된 후, 겨우 눈보라가 잦아들어간다. 맑게 갠 시야의 속에서, 거의 전부의 버텍스가 얼어붙어 있었다. 융합하려고 하고 있던 몇십체나 되는 버텍스도 진화체를 이루기 전에 동결되어 있다.
 얼어붙은 버텍스들은 차례차례 지면에 낙하하여 얼음째로 부서져 흩어졌다. 빙결에서 벗어난 버텍스들도 이미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다.
 "오오, 굉장한데……. 안즈."
 그 공격의 무시무시함에 타마코가 멍하니 중얼거린다.
 "해냈네, 안짱! 이제 적,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아!"
 유우나가 남은 버텍스를 쓰러뜨려 간다.
 와카바와 치카게도 제각기 무기를 휘둘러, 남은 적의 소탕전에 돌입한다.
 "하지만 비장의 수는 사용하지 말라고 안즈 자신이 말하고 있었는데, 괜찮았어!?"
 와카바는 칼을 휘두르면서 안즈 쪽에 말을 건넨다.
 "아, 그래, 안즈! 네가 위험하다고 말했으면서……."
 타마코도 안즈를 걱정해, 혼내듯이 말한다.
 "에또, 괜찮아, 분명……. 나, 지금까지의 싸움에서 아직 1번도 정령의 힘을 사용하지 않았으니까.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보다 안전해."
 안즈는 위태위태하게 이유를 대며 답한다. 사용하는 회수가 적으면 안전하다는 보장도 없지만 이미 변조가 나타나고 있는 타마코가 사용하는 것보다는 낫다. 다른 사람에게 비장의 수를 사용하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뭐 됐어, 설교는 다음이다! 지금은 남은 버텍스를……."
 그렇게 말하는 타마코가 세토내해 쪽을 돌아본 때.
 벽의 저편에 이상한 모양의 것이 보였다.
 버텍스의 대군이다. 가세하러 온 것인가. 하지만 그 중에도 유달리 눈길을 끄는 것은, 통상 개체의 버텍스를 이끌듯 이쪽으로 가까이 오고 있는 거대한 괴물. 아마도 버텍스의 진화체겠지만, 이 정도의 크기인 것은 '마루가메성의 싸움'의 최종국면에서 미완성으로 끝난 진화체 이외에는 본 적이 없다.


스콜피온 버텍스


 "……위험해, 저거……."
 낙관주의자인 타마코마저, 그 진화체를 보고 파랗게 질려 있다. 한 번 본 것만으로 지금까지 싸워온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안즈와 타마코 이외의 용자들도 거대 버텍스를 경계하여 공격을 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단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커다란 새우……?"
 "오히려 전갈에 가깝다고 생각해……. 타카시마상……."
 섬뜩한 액체를 저장한 복부와, 전갈의 꼬리를 연상케하는 기관과 거대한 침을 지닌 괴물.
 "제가 갈게요! 공격력은 제가 가장 높을 터에요!"
 유키조로의 힘을 두른 안즈가, 지면을 박차 전갈형 버텍스 쪽으로 도약한다. 그리고 석궁을 겨눴다.
 "얼어!!"
 석궁으로부터 무시무시한 냉기와 눈보라가 거대한 버텍스를 향해 사출된다. 이번에는 광범위가 아니라 일점에 집중하는 것이기에 위력은 전보다도 더욱 강력하다. 전갈형 곁에 있던 몇 체의 통상 개체 버텍스는 냉기의 여파만으로 얼어붙어, 부서져 흩어졌다.
 하지만…….
 전갈형 버텍스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 몸체 표면에 이슬이 지는 정도로, 얼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런……윽!"
 안즈의 표정이 경악으로 변한다.
 다음 순간, 전갈의 꼬리가 안즈에게 덮쳐왔다. 날카로운 침이 소녀를 찔러 꿰려고 돌출된다.
 "왓!?"
 안즈는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해, 뒤로 도약하여 적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정령의 힘도 통하지 않는다니……. 어떻게 해야……!?'
 
