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엔탈리즘에 대한 이해

 오리엔탈리즘이란 저작과 저작을 공유하는 반경험적이고 폐쇄적이며 자기보강적인 하나의 학술적 전통이자 역사적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근본에는, 서양과 동양이 뿌리부터 다르며 서로 다른 정체성에서 비롯된다는 서구중심적 사상이 깔려있다.

 오랫동안 서양이 동양을 인식하는 체계로서 굳혀져온 오리엔탈리즘은 그간에 많이 알려졌다시피 서구우월적이자 왜곡으로 가득찬 제국주의적 관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서구인들의 인식 및 전통은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다. 왜냐하면 오리엔탈리즘은 관념뿐만 아니라 사업적 이해관계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 서구 기득권이 포기할 수 없는 이용수단인 동시에, 시민사회가 학술지식으로서 그것을 자연히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오리엔탈리즘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서구중심의 문화적 헤게모니와 맞물려 계속적으로 진실을 왜곡시키게 되었다. 마치 지식이 권력을 낳고 권력의 증대가 지식의 증대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렇기에 이러한 왜곡을 막고 바로잡기 위해서는, 그동안 지속된 문화적 지배의 구조를 밝혀내는 동시에 이렇게 지배받던 당사자들이 그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 

 구체적으로는, 역사서, 학술서적, 지식에 대하여 당장 보이는 자료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연결된 문자 하나하나, 인용된 텍스트 자체를 검토하면서 파고들어 연구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서 그동안 산재한 잘못을 지적하고 고쳐나갈 때 우리는 비로소 여태껏 서양과 동양을 구별해왔던 구시대의 관념 그 자체를 철폐할 기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 참고: 오리엔탈리즘(에드워드 사이드,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