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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 7화 감상

2014. 11. 21. 03:30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도 이제 방영분량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이야기가 점점 심화되면서 그동안 숨어있었던 갖가지 진상에 더욱 접근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만, 이전에 다 해결된 것 같았던 문제들도 역시나 현재진행중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작중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여태껏 계속되고 있는 개그가 남발하는 일상의 이야기와 용자로서의 심각한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복선을 쌓아가는 현 전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관점이 있겠습니다만, 와시오 스미의 이야기부터 죽 지켜봐왔던 팬에게만큼은 흥미진진한 전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1. 용자들의 휴가

 

 

7화는 대략 해안온천휴양지에서 펼쳐지는 용자들의 휴식 이야기였습니다. 온천합숙 에피소드라는 특성상 서비스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부자연스런 증기와 빛의 산란을 활용한 철저한 규제로 인해서 일부 신사들이 좋아할 만한 화면은 거의 보이지 않더군요. 여하튼 대사측이 제공해준 휴가를 통해서 그동안의 우정을 확인하며 다시금 결속력을 다지는 용자부 일동이었습니다.

 

전회에서 용자의 직무를 마치고 용자부의 일원으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고 다짐한 카린도 완전히 동료이자 친구로서 일행에 녹아든 모습인데, 시청하는 입장에서는 참 훈훈한 장면들이었습니다. 각 주연들의 캐릭터성도 다시 한 번 재조명해주면서 제법 재미있는 장면들도 많았는데, 이런 부분도 이 애니메이션의 소소한 즐길거리 중 하나 같더군요. 특히 이번에도 토고 혼자서 별의별 속성들을 독식하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여전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츠키라든지, 맛을 느낄 수 없으면서도 분위기를 살리고자 애쓰는 기색이 역력한 유우나 등은 안타깝더군요. 용자로 변신하면 토고의 다리 같은 장애는 커버가 된다지만, 만개마다 장애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런 점이 오히려 더욱 불쌍해지지요. 때문에 화기애애한 이벤트임에도 불온한 분위기가 영 가시질 않고 오히려 누적되는 느낌이랄까요, 캐릭터들의 웃는 얼굴을 볼 때마다 오히려 불길한 느낌이 배가되니 아이러니합니다.

 

이런 점은 이 이야기의 강점이라고도 생각되는데, 직접적인 장면 및 언급으로 암울함을 바로 말해줬던 마도카 마기카 등과 달리, 오직 간접적인 분위기만을 보여줌으로써 미지의 전개만으로 서서히 심리를 조여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묘사가 상당히 노련하게 느껴집니다. 마치 동양식 공포물의 전달방식 특성과 쏙 빼닮았지요.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이 방향의 수준만큼은 근래 심야방영애니 중에서도 단연 으뜸에 속합니다.

 

 

2. 끝나지 않은 싸움

 

 

회기애애한 분위기에도 끊임없이 불길한 느낌을 풍겨대던 분위기 그대로, 역시나 용자들의 시련은 현재진행형이었습니다. 작중에서도 토고가 버텍스가 성좌를 본딴 것이라면, 황도12궁에 대입된 12성좌 말고도 더 있지 않을까 언급했지요. 실제로 성좌는 기본적으로 88개나 있으니 이들이 다 버텍스로 오면 그야말로 난리가 날 터이고, 이는 현지 팬들도 우려하던 전개지요. 전회 감상에서도 썼듯이 설정상으로도 외적이 남아있으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가능했습니다. 

 

그리고 7화의 엔딩이 흐른 후 C파트에서 그렇게 우려하던 일이 일어났지요. 대사로부터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는 메시지와 함께 다시금 용자부에 전달된 용자 시스템을 통해서 말입니다. 더욱이 다음편 예고에서 경악한 듯이 말하는 목소리는 더욱 암울한 전개를 예상케 만듭니다. 분명 현재의 용자들은 강하지만, 강함의 대가 역시 너무나도 크니까요. 패배하면 당연히, 승리해도 역시나 고된 미래가 준비되어 있을 뿐입니다. 

 

사실 대사가 제공해주었다는 휴가도 처음부터 불길한 느낌이 강했는데, 이는 이미 와시오 스미의 전일담에서 대사가 곧 희생될 용자들에게 상냥히 대해주었다는 기록이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최후의 만찬과 같은 이벤트 같다는 것이지요. 물론 시청자 입장에서 아직까지 사실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으나, 마침 유우나와 토고의 대화에서 신수 역시 버텍스와 모종의 관계가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암시도 제시되고 있는 등, 이대로는 대사 손바닥 위에게 놀아날 수밖에 없어 보이기에 수상하고 불편한 감각을 떨칠 수 없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3. 용자를 따르는 정령의 수

 

 

이미 이전 감상문부터 써왔습니다만 본격적인 시련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어찌보면 전형적인 이야기의 전환이 7화에서 비로소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C파트의 대사로부터 온 메시지 및 돌아온 용자 시스템을 통해 밝혀진 것은, 우선 적이 12체만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사는 또 진실을 숨기는 듯한 모습이지요. 