 그 동안에 다른 통상 개체들도 차례차례 융합해 갔다.
 타마코, 와카바, 치카게에게도 전갈형만큼은 아니지만 거체화한 버텍스가 덮친다.
 "큭……!"
 "위험해, 와카바짱! 이 정도로 한꺼번에 진화체가 나오면……!"
 와카바나 유우나 등은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지만, 상황은 뚜렷하게 불리하다.
 "사용하겠어……. 비장의 수……!"
 가장 처음 그 결단을 내린 것은 치카게였다.
 "기다려주세요, 치카게상!!"
 제지하려고 하는 안즈의 목소리도 의미 없이, 치카게는 비장의 수를 발동시켰다. 치카게의 용자 복장이 변화하여 가서, 일곱 장소에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출현한다. 7인 미사키의 능력이다.
 그것을 시초로 삼는듯, 다른 소녀들도 차례차례 비장의 수를 발동시켰다.
 "상황이 상황이다, 망설이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응!"
 와카바는 요시츠네, 유우나는 이치모쿠렌을, 각각 자신의 몸에 깃들게 한다.
 
 '아아……. 결국 모두, 정령의 힘을 쓰고 말았어…….'
 용자들이 차례차례 비장의 수를 사용해 가는 광경을 보면서 안즈는 스스로의 힘이 부족함을 원통해 하고 있었다. 좀 더 잘 자신이 움직이고 있었다면, 다른 모두에게는 비장의 수를 사용하게 하지 않고 마무리되었을지도 모르는데…….
 "안즈, 위험햇!"
 "!?"
 타마코의 목소리로 앗, 하고 안즈는 정신을 차렸다. 얼굴을 들자, 시선 앞에 버텍스의 전갈 꼬리가 다가오고 있다. 피할 수 없다…….
 간발의 차로, 와뉴도에 의해 거대화한 선인반에 탄 타마코가 구하러 들어왔다. 타마코는 안즈의 손을 잡아, 선인반의 위로 잡아당겨 올렸다.
 하지만 직격은 피했어도, 꼬리 침의 선단이 안즈의 왼팔을 스쳤다.
 "윽!?"
 "안즈, 괜찮앗!?"
 걱정하는 타마코에게 안즈는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별거 아니야, 조금 닿았을 뿐……. 에?"
 아주 조금 스쳤을 뿐인데 팔의 상처 주변이 붉게 짓무른듯 붓고 있다. 더욱이, 왼팔 전체가 마비되어 감각이 없어져 있었다.
 선인반을 조종하여 버텍스로부터 이탈을 하면서 타마코가 안즈의 팔을 본다.
 "안즈, 팔이……!"
 "……저 버텍스의 침, 독을 갖고 있어……."
 "큭……. 저 녀석……!"
 타마코가 전갈형 버텍스를 노려본다.
 하지만 안즈는 겁을 내지 않았다. 석궁을 오른손으로 확실하게 잡고,
 "오른팔이 무사하면 싸울 수 있으니까!"
 "……알았어. 그럼 빨리 치료할 수 있게, 데꺽 전투를 끝내겠엇!"
 "응!"
 유키조로의 냉기와 와뉴도의 불꽃. 냉기만으로는 통하지 않았지만 이 버텍스는 열에 약할지도 모르고, 급격한 온도차로 데미지를 입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선인반은 덮쳐 오는 꼬리를 재빨리 피해 근접하여, 안즈가 전갈형 버텍스에 맹렬한 눈보라를 퍼붓는다. 눈보라를 맞은 부분에, 다시 불꽃을 두른 타마코의 거대 선인반이 몸통 박치기를 먹였다.
 "가라아아아아앗!"
 "부탁이야, 통해줫!"
 두 사람의 외침도 덧없이, 동시공격도 버텍스의 체표에 미세한 상처를 입혔을 뿐이었다. 선인반은 꼬리의 공격으로 떨쳐져서, 다시 전갈형으로부터 거리를 둔다.
 "전혀 통하지 않앗!"
 타마코의 와뉴도는, 선인반의 거대함으로 인해 용자들이 사용하는 비장의 수 중에서도 높은 위력을 자랑한다. 그런데도 통용되지 않는다면, 다른 용자의 비장의 수를 조합해도 역시 무의미할 것이다.
 즉, 이 전갈형 버텍스의 내구력은 현재 용자들이 지닌 힘을 완전히 상회하고 있다.
 이런 사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대사도 상정하지 못했을 터이다.
 절망이 안즈의 마음을 뒤덮는다.
 다음 순간, 버텍스의 거대한 꼬리가 안즈와 타마코를 둘러쳤다. 맨몸으로 트럭에 충돌한 듯한 충격이 두 사람을 덮친다. 정령에 의한 강화는 해제되어, 안즈와 타마코는 공중으로부터 떨어져 내린다.
 
