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포 시리즈의 시작점과 그 귀환을 그렸던 다카포3로부터 그 후속작, 다카포3 플래티나 파트너가 2014년 4월 발매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주연들이 전생한 후의 하츠네 섬이 주요무대로서, 다카포3의 에필로그로부터 1달이 지난 2072년 5월을 배경으로 하여 이야기가 시작되며, 과거 런던에서의 인연을 다시 한번 미래에서 새로이 자아내게 됩니다.
전작인 D.C.Ⅲ에서는 다카포 세계관의 시작점에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비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사쿠라를 그리며, 그동안 계속되어 왔던 사쿠라 중심의 다카포 세계관을 시작과 끝이 연결되는 형태로서 매듭지어냈습니다. 그렇기에 그 후속작인 D.C.Ⅲ P.P.는 이야기의 중심축을 사쿠라로부터 옮겨, 순수하게 과거의 런던으로부터 근미래의 하츠네섬으로 전생한 이들이 중심이 되는 이야기, 즉 다시 태어난 시작점의 인물들이 다시금 개별적으로 개척해나가는 미래에의 가능성을 그려내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다카포의 한 사이클을 시작시키고 전생을 통해 다시 끝낸 주연들, 키요타카, 릿카, 히메노, 샤를, 아오이는 이제 D.C.Ⅲ P.P.를 통해 키요타카 일행들은 다시 한 번 그 앞에 열려있는 무한한 가능성들을 향해 계속 운명의 가지를 뻗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1. 모리조노 릿카
키요타카와 릿카가 하츠네 섬에서 다시 맺어지는 미래는, 두 사람의 전생과 마법에 관한 기억이 지지 않는 벚나무의 문제와 엉켜서 그들의 장래에 심각한 장애로 작용하여 해결에 고심하는 이야기입니다.
신문부 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요타카는 학원 문화제를 기점으로 한 사람의 히로인을 연인으로서 선택하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릿카가 그 히로인이 됩니다. 고백은 릿카의 혼란 때문에 비록 미수로 끝나지만, 사실상 연인이나 다름없어진 두 사람은 이후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릿카는 신문부원 중에서 가장 먼저 전세를 기억해낸 사람인 동시에 전세에서 대마법사였던 이답게, 전생 후에도 남아있는 기억을 통해 마법을 계속 연구, 전생한 주연들 중 유일하게 다시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상태에 이르러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주연들은 어째서인지 마법에 대해 별 매력을 못느끼고 있습니다만, 릿카는 키요타카에게 자신의 마법수련의 성과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한편 키요타카는 최근 들어 섬에 기묘한 사건들이 빈번해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 신문부가 학원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취재한 후 릿카가 부원들에게 기묘한 사건들에 대한 조사도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우연스럽게 진상에 다가가기 시작합니다. 키요타카와 릿카가 함께 조사를 하는 중 '정의의 마법사'라고 자칭하는 10살가량의 소녀로부터 질책을 받으며 섬의 사건이 그들에게 있다는 말을 듣게 된 것입니다.
그 말을 들은 다음날부터 릿카의 거동이 이상해져 키요타카를 피하는 등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이틀이 지나자 다시 원래대로 키요타카와 애정행각을 벌이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릿카만은 키요타카나 다른 히로인들과 달리 전세의 기억을 루프하던 기간 이후의 미래까지 어느 정도 보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키요타카와 릿카가 처음 동침한 다음날, 릿카는 전세는 물론 그에 관련된 모든 기억, 인물들을 완전히 잊어버린 채로 학교에 나타납니다. 그때에서야 키요타카는 여러가지 정황을 통해 섬의 기묘한 사건이나 릿카의 기억상실에 마법이 연관되었음을 추론하고, 이전에 자신들에게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던 '정의의 마법사'를 찾아나섭니다.
사쿠라를 만나 이야기하던 도중 탐정사무소 지인으로부터 미즈코시 병원에서 소녀를 목격했다는 정보를 얻어 겨우 만나는데 성공합니다. 아는 사람의 문병을 와있었다는 그 '정의의 마법사'와 상담을 하면서 릿카가 섬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연관되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안 키요타카는, 사고가 계속되는 것을 막기위해 릿카가 스스로 기억을 소거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소녀로부터 조언을 들은 끝에 키요타카는 릿카의 기억소거마법을 해제하는 단서가 될만한 정보를 쫓아 마법까지 사용한 끝에 릿카가 쓰고있던 일기를 찾아냅니다.