 

한편, 새로운 적의 존재만큼이나 중요한 설정이 하나 더 밝혀졌는데, 바로 후우에게 정령이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만개를 거듭할수록 용자의 레벨이 올라간다는 설정을 고려하면, 이 장면을 통해서 레벨에 따라 신수의 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정령을 더 많이 깃들게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즉, 정령의 숫자가 현재 레벨이 되는 셈입니다.

 

여기서 정령을 셋이나 가졌던 토고의 비밀이 풀립니다. 스미였을 때 이미 만개를 거듭했음이 확실시되는 그녀였습니다만, 비로소 확정이 된 것이지요. 스미는 세토대교에서의 결전 때 만개를 2번 이뤘던 것입니다. 유우나와 함께 12체의 버텍스에 대항해 싸울 때 토고는 이미 레벨3이었다는 소리이니 용자부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줄만도 했지요.

 

토고가 만개를 2번 경험했다는 것은 이미 현지 팬들에 의해 예상이 되고 있었던 건입니다만, 양 다리의 장애가 만개의 후유증이라면 어쨌든 2번의 케이스가 있어야 했지요. 단, 이번에 만개횟수가 확실해지면서 토고의 기억상실은 만개의 후유증과 무관하다는 주장 또한 유력해졌습니다. 물론 이전에는 만개의 후유증이 더 심했다든가 혹은 단순히 부상의 일종일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기억상실의 범인이라고 할까, 원인은 따로 있다는 예상에도 더욱 힘이 실리게 된 셈입니다.

 

 

4. 와시오 스미와 토고 미모리의 연결점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계속해서 확실해지고 있는 토고 미모리의 정체도, 드디어 작중에서 직접적인 단서가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제시된 단서는 전일담 7화와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결정적이기에 전일담부터 봐온 팬들에게는 짧은 언급만으로도 반가울 따름인데, 이는 상술한 정령의 숫자와도 함께 얽혀서 토고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줄만한 주요요소로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토고가 계속해서 머리에 매고 있는 단 하나의 리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팬들은 이미 그 리본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습니다. 물론 확실하게 그렇다고 나온 것은 아니었으나 기정사실이었지요. 전일담 7화에서 스미에게 자신이 계속 스미 곁에 있다는 상징으로서 리본을 건네주고 싸움이 끝나면 어울리는지 봐주겠다고 했던, 마지막 결전까지 함께 버텍스에 대항해 싸웠던 스미의 동료 노기 소노코 말입니다.

 

전일담 8화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확실치는 않으나 아마도 희생된 것으로 예상되는 소노코는 당시 스미의 가장 소중한 파트너였고, 그런 그녀가 있었기에 스미는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기억을 잃은 토고지만, 소노코가 자신의 소중한 존재였다는 그 느낌만큼은 이전에 소노코가 자신처럼 여기라며 주었던 리본을 통해 계속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꽤나 찡한 느낌이 있습니다. 기이하게도 그 장면에서 유우나가 토고의 머리카락을 묶어준 형태가 또 소노코의 그것과 비슷하더군요.

 

더불어서 여관에서 보여준 토고의 식사예절도 또한 미미한 암시가 됩니다만, 기억을 상실해도 뇌영역의 특성상 몸에 밴 습관은 상당부분 잔존한다고 하지요. 스미가 명문가인 와시오 가문의 자제였음을 생각하면 그런 예법은 납득할만합니다. 그러고 보면 토고가 아가씨 캐릭터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언급되었지요. 1화에 살짝 대문이 비쳤던 그녀의 집도 꽤나 커다란 저택으로 보였는데, 비록 성명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좋은 집안에 와서 자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개인적인 사족을 덧붙이자면, 전일담에서 노기 소노코가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기에 이번 7화에서 리본으로나마 그녀에 관한 단서가 나와서 참으로 반갑더군요. 본디 스미와 소노코가 잘 어울리는 구도이기도 했으니 심정적으로 소노코가 무사히 살아남아 재회한다면 참 감동적일 것 같습니다만, 그저 희망사항인 이야기일 뿐이려나요. 오히려 이대로 가다간 토고도 희생될 것 같은 분위기다보니 매 에피소드마다 괜시리 조마조마한 감각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찌 보면 이런 것도 일종의 기대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만큼 다음 화도 계속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