 "타마코! 안즈!"
 와카바는 전갈형 버텍스의 공격을 받은 안즈와 타마코를 구하러 가려고 한다. 요시츠네의 힘을 품은 그녀의 8척 뛰기라면 곧 타마코와 안즈가 있는 곳까지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와카바의 앞을 몇 체의 진화체 버텍스가 가로막아 섰다.
 1체뿐이라면 용이하게 쓰러뜨릴 수 있겠지만, 복수 상대라면 간단하게는 되지 않는다.
 "큭……!"
 주변을 둘러보니, 유우나와 치카게도 각자 복수의 진화체로부터 동시에 공격을 받고 있어, 꼼짝도 못하는 상태에 빠져 있었다.
 
 지면에 내동댕이쳐진 안즈는 의식을 잃고 있었다.
 "안즈! 일어낫!"
 타마코는 안즈를 부르지만 눈을 뜨지 않는다.
 "젠장……!"
 그리고 전갈형 버텍스는 타마코와 안즈를 놓치고 있지 않았다. 타마코 쪽의 방향으로 접근하면서 조준을 맞춰, 다시금 꼬리를 휘두른다.
 "젠자아아아아앙!"
 와뉴도의 힘을 잃어, 원래의 크기로 돌아온 선인반을 방패형태로 하여, 타마코는 꼬리의 침을 막는다.
 "끅, 으으……!"
 거대 버텍스의 공격은 무거워서, 하마터면 날려져 버릴 뻔 했다. 더욱이 1격만으로 끝나지 않고, 집요하게 몇 번이나 꼬리의 침을 찔러 온다. 사람을 죽이는 것에 대한 집념마저 느껴진다.
 쾅!
 쾅!!
 쾅!!
 "으으으으윽……!"
 무거운 1격 1격을, 타마코는 이를 악물고 발에 힘을 주고 서서 견딘다.
 쾅!
 쾅!! 쾅!! 쾅!!
 "우우아아아아……!!"
 1격을 막을 때마다 충격으로 전신의 뼈가 부서질 것 같이 된다. 발은 지면에 묻혀, 양 팔이 안쪽으로부터 끽끽 하고 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래도 타마코는 도망치지 않는다.
 선인반의 방패를 든 그녀의 배후에는 안즈가 쓰러져 있다. 타마코가 공격의 방어를 그만둔다면, 안즈도 전갈형의 꼬리 침에 꿰뚫리는 것이다.
 "……으……타, 타맛치……선배……?"
 안즈가 겨우 의식을 되찾아, 눈앞의 광경을 봤다.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몇 번이고 계속되는 전갈의 독침 공격. 그것을 막아, 안즈를 지키고 있는 타마코.
 "정신, 차린 건가……!"
 "타맛치 선배……?"
 "빨리 도망쳐……안즈……!"
 "무슨 말 하는 거야!? 타맛치 선배야말로 도망쳐야지!"
 하지만 타마코는 선인반의 방패로 전갈 버텍스의 공격을 막으면서, 머리를 옆으로 흔든다.
 "타마는, 무리야……."
 "어째서……!?"
 "이 녀석의 공격으로……발이, 마비됐어……! 아니……뼈, 부러졌을지도……움직이지 못하겠, 어……!"
 "……!"
 안즈는 말문이 막힌다.
 그 동안에도 전갈의 꼬리 침은 멈추는 일 없이, 타마코의 선인반을 계속 쑤시고 있다.
 "너만이라도……도망쳐, 안즈……!!"
 "안돼! 그럴 수 없어!"
 "이대로라면……! 둘 다 죽어……!"
 "싫어! 절대로 싫어! 또, 그런, 이런 거……!"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버텍스의 공격을 받은 안즈를 감싸, 타마코가 부상을 당해서.
 타마코는 무슨 일이 있어도, 자신의 몸을 희생해서라도, 안즈를 지키려고 한다.
 그런 타마코의 버리고 혼자만 도망친다는 일 따위, 안즈에게는 불가능했다.
 "안즈 이……고집불통……윽!"
 꼬리 침의 공격을 계속 받은 타마코의 선인반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고집불통이라도 괜찮은걸! 절대로 도망치지 않을 거야!"
 안즈는 일어서서, 석궁을 들었다.
 '안즈……. 도망치라니까……!'
 안즈는 오기가 난 듯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거대 버텍스에게 화살을 사출한다.
 하지만 그 화살도 적의 체표에 박힐 뿐으로, 전혀 대미지를 주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는다면…… 지킬 수밖에 없겠지……!'
 꼬리 침의 공격은, 더욱 맹렬해져 있었다. 1격 1격의 위력이 늘어, 속도도 올라간다.
 쾅!!
 쾅!!
 타마코의 작은 몸에, 통상의 인간이라면 1격으로 분쇄될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다.
 '그래도, 지키겠어……!!'
 충격으로 뇌가 충격을 받아 의식이 혼미해진다.
 전신의 뼈가 부서져, 살이 찢어져, 내장이 파혈해, 체내가 엉망진창이 되어가는 것 같은 감각.
 '그래도, 지키겠어……!!'
 이미 자신이 서 있는 것인지 어떤지조차 알 수 없다.
 자신이 인간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지키겠어……!'
 그래도 타마코는 꼬리 침의 공격으로부터 안즈를 계속해서 지킨다.
 선인반에 생긴 균열이 커져 간다.
 '절대로……. 안즈를 다치게 하지 않겠어……!'
 안즈를 지키는 것. 그것이 타마코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타마의 선인반은……. 카무야타테히메……!'
 그녀의 선인반에 깃든 영력은, 무녀들로부터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카무야타테히메란, 토지신의 왕의 배우자 되는 신이자 '방패' 그 자체인 존재이다.
 타마코는 성격 상, 자신의 무기를 공격용으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본질은, 방패인 것이다.
 공격을 위한 무기가 아닌, 지키기 위한 방어구.
 '안즈를 지키고 싶다'라고 하는 소원을 구현화한 듯한 신기.
 '타마는 방패! 안즈의 방패……! 그러니까 지켜줘……!'
 