일기에는 릿카가 어떤 마음으로 기억을 지웠는지, 그리고 사건의 진상이 무엇인지 적혀있었고, 그때까지도 키요타카에 대한 애정에 미련을 갖고 있었던 릿카의 마음을 본 키요타카는 감동하며 각오를 굳힙니다. 그 후, 스기나미의 힘을 빌려 릿카와 둘만의 자리를 갖게 된 키요타카는 정식으로 고백을 감행하고 기적을 일으킵니다. 릿카가 키요타카로부터 다시 듣고 싶었던 전세에서의 고백이자 기억소거마법 해제의 키워드 그대로, 다시 고백을 해냅니다.
물론 기억을 되찾은 릿카는 하츠네 섬을 위해, 지지 않는 벚나무의 비극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원인인 자신의 마법능력을 없애는 방법으로서 다시 기억을 소거하려고 합니다만 그런 그녀를 키요타카가 제지합니다. 릿카가 가장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었기에, 키요타카는 그 사실을 주지시키려고 한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의 힘, 즉 마음의 힘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것이 사랑이기에 사랑을 시작한 마법사는 같은 마음의 힘인 마력을 잠식당해 이윽고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었습니다.
그때에서야 릿카도 자신의 실수를 깨닫게 됩니다. 서로 푹 빠져있었던 두 사람은 처음부터 고뇌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저 서로 깊이 사랑하고 있는 것만으로 마력은 사라지고, 섬의 기묘한 사건도 잦아들게 될 테니까요. 그리하여 릿카는 방침을 바꿔 다시 키요타카와 깊은 관계가 되고, 그렇게 정식의 연인사이가 된 두 사람이 앞으로도 죽 함께 해나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사쿠라가 태어난 세계관은, 루프가 끝난 1950년대의 런던에서 최종적으로 키요타가와 릿카가 맺어졌음을 전제로 합니다. 즉, D.C.Ⅲ P.P.의 세계는 키요타카와 릿카가 맺어지고 하츠네 섬으로 이주한 이후로부터 계속 흘러온 미래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핏줄은 사쿠라로 이어져, 이윽고 지지 않는 벚나무의 기적으로 태어난 사쿠라의 아들 요시유키와, 이 미래에서 등장하는 새 정의의 마법사, 즉 요시유키와 오토메의 딸에게까지 이어집니다.
그런 미래에서 전생을 이룬 두 사람이 다시금 맺어지는 가능성, 100여년 전 맺어져 함께 살아갔던 이들이 다시 태어난 삶에서도 또 서로에게 이끌려 함께하게 되는 기적의 미래가 펼쳐집니다. 그 과정에서 마법이 소소한 문제가 되었지만, 언제나 그랬듯 가장 강력한 마음인 사랑 앞에서 같은 마음의 힘을 근원으로 하는 마법은 적이 되지 못되고, 두 사람은 시련을 넘어 언제까지나 함께합니다. 그렇게 100년 넘는 사랑을 생사마저 넘어 계속 이어나가게 되는 가능성이 바로 릿카 루트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전생의 인연과 마법의 존재가 중요한 설정으로 작용하는 히로인은 릿카와 히메노, 아오이 뿐인데, 그 중에서도 지지않는 벚나무의 특성이나 전작주연의 혈연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이야기가 진행되는 히로인은 릿카가 유일합니다. 다른 가능성, 특히 히메노나 아오이와 맺어지는 가능성에서 보이는 불분명한 점들 또한 릿카의 이야기에서 확실해지는 감이 있습니다. 여기에 키요타카와의 사랑 또한 런던편의 루프가 끝난 후 순행된 시간으로부터 단절 없이 하츠네 섬까지 계속해서 이어지게 되는 정사로부터의 히로인이 바로 릿카이기에, 그런 그녀와 키요타카가 다시 맺어지는 이 이야기가 결국은 가장 공식 엔딩에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 릿카 루트에서의 설정 이야기
릿카 루트는 다카포 시리즈의 주요설정을 관통하고 있는 루트인 동시에 간접적으로 히메노 및 아오이 루트에 숨어있는 진상을 밝혀주는 동시에 다카포 시리즈의 주요설정들을 관통하는 일종의 해답편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다른 루트에서는 알 수 없는 설정들이 드러나게 되는데, 크게는 주연들의 전생과 지지 않는 벚나무의 관계에 관한 설정과 전작 주인공들의 혈연이기도 한 '정의의 마법사'의 현황에 관한 설정의 두 범주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 주연들의 전생과 지지 않는 벚나무의 관계
주연들이 런던편에서 이루어낸 전생은, 오직 사쿠라와 함께 다같이 꽃놀이를 한다는 목적만을 위해서, 루프하던 시기에 관한 기억과 함께 그들의 정신 및 육체를 죽은 후에도 계속해서 지지 않는 벚나무에 묶여있도록 해놓고 그것을 바탕으로 적절한 시기가 되자 해당인물들을 다시금 세상에 태어나게 한 마법적 작용입니다. 즉, 작중에서 릿카가 파악했던 대로, 키요타카와 히로인들은 지지 않는 벚나무의 마법을 통해 정신과 몸 모두 전세의 자신과 완전히 일치하는 동일인물로서 미래에 재탄생한 것입니다.
