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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에서 종말론의 냄새를 느끼다

2009. 12. 9. 02:40이야기들/일반 게임 이야기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서 한창 FPS게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2와 관련해서 말이 많았다.
역시 걸작이라는 평가부터 시작해서 해적판 유통에 대한 분통이나 의외로 엉망인 고증 등이 화제가 되어있었다.

헌데 본인은 이 게임의 시나리오를 보면서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이미 제목에서 밝혔듯 그것은 바로, 인터넷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기독교 교리를 바탕으로 한 종말론이었다.

인터넷을 보면 종말론과 관련해서 기독교의 종말론을 몇몇 사람들이 마음대로 해석한 종말시나리오가 상당히 많다. 사실 상당수는 엉터리라고 생각되지만 그 중에서도 나름대로 이름 있는 신학자가 해석한 것 역시 볼 수 있다. 물론 그것이 교리상 적절하다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은 종교적으로는 위험하다고 보지만, 흥미로운 이야기 소재로 활용하기에는 괜찮은 것들도 조금은 보인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시리즈는 지금까지 본 근미래 FPS게임 중에 가장 그러한 느낌이 든다. 아마도 서양사람들이 만든 게임이니만큼 그런 쪽에서 모티브를 얻기 쉬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본인도 성경의 묵시를 완전히 아는 것은 아닌만큼, 이에 관련해서는 기억나는 것만을 잠깐 언급하고자 한다.
신학연구에서 보면 바이블 각각 내용이 결국 하나의 사실로 엮어진다고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에서 한 가지 그럴 듯한 종말시나리오가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1. 종말이 가까울 때 적그리스도가 출현해서 세계의 스타가 되는데, 이런 시기에 그를 남방왕이 찌르고, 그후 북방왕이 와서 그의 나라를 휩쓸게 됨. ( 다른 '서'를 볼 때 여기서 남왕왕은 중동측으로, 북방왕은 러시아로 해석됨)
  2. 계시록을 보면 붉은 짐승(용)이 나오는데 이것은 사탄이나 적그리스도로 해석됨. (또한 짐승에 탄 여인이 함께 등장하는데 이건 그 사탄이나 적그리스도와 연합한 인간들을 의미하며, 해석자에 따라서 타락한 교회or로마제국=카톨릭or유럽연합or미국 등으로 다르게 해석함)
  3. 적그리스도는 세상에 평화를 불러오는 자로서 영웅이 되며, 이때 세계적으로 정치경제군사적인 준통합적 움직임 등이 이루어짐.
  4. 이 적그리스도는 허락된 절반의 시기를 지나면 독재자로 돌변하여, 세계에 자신의 이상을 강요함.
  5. 곧 몇몇 세력이 지배권을 강탈하고자 하며 적그리스도와 전쟁을 벌이고, 이때 전세계가 총4개의 세력(위에서 언급한 남방왕, 북방왕 등)으로 나뉘어 싸움. 나머지 2축은 유럽과 미국, 혹은 아시아 중에 있겠으나 계시록에서 별 언급이 안되어있는 걸 보면 적그리스도의 편에 속해있거나 중립 혹은 무영향으로 예측됨.
  6. 전쟁은 적그리스도의 승리로 끝나며 반대파에게 있어서 대환란의 시기가 시작됨. (바이블에서는 이때 교회에게 맞서싸우는 것이 아니라 적그리스도의 영향이 닿지 않는 곳으로 피하라고 되있음)
  7. 환란기가 끝날 때면 구세주, 즉 진짜 그리스도가 강림하여 적그리스도의 세력을 완전히 축출하며 천년왕국이 시작됨.
  8. 천년왕국의 시기가 끝난 후 다시 한번 대적의 세력이 모여 마지막 전쟁이 일어나고, 그들 대적과 함께 세계는 멸망하며 대신 새로운 영원의 천국이 도래함.


여기까지 읽으면, 이미 조금 감이 잡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 이번에는 위의 종말시나리오와 관련해서 모던 워페어 시리즈의 스토리라인의 주요요소를 나열해보겠다.
덧붙여서 다음 문단부터는 본 주제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치명적이니 원하지 않는 이에게는 주의를 바라는 바이다.
 

  1. 셰퍼드는 중동에서 핵을 맞고 모든 병력을 잃는 큰 실패를 겪는다. 
    => 남방왕의 '칼'에 찔렸음.
  2. 핵 사건을 대충 흘려보낸 세계에 원한을 품은 그가 마카로프와 짜서 러시아를 움직여, 러시아가 미국 동부를 휘젓게 됨. 
    => 북방왕에게 '그의 나라'가 상당히 깊숙히 침략을 받음.
  3.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셰퍼드는 국제군사조직 태스크포스141을 창설하고 활약을 해서 세계적인 전쟁영웅이 되었으며, 미군의 지휘권도 얻었음.
    => 국제통합되어 있는 군사력을 다루면서 명성과 권좌를 얻음. (&이미 세계화가 진행된 시기)
  4. 갑자기 그가 자신을 지지해주던 주요세력에 대해 배신을 하고 도륙함.
    => 돌연 독재자 같은 행동으로 자신의 흑심을 드러냄.
  5. 러시아의 기습침공은 패배로 끝남. 반면에 셰퍼드를 따라서 아프간에 대규모로 미 육군, 공군이 전개됨. (cave미션에서 한눈팔면 보이는 광경)  
    => 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들 대전쟁 혹은 대환란의 암시.


어쩐지 상당히 닮았다고 생각된다. 
특히 셰퍼드를 '적그리스도' 역할에 놓고 볼 때 상당한 연관성이 판단되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게다가 작중 끝나갈 무렵에 프라이스는 소프에게, 세상이 끝날 무렵의 인간다수의 정신에 관해서 운을 놓기도 한다.

이쯤되면 종말론의 냄새를 느끼는 것도 근거가 있지 않은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 사고가 맞다면 추후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모던 워페어3의 시나리오 방향도 예측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마지막에 소프가 날린 검이 셰퍼드의 왼쪽 눈에 박히면서 모던 워피어2의 끝을 맺는다는 점은 이러한 관찰에 대해서 난해한 의문으로 남게된다. 물론 셰퍼드가 안대를 두르고는 차기작에 재등장 할 수도 있겠으나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밖에 답할 수 없겠다. 심지어 마카로프나 혹은 다른 누군가가 적그리스도 역일 수도 있고, 혹은 이 사고 자체가 틀렸을 가능성 또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섀퍼드가 영웅인 것은 변함이 없고, 당연히 그의 추종자는 서방에 상당수 남아있을 것이며 미국과 러시아는 전쟁을 벌일 것 같은 전개이기에 정말로 차기작에서 세계대전이 난다는 의견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이 예측이 맞다면, 다음은 과연 이 게임의 구세주역은 누구인가가 포인트가 될 것이다. 
물론 게임속 이야기일 뿐이니 그리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잘 된 이야기를 보면 나름대로 감상이 있듯이 생각도 사람 나름대로인 것이다. 그 편이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역시 서양사람들의 이야기 모티브가 유럽신화 아니면 바이블 관련의 둘 중 하나에 치우쳐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것을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 또한 감탄스러우면서 동시에 부럽다. 본인 또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한 개인으로서 이런 흥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비록 게임 자체는 일부 고증이나 배경설정 및 내용전개에 있어서 꽤나 상당한 오류를 갖고있기도 하나, 그래도 여러 반응을 볼 때 이 작품은 한편의 잘 만든 가상적 이야기임에 틀림없음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