 타마코의 방패로 보호 받으면서, 안즈는 석궁으로 화살을 계속 쐈다.
 금색의 화살이 버텍스에게 박혀 간다.
 '1발 1발은 통하지 않아도……. 공격을 계속해 나간다면……!"
 안즈의 석궁에 깃든 영력의 이름은 '금궁전'.
 전승에 의하면 이 황금의 활과 화살은 단 1발로 동굴의 암반을 뚫어 파괴했다고 한다. 그만큼의 파괴력을 숨기고 있는 무기이다.
 실로 기묘한 일이다.
 활발하고 공격적인 타마코의 무기가 지키기 위한 방패이고, 얌전하고 내향적인 안즈의 무기가 강력한 궁시.
 하지만 그것은 어느 의미로 두 사람의 내면의 마음과 맞아떨어지고 있다.
 타마코는 안즈를 지키고 싶다고 바랐다.
 안즈는 강한 타마코를 동경했다.
 그렇다면 타마코에게는 지키기 위한 무기가, 안즈에게는 강해지기 위한 무기가, 각자의 소원에 알맞다.
 '타맛치 선배가 지켜준다면……. 적은 내가 쓰러뜨리겠어!'
 바위도 분쇄하는 금색의 화살이, 전갈형 버텍스로 날려진다.
 
 하지만 두 사람의 소원도 희망도, 압도적인 힘 앞에는 무의미했다.
 
 타마코의 방패의 균열은 벌어져 가고.
 안즈의 화살은 전혀 통하지 않은 채.
 그리고 결국, 방패가 부서졌다.
 "아……."
 버텍스의 꼬리 침이 타마코의 복부를 꿰뚫는다.
 그리고 침은, 배후에 있던 안즈까지 꿰어 뚫었다.
 "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타마코의 입으로부터 절규가 새어나온다.
 그것은 고통뿐만이 아니라, 안즈를 지키지 못한 절망의 절규였다.
 타마코의 복부를 굵은 침이 꿰어 박혀 있다. 타마코는 뒤를 돌아봤다. 거기에는 가슴을 꿰뚫린 안즈의 모습이 있다. 이미 안즈의 눈은 빛을 잃고 있었다.
 '침을 뽑지 않으면 아파 아파 아파 안즈는 죽었어 저긴 심장이 아니니까 살아 있을지도 아직 안돼 아파 아무 생각도 못하겠어 전갈의 독이 타마의 배에서 침을 뽑으라고 내장이 안돼 치명상 일단 안즈를 구해 폐니까 침을 뽑으라고…….'
 다음 순간, 타마코는 입으로부터 대량의 피를 토해냈다. 더욱이 눈이나 귀나 코로부터도, 피가 흘러나온다. 독의 영향인지, 그저 신체를 뚫린 것만으로는 일어날 리가 없는 이상한 증세.
 축 늘어진 안즈의 몸도, 구멍이란 구멍에서 온통 피가 흘러 나오고 있었다.
 타마코의 시야가 어두워져 간다.
 최후에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소리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이미 타마코는 알 수 없었다.
 