전생의 주연들과 다시 태어난 주연들을 구분하는 것은 경험의 차이, 즉 그들이 갖고 있는 기억 뿐입니다. 단, 루프하던 시기의 기억은 벚나무를 통해 주연들에게 전달되었고, 하츠네섬에 그 벚나무를 처음 심은 장본인인 릿카의 경우 그 특별한 관계로 인해 그녀로부터 나무에 스며든 루프 이후의 기억 또한 전해졌지요. 다만 기억이 다르더라도, 기본적으로 동일존재이기 때문에 전생과 비슷한 성향을 지닐 수밖에 없었고 바로 이 점 때문에 릿카 루트에서 키요타카가 100년전의 고백을 재현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 같은 이유로 주연들은 마음만 먹는다면 전생처럼 마법사가 될 수 있습니다. 릿카 루트에서 릿카뿐 아니라 키요타카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한편, 지지 않는 벚나무의 마법적 작용에 의해 전생할 수 있었기에 주연들의 존재는 지지 않는 벚나무의 마법에 크게 의존합니다. D.C.II의 요시유키와 유사하게, 주연들의 신체는 각자가 지지 않는 벚나무의 화신으로서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의 생명 자체는 정상적으로 태어났던 것이기에 요시유키처럼 행동범위까지 제한될 정도는 아닙니다만, 최소한 지지 않는 벚나무가 살아있어야만 전생한 주연들은 그 존재를 세계에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들이 벚나무의 화신이라는 점 때문에, 전생한 주연들이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곧장 벚나무의 원래 기능과 연동되게 됩니다. 전작에서 결함 때문에 말썽이 되었던 소원을 이루는 기능 말이지요. 다행히도 전생한 주연들은 무의식적으로 그 기능의 위험을 느껴서 마법에 대한 거부감을 갖게 되어 위기를 회피했습니다만, 전생이 대마법사였던 릿카는 그 정도의 거부감은 쉽게 극복하고 마법에 각성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릿카 루트나 히메노 루트의 말썽을 일으키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D.C.Ⅲ P.P.에서 일어나는 기묘한 사건들의 진상입니다.
덧붙여서, 상술한 바와 같이 주연들의 전생은 오직 D.C.Ⅲ 에필로그에서 했던 꽃놀이를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작중에서의 표현대로 그때의 꽃놀이를 기점으로 주연들의 미래에서의 존재의의가 완수되었음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서 그들의 다카포가 완결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전생에서는 마법사였던 이들이 마법과 상관없는 생을 살아간다는 결말도 이 점을 반영합니다. 결국 D.C.Ⅲ P.P.는, 이렇게 비록 전생과 동일인물이기는 하나 그 동일인물로서의 존재이유가 사라진 주연들이 제각기 기존 다카포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자신들만의 길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로써 다카포 시리즈에서 키요타카와 그 일행이 중심이 된 이야기는 일단락되는 것입니다.
