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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분기 추천애니: 방과 후의 플레이아데스

2015. 6. 4. 22:01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코스프레부 일행

 

'방과 후의 플레이아데스'는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가이낙스가 자동차 회사인 스바루와의 협찬을 통해 제작하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회사 홍보 목적의 투자를 받아 만들어진 셈이지요. 물론 작중에서 '스바루'라는 히로인의 이름 외에 해당 회사를 연상케 하는 물건은 마법아이템의 배기음 소리와 가끔 배경에 스치는 자동차 몇 대 뿐입니다만 그래도 특정계층에게는 효과가 있는 모양이라고 합니다. 그래선지 본래 OVA 비슷한 단편으로 제작되어 유튜브 등에서 배포되었던 것이 몇 년이 지나 TVA로까지 다시금 제작하게 되어 지금에 이르렀지요.

 

스바루

이 애니메이션의 장르는 천문학적인 SF요소를 바탕으로 한 일종의 마법소녀 혹은 변신소녀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근래 이러한 장르의 주류가 되어 왔던 전투중심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퀘스트를 수행하는 식으로 좀 더 부드러운 드라마의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적이라고 해야할지 대립구도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본격적인 전투보다는 레이싱과 같은 느낌의 경쟁을 통해 퀘스트가 해결되지요. 덕분에 꽤나 어려보이는 중학교 1학년 설정의 캐릭터들과 더불어서 참 순수한 인상을 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귀여운 느낌의 애니메이션이랄까요.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을 말하면, 이 애니메이션은 조금 미숙한 듯한 투박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것을 몇가지 매력적인 면으로 덮어서 계속해서 시청하게 만드는 마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특히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들의 경우 단지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로 놓치기에는 무척 아쉬운 부분이라 계속해서 강조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담당 애니메이터들이 다음 일이 없어서 걱정이라고 트위터에 써놨던데, 이 정도 괜찮은 창작이 가능한 인력인만큼 잘 해결되었으면 싶더군요.

 

우선 캐릭터 묘사 및 그와 관련된 드라마 전개가 매우 잘 만들어져 있는데 시청자의 마음을 잘 끌어들이고 있어서 참 매력적이었지요. 개중에서도 특히 히카루의 에피소드는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되는 이야기였는데, 요 근래 시청한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최상급에 들어간다고 봅니다. 거기에 복선 배치나 전체적인 전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확 전해오는데, 각 에피소드가 복선에 따라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드러내면서도 질질 끌지 않고 확실하게 일상과 비일상을 조화시키며 내용을 진행시키고 있어서 시청자로 하여금 계속해서 향후 전개를 궁금케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취향 탓도 있겠습니다만, 마법보다 SF에 비중을 둔 배경설정도 볼만한 부분이라 평하고 싶습니다. 작중 설명을 들어보면 묘하게 '은하계로 가는 히치하이커의 안내서'가 뇌리에 떠오르기도 하는데 흥미진진하더군요. 더불어서 성우들의 연기와 BGM과 같은 음향도 작중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물론, 단점도 있습니다. 개중에서도 눈에 띄게 거슬리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몇몇 에피소드에서 내용 전개와 마무리에의 연결이 조약하여 마치 다 만들지 못해 허겁지겁 막을 내리는 느낌을 줄 때가 있지요. 아마도 제작진의 미숙함이 원인이 아닐까 싶은데, 사실 처음 시청할 때부터 제작사 때문에 우려를 한 점이 있었거든요. 현재의 가이낙스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노하우를 거진 다 잃어버렸다고 봐야 할 정도로 큰 풍파와 인력유출을 겪고 남은 제작진이 겨우 꾸려서 운영되어 왔습니다. 그 탓에 최근 제작한 TVA들이 다들 여러 모로 부진을 면치 못했지요. 그래도 그런 배경에 비해 이번에 만든 '방과 후의 플레이아데스'에서는 많이 괜찮아졌다는 느낌입니다. 즉, 아직 아쉬운 단점이 다소 보이기는 하지만 그런 부분을 장점이 잘 덮어주고 있어서, 나름의 매력으로 계속 시청하고 싶게 만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나토X스바루 아이캐치

결론적으로, 2015년 2분기 애니들이 중반을 넘겨 마무리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 애니메이션은 특별히 화려하거나 자극적인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매력을 빛내고 있습니다. 물론 취향 탓도 있겠지만, 2015년 2분기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서 부담없이 즐길만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후반부의 남은 전개 및 결말 형태 등이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겠지요. 덤으로 아이캐치나 엔드 카드의 일러스트들 역시 소소한 볼거리입니다.

 

과연 스바루 일행은 여태까지 잘 해왔던 자신들의 역할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 것인지, 제각기 다른 평행세계로부터 왔기에 퀘스트를 모두 해결하면 언젠가는 헤어져야 한다는 작중 현실을 어떻게 맞이할지, 미나토의 정체 및 스바루와 미나토의 관계는 어찌 될지, 사건들을 모두 해결한 후에는 어떤 에필로그가 펼쳐질지 등등 남은 분량에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인이 쌓여 있습니다. 어찌 되든, 남은 후반부에서도 제작진의 애착이 느껴지는 귀여운 캐릭터와 설정 및 내용 전개가 최종화까지 잘 연결되어 마지막까지 수작으로서 제대로 매듭지어졌으면 하고 계속 기대해 봅니다.

 

별을 보는 스바루 일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