 "으으오오오오오오오오옷!!"
 와카바는 소리를 지르면서, 전갈형 버텍스를 향해 간다. 겨우 자신을 포위하고 있었던 진화체 버텍스를 다 소탕한 것이다.
 타마코와 안즈를 구하지 못한 분함과, 버텍스에 대한 분노가 와카바의 몸 속을 미쳐 날뛴다.
 전갈형은 더러운 것을 치우듯 꼬리를 휘둘러, 꿰고 있던 타마코와 안즈의 몸을 내던졌다. 그리고 이번에는 와카바에게로 꼬리 침을 찔러 온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정령 요시츠네에 의해 신체능력을 증강시키고 있는 와카바는, 꼬리 침의 일격을 피해, 분노가 가득 담긴 칼을 휘두른다.
 수십 번 수백 번……. 일반인이라면 눈으로 쫓는 것도 불가능한 속도로, 전갈형 버텍스에게 참격을 계속해서 쏟아 붓는다. 하지만 체표에 상처가 날 뿐으로, 효과가 있는 것처럼은 생각되지 않는다.
 
 "아아아아아아아악!!"
 절망을 머금은 소리를 내지르면서, 치카게도 전갈형 버텍스를 베려고 덤벼든다. 7인 미사키의 힘을 얻은 7명의 치카게가, 커다란 낫으로 동시공격을 몇 번이고 가한다. 하지만, 역시 일절 통하지 않는다.
 대형 낫으로 계속해서 베어내는 동안에도, 차례차례 치카게들은 꼬리 침에 꿰뚫려 소멸하고, 새로운 치카게가 출현한다. 7인 미사키의 능력을 사용하고 있는 동안에는 7명의 치카게 전원이 동시에 치명상을 입지 않는다면 그녀는 죽지 않는다. 그 힘의 가호가 없었다면, 순식간에 죽임을 당했을 터이다.
 치카게들은 자신들이 차례차례 꼬리 침에 꿰뚫리고 있는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낫을 계속 휘두른다.
 적의 압도적인 힘 앞에 그녀는 공포로 제 정신을 거의 잃어버리고 있었다.
 비장의 수마저도 통용되지 않는 진화체.
 아니, 녀석은 '진화체' 따위로 지칭할 만한 것이 아니다.
 저것은 '완전체'.
 적의 진정한 모습.
 지금까지 용자들이 싸워 온 하얀 괴물들은, 버텍스조차 아니었다.
 
 "안짱!! 타마짜아아앙!!"
 유우나는 타마코와 안즈의 모습을 보고, 말을 잃었다.
 두 사람 모두 전신이 피투성이. 타마코의 복부와 안즈의 가슴 부위에 각기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다. 한눈에 치명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중상. 어떠한 치료를 해줘도, 어떠한 기적을 일으켜도, 살린다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그래도 두 사람은 아직 살아 있었다. 존재를 서로 확인하는 듯이, 서로의 손을 꼭 붙잡고 있었다.
 시각도 청각도 사고도, 모든 것이 사라져 간다. 가까워져 오는 죽음을 앞에 두고, 타마코와 안즈는 손을 맞쥐고 있었다.
 이어진 손으로부터 느끼는 서로의 존재만이, 마지막까지 두 사람에게 남아 있던 것이었다.
 사라져 가는 사고 속에서, 타마코는 생각했다……. 다음에 태어날 때도, 안즈와 함께 있고 싶다. 진짜 자매였다면 좋겠다……라고.
 말을 나누지 않았는데도, 안즈도 같은 것을 바라고 있었다. 만일 다시 태어나도, 타마코와 함께 있기를. 다음에는 꼭 자매였으면 좋겠다……라고.
 그리고……. 두 사람의 손으로부터 힘이 빠져 나갔다.
 꽃놀이의 약속도, 지켜지지 못했다.


타마코와 안즈의 죽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유우나의 절규하는 소리가 수해화된 세계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이치모쿠렌의 힘을 해제하여, 즉각 두 번째 정령의 힘을 사용한다.
 너무나도 강대하기에, 대사로부터 특히나 두려움을 받아, 절대로 사용하지 않도록 엄명을 받고 있었던 정령……. 그 힘을, 지금 여기서 해방한다.
 "와라……."
 그것은 귀신의 왕.
 하늘의 신을 적대하는 땅의 뱀의 아들.
 이 나라의 3대 악요괴 중 하나.
 비할 데 없는 힘의 화신.
 "……슈텐도지!!"



(13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