● '정의의 마법사'의 현황
전생에서 키요타카는 히메노를 '정의의 마법사'의 숙명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만 D.C.II에서 오토메가 '정의의 마법사'를 계승한 상태임을 보면 그 시도는 실패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욱이 작중에서 히메노가 자신이라면 그 역할을 계승시키지 않기 위해 일부러 자식을 낳지 않고 대를 끊었을 것이라 말한 것을 감안하면, '정의의 마법사'는 직계가 끊겼음에도 분가출신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되며 오토메의 모계, 즉 아사쿠라 유키 역시 그러한 분가 출신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비록 히메노는 전생하면서 '정의의 마법사'의 숙명에서 해방되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정의의 마법사'를 계승하는 사람은 대가 지날 때마다 계속해서 나타나게 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작중에서 확언되는 것은 아닙니다만, 정황을 보면 D.C.II의 세대에서 오토메는 요시유키와 결혼을 하여 딸을 낳았고, 그녀의 어머니를 포함한 선대의 '정의의 마법사'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을 할수록 마력이 줄어드는 탓에 그 힘의 제어가 불완전해져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는 문제에 봉착, 몸이 많이 망가진 상태에서 자신의 딸에게 '정의의 마법사'를 계승시키고 있는 중으로 판단됩니다. 릿카 루트에서 사쿠라 및 '정의의 마법사'의 견습을 자칭하는 소녀가 서로를 아주 가까운 관계인 것처럼 언급하려는 모습이나, 그 소녀의 병문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상황의 파악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D.C.Ⅲ P.P.의 시점까지는 어떻게 연명하고 있는 듯하지만, 해당 팬들에게는 안타깝게도, 결국 오토메도 단명의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2. 요시노 샤를
키요타카와 샤를이 하츠네 섬에서 맺어지는 미래는, 전생의 기억을 이어받아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의 삶을 더더욱 충실하게 가꾸어 가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신문부 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요타카는 학원 문화제를 기점으로 한 사람의 히로인을 연인으로서 선택하기로 결심하고 고백을 감행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샤를이 그 히로인이 됩니다. 그리하여 문화제의 막바지에 캠프파이어와 포크댄스가 진행되고 있을 때, 키요타카와 샤를은 사촌의 관계에서 벗어나 연인관계가 됩니다. 물론 다른 히로인들 역시 키요타카의 선택을 따라주는 분위기입니다.
그렇게 키요타카와 샤를이 연인관계가 되고 1개월째인 어느 날, 변함없이 연인관계를 즐기며 처음 동침을 한다거나 크리스마스선물에 대해 생각한다거나 데이트를 하거나 하며 계속 진도를 나가는 두 사람입니다만, 그러는 와중에 키요타카네 반 위원장인 유키무라 스모모가 크리스마스 이브의 이벤트로서 고아원에서 인형극을 하는 것을 알게된 샤를은 키요타카에게 부탁하여 함께 그 일을 돕기로 합니다.
카자미 학원에는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축제도 있기 때문에 키요타카와 샤를은 양쪽을 다 준비하게 되면서 바쁜 나날과 우여곡절을 겪습니다. 특히 스모모가 가져온 대본을 보게된 두 사람은, 그 이야기에 전생의 샤를과 그녀의 동생 에트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랍니다. 바로 D.C.II에서 안즈가 썼던 그 대본의 이야기말이지요. 이 일로 샤를은 전생의 자신과 대면하면서 더더욱 인형극 준비에 마음을 쏟게 됩니다.
인형극의 준비는 생각한 것보다 바빠서 가뜩이나 크리스마스 파티 준비도 해야하는지라 손이 부족한 사태에 빠지나, 곧 릿카, 히메노, 사라, 아오이, 미코토, 스기나미에게도 계속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예정일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맞추는데 성공합니다. 물론 크리스마스 파티도 순조롭게 준비되어 당일까지 모두가 축제를 즐기면서 연극의 최종준비까지 다 마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고아원에서 그 날의 산타클로스가 된 샤를과 함께, 그녀의 마음을 담은 인형극이 시작되어 그때까지의 정성에 걸맞게 대성공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벤트의 성공을 자축하고 모두와 헤어져 돌아온 키요타카와 샤를은 다시 한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후 마침 내리기 시작한 눈을 보고 밖으로 나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으며 앞으로도 죽 함께 살아갈 것을 생각하며 이야기를 끝맺게 됩니다.
전생의 샤를은 동생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짓눌려있으면서도 계속 밝은 태도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었고, 결국 키요타카와의 협력으로 슬픈 기억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미래에서 키요타카와 사촌관계로서 전생한 후에도 샤를은 전생의 모든 기억들을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계승하여 그 시대를 살아가는 자신의 인생관점에서 힘껏 최선을 다해 미래로 나아갑니다.
전생에서 샤를의 마법사로서의 삶이 손녀 아이시아에게로 이어졌다면, 다시 태어난 그녀는 마법사가 아닌 보통의 인간으로서 전생의 자신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어디까지나 선의로 자신만의 행복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까지 희망을 주고자 하는 그 모습은 마치 크리스마스에 찾아온다고 하는 산타클로스의 이미지에 딱 알맞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한 인간상이야말로 샤를만이 지닌 매력인 것이겠지요.
※ 샤를 루트에서의 설정 이야기
D.C.II에서 안즈가 썼던 연극대본의, 어떻게 봐도 샤를의 전생이 모티브가 된 것 같은 그 내용이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에 관하여 이번 D.C.Ⅲ P.P.의 샤를 루트에서 비로소 언급되는데 역시나 지지 않는 벚나무가 원인이었습니다. 즉, 런던편의 루프 때 주연들이 지지 않는 벚나무에 저장시켜놓았던 기억이 우연찮게도 안즈에게 조금 전달되었다는 것입니다. 전작에서 나왔듯, 대본을 쓸 당시의 안즈는 지지 않는 벚나무의 소원을 들어주는 마법에 영향을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아마도 그 마법이 적용되는 사이에 벚나무에 들어있던 기억의 일부도 섞여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3. 카츠라기 히메노
키요타카와 히메노가 하츠네 섬에서 맺어지는 미래는, 마법에 의한 해프닝을 계기로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하고 맺어지는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문부 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요타카는 전생과 관련된 장소인 런던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면서 같이 있었던 한 사람의 히로인과 급속도로 관계가 진전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히메노가 그 히로인이 됩니다. 어릴 때부터 남매처럼 자랐던 소꿉친구 관계에서 소꿉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거리까지 좁혀진 것이지요.
그 후로 서로에게 끌리며 의식하는 두 사람에게 어느덧 크리스마스 파티 축제가 다가옵니다. 열심히 준비한 끝에 절찬리에 진행되는 크리스마스 파티였지만, 바쁜 나머지 계속 키요타카와 둘끼리 보낼 시간이 나지 않는지라 히메노는 언짢은 모습을 보입니다. 그러다가 클래스메이트들이 신경을 써줘서 드디어 축제 마지막 날 키요타카와 히메노는 같이 보낼 시간을 갖게 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키요타카에게 분명한 호의를 안고 있었던 히메노는 더욱 더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다고 강하게 바라게 됩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지 크리스마스 파티가 끝난 다음날, 잠에서 깬 키요타카와 히메노는 뭔가 이상한 상황 속에서 서로의 몸이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아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어느 틈에 각자의 정신이 각자의 몸에 뒤바뀌어 들어가버린 것입니다.
일단 서로의 상황을 인식한 두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이 사실을 숨긴 채 원래대로 돌아갈 방법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한 우여곡절 속에서 우연히 공식신문부의 동료들과 조우하게 되기도 하는데, 일단 서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연기를 하는 것으로 넘깁니디만 어색한 것은 당연해서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등 때 아닌 고생을 합니다.
두 사람은 도중에 만난 릿카에게도 사실을 숨긴 채, 결국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한 최종수단으로 마법에 자세한 사쿠라와 상담을 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그녀로부터 원인에 대한 예상을 듣게 되는데, 즉 지지 않는 벚나무에 아주 조금 남아있던 마력이 이 사태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해결책으로서 사쿠라의 생각에 의하면 서로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기 위해 두 사람이 지금 이상의 깊은 관계가 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이미 서로 좋아하고 있었던 키요타카와 히메노는 이 일을 계기로 고백하고 그대로 동침까지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두 사람의 정신은 원래의 몸으로 돌아갑니다. 그후 다시금 마음을 재확인한 두 사람은 드이어 연인이 되어 앞으로도 함께 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날이 지나 신년 첫날 새벽 첫참배로 데이트를 온 두 사람은 일출을 보며 자신들이 연인이 된 것을 공식신문부 동료들에게 알릴 것과 함께, 앞으로도 둘이서 서로 사랑해갈 것을 다짐하며 이야기를 끝내게 됩니다.
D.C.Ⅲ에서 히메노는 이른바'정의의 마법사'라는 역할과 관련되어 전작의 설정과 중요한 연관점을 갖고 있었습니다만, 전생한 후에는 그런 무거운 설정에서 벗어나 순수하게 키요타카와 소꿉친구로서 관계를 쌓아나갑니다. 애초에 전생에서 그녀가 계승한 '정의의 마법사'란 마법사 자신의 힘이 아니라 그 몸에 봉인해서 사용하게 되는 귀신의 힘이 원천이기에, 이미 다른 사람에게로 대가 넘어간 미래에서는 그녀와 거의 관계가 없는 것이지요. 덕분에 D.C.Ⅲ P.P.에서 그녀는 전생에 있었던 진지한 뒷배경과는 상관없이 그저 키요타카를 좋아하는 심리만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마법적 배경과는 상관없이 키요타카와 함께 할 수 있는 생활이야말로 전생의 그녀가 바랐던 삶이기도 하니, 히메노를 지지 않는 벚나무를 통한 기적으로 전생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긍정적으로 마법의 덕을 본 히로인이라 지목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해프닝이긴 했지만 몸이 뒤바뀐 사고도 결과만 보면 긍정적입니다. 그녀 자신은 전생을 하면서 다카포 시리즈의 주요설정과 거리가 멀어져버렸지만, 릿카의 이야기에서만 완전히 소명되는 마법적 배경을 그녀 또한 은근히 뒤에 두고 있는 것이지요. 즉 이 이야기는 세계관에 여전히 마법의 설정이 작용하고 있음을, 히메노라는 소녀를 조명하면서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이야기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 히메노 루트에서의 설정 이야기
지지 않는 벚나무는 런던편의 주연들을 미래로 전생시켜놓는 기적을 위해 마력을 다 사용하고 있어서 더 이상 소원을 들어줄 수 없는 상태임이 릿카 루트에서 드러나므로, 히메노 루트에서 일어난 해프닝을 일으킨 존재 역시 그 벚나무가 아닙니다. 하지만 벚나무의 마법을 통해 전생한 이들의 신체는 벚나무의 화신이나 다름없는 존재로서 하츠네 섬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키요타카 일행 중 누구라도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각성한다면, 기능이 마비된 지지 않는 벚나무를 대신하여 멀쩡한 그 사람의 몸이 자신조차 모르게 멋대로 벚나무의 마법을 발하게 됩니다. 결국 히메노 루트에서도 마법을 연습해 점차 실력을 되찾아가고 있던 릿카야말로, 자각은 없었지만, 기묘한 사건을 일으킨 범인이었던 것이지요.
4. 루카와 사라
키요타카와 사라가 하츠네 섬에서 맺어지는 미래는, 마법이나 전생과 같은 숨겨진 배경과는 별개로 어디까지나 현재를 살아가는 두 사람의 가능성을 그린 희망찬 이야기입니다.
신문부 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요타카는 전생과 관련된 장소인 런던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면서 같이 있었던 한 사람의 히로인과 급속도로 관계가 진전되고 마침내 그녀에게 고백하기로 결심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사라가 그 히로인이 됩니다. 런던에서 돌아온 직후, 지지 않는 벚나무의 앞에서 고백이 이루어지고 두 사람은 정식으로 연인관계가 됩니다.
연인관계가 된지 3개월이 지나 12월에 접어들면서, 사라는 아버지로부터 도쿄에 돌아와 함께 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게 됩니다. 물론 키요타카와 막 사귀기 시작한 상황이기도 하고 공식신문부나 학교의 지인들과 헤어지는 것도 싫었던 사라는 갑작스런 상황에 흔들리며, 키요타카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둘이서 처음으로 동심하기도 하고 신문부 동료들에게 그들의 관계를 인정받기도 하며 크리스마스 파티 축제 등을 거쳐 신혼부부처럼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면서 점차 마음을 다잡은 사라는 마침내 키요타카와 함께 아버지를 설득하기로 결심합니다.
키요타카와 사라는 연말연시에 접어들어, 사라의 본가에 그녀의 아버지를 찾아가서 사라가 계속 하츠네 섬에 있는 것을 허락받으려 합니다. 처음에는 부자다운 호화고급맨션에 들어갈 때부터 분위기에 압도되는 키요타카였습니다만, 사라의 부모님은 두 사람을 상식이상으로 따뜻하게 환영해줍니다. 설득의 건에 있어서도 어찌된 일인지 아버지는 딸이 도쿄에 돌아오지 않고 카자미 학원을 계속 다녀도 괜찮다며 흔쾌히 답합니다. 그런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키요타카는 다음날 혼자 사라의 아버지에게 이유를 묻게 되고, 거기서 사라의 아버지가 불치병을 앓고 있어 수명이 몇 개월밖에 남지 않은 상태임이 밝혀집니다.
사라의 아버지는 일에 몰두해 딸과 함께 보내지 못했던 것, 그것 때문에 딸을 바람직한 부모로서 이끌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후회하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남은 여생이라도 딸과 같이 보내려고 한 것이었지만, 키요타카와 함께 있는 사라를 보면서 이미 자신이 해주지 못한 것을 키요타카를 통해 얻었음을 깨달았기에 만족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씨 여린 사라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기에 자신의 병세를 말해줄 생각 역시 없다면서, 아버지는 딸을 키요타카에게 부탁합니다.
이후 키요타카는 사라의 고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사라가 처한 현실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라의 아버지의 뜻과는 반대로, 그것이 사라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여 진실을 밝힙니다. 사실을 전해들은 사라는 반신반의하다가 곧 키요타카가 진실을 말하고 있음을, 그리고 아버지의 진의를 깨달아 오열합니다. 사라는 아버지의 마음을 위해 진실을 알고있음을 숨긴 채, 가족 및 키요타카와 함께 새해를 맞으며 단란한 시간을 가진 후 하츠네섬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라는 생각한 끝에 아버지의 딸을 걱정하는 마음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성장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부속학교 졸업식 파티 때 열리는 소프트볼부의 재학생 대 졸업생의 송별시합에 출장할 수 있도록 소프트부 부장에게 요청, 반 친구들의 격려와 부장 및 키요타카의 보조를 받으며 졸업식까지 3개월간 맹훈련한 결과, 선발멤버까지는 못되었지만 벤치멤버로서 지명받는데 성공합니다. 두 사람은 졸업식 파티까지 남은 시일 동안 화이트데이 등을 함께 보내며, 사라의 아버지에게 성과를 보여줄 날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다가온 송별시합의 날, 사라의 부모님도 와서 보고 있는 가운데 재학생 대 졸업생의 시합이 진행되고 어느덧 9회말 동점의 투 아웃 만루인 상황에서 드디어 사라의 차례가 옵니다. 안타깝게도 사라가 최선을 다해서 쳐낸 공은 2루수 앞 땅볼로 깨끗하게 아웃당해 끝나버립니다. 하지만 경기 직후 풀이 죽은 사라에게 아버지는 그녀의 노력을 칭찬해주면서 딸과 진실된 대화를 나누며 서로간에 쌓여있었던 하고 싶은 말들과 마음을 교환하고, 이제부터는 좀 더 사라와 교류할 시간을 갖겠다는 다짐과 함께 최후까지 치료에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을 사라와 약속합니다.
그로부터 2개월 정도 되어, 본교를 다니는 중인 키요타카와 사라는 5월 첫째주의 황금주간을 맞아 다시금 사라의 본가를 찾아갑니다. 거기서 사라의 아버지는 얼마전 가능성이 있다고 추천받았지만 내키지는 않았던 연명치료를 마침내 받기로 했다고 알려오고 사라는 기뻐합니다. 두 사람이 찾아온 이유도 그 치료를 받으라고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희망이 넘치는 가운데 아버지의 꿈이 키요타카와 사라 사이에서 태어나는 손자를 보는 것으로부터 결혼을 전제로 한 가족계획과 비슷한 대화까지 나오는 등 행복이 가득한 시간이 펼쳐지면서 이윽고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됩니다.
D.C.Ⅲ P.P.에서도 사라는 다카포 시리즈의 큰 흐름이나 설정과는 관계 없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진 히로인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때문에 얼핏 중요도가 낮다고 오해하기 쉬우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다른 조건들로부터 자유롭기에 더욱 특색있고 나름의 깊이를 지니는 캐릭터로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를 보면 전작과 유사하게 주인공이 히로인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이끌어주는 구도로서 밝은 학원청춘로맨스를 묘사하는 한편, 가족간의 갈등이 주된 소재가 되었던 전작과 달리 가족애라는 요소를 통해 히로인의 괄목할만한 성장과 감동적인 전개를 이루어내고 있으며, 이는 다른 루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사라만의 특징입니다.
그녀는 부잣집 아가씨이면서도 전혀 그러한 티를 내지 않으며, 월반할 정도로 천재이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잘난 티를 보이지 않고, 내면이 여린 전형적인 후배소녀의 캐릭터성을 지니고 있는 등, 엄청난 스펙과 대비되어 여자아이로서의 귀여움이 가장 강조되는 캐릭터입니다. 중심설정과의 연관성이 부족한 부분도 이러한 캐릭터성 및 자신의 특성이 살아있는 이야기 전개로 메꾸며 그녀만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공식루트에서 가장 멀어보이는 히로인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가득한 가운데 깔끔하게 맺어진 그녀의 이야기는 여전히 보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흐뭇하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으며 연애물이자 성장물로서 안정된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5. 히노모토 아오이
키요타카와 아오이가 하츠네 섬에서 맺어지는 미래는, 전생 및 그에 관련된 마법의 힘이 그들이 다시 태어난 시대에까지 소중한 이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운데서도 결코 포기치 않는 두 사람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신문부 부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 키요타카는 학원 문화제를 기점으로 한 사람의 히로인을 연인으로서 선택하기로 결심하고 고백을 감행합니다. 여기서는 당연히 아오이가 그 히로인이 됩니다. 그리하여 문화제가 끝나는 날 캠프파이어와 포크댄스가 진행되고 있을 때, 키요타카와 아오이는 정식의 연인이 됩니다. 물론 다른 히로인들 역시 키요타카의 선택에 수긍해준 것으로 보입니다.
연인이 되면서 키요타카와 아오이의 애정행각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만, 특히 병약한 몸을 가진 히로인답게 키요타카에게 간병을 받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나는데, 전세에서도 그랬듯 사실상 동거하게 되면서 부부관계나 다름없어집니다. 허나 그런 달콤한 기간도 잠시, 크리스마스 파티 후 처음 동침한 날을 기점으로 아오이의 병세가 심해지면서 상황은 급변합니다. 키요타카는 며칠을 같이 보내며 의사도 원인을 제대로 진단못하는 아오이의 병세가 초자연적인 원인에 있다는 것을 직감, 릿카와 상담하면서 확신을 얻게 됩니다. 전생의 숙명과 이어진 인과가 바로 그녀가 앓는 병의 정체라는 것을 말이지요.
즉, 런던에서 그녀가 벗어나려고 하다가 결국 실패한 죽음의 운명은 환생한 후에도 계속해서 그녀를 따라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생한 주연 중 유일하게 마법이 사용가능한 릿카는, 현 시점에서 그 운명으로부터 아오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전생의 과거와 완전히 결별시키는 방법 밖에 없다고 합니다. 허나 전생이 얽혀있는 과거와 완전히 결별한다는 것은 과거의 인연으로부터 전생한 주연들이 있는 공식신문부의 기억을 포함하여 전생과 연관된 모든 기억을 봉인하고 이후로도 관련된 사람과는 만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키요타카와도 영영 이별해야 하지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아픈 키요타카였지만 아오이를 구하기 위해 그는 결단을 내립니다. 릿카의 말을 엿들은 아오이 또한, 비록 죽더라도 키요타카와 같이 있고싶지만, 자신이 죽으면 키요타카와 신문부의 모두에게 슬픔이 될 것을 생각해 조용히 기억을 봉인하고 사는 길을 택합니다.
그렇게 릿카에게 기억을 봉인당하고 이제 모두와 떨어져 지내게 되는 아오이였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그런 것 정도로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던 것일까요. 바로 다음날, 두 사람은 처음 만났던 자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이 재회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사랑이라는 감정은 마법보다도 강력하다는 전제 그대로, 아오이는 다시 키요타카를 떠올려버려 기억의 봉인은 깨져버립니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잊을 수 없었고 고뇌한 끝에, 설령 죽게되더라도 끝까지 키요타카를 사랑하며 살아가겠다고 결의한 그녀를 키요타카가 받아들이면서 다시금 맺어지게 됩니다.
그리하여 얼마간의 기간이 지나간 후 비록 정식으로 결혼할 수 있는 나이는 아직 아니지만, 두 사람은 신문부가 지켜보는 가운데 실질적인 결혼식을 올립니다. 안타깝게도 그 짧은 기간 사이에마저 아오이의 병세는, 아직까지 목숨을 위협하는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몸져 눕는 빈도가 높아지고 증상도 무거워지는 등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만 그렇기에 두 사람은 더욱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암울한 운명 속에서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한정된 시간을 끝까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기로 결의한 채 이야기는 끝을 맺게 되는 것이지요.
D.C.Ⅲ에서 필사적으로 죽음의 운명을 피하려 마법을 사용한 결과 사쿠라와 같은 상황에 처해버렸던 과거의 아오이가 그 마법이 풀린 이후 어찌되었는지는 끝까지 언급되지 않습니다. 그 유명한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결국 운명대로 죽었을 수도 혹은 그야말로 무한소에 가까운 확률이지만 기적적으로 운명을 바꿨을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하지만 적어도 과거로부터 미래로 전생한 그녀에게는 잔혹한 운명이 변함없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결국 그녀는 과거에서도, 미래에서도 여전히 비극의 히로인인 것입니다.
태양과도 같은 분위기로 다른 사람의 기운까지 북돋아주는 노동소녀의 이미지와 병약속성이라는 대립되는 이미지를 함께 갖춘, 또 가벼운 부녀자 속성까지 포괄하는 참 재미있는 캐릭터인 동시에 죽음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 그 작은 몸에 짊어진 캐릭터라는 점에서 아오이는 이 작품의 히로인 중 가장 극적인 위치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극적인 대비는 이야기의 끝까지 유지되기에, D.C.Ⅲ P.P.에서, 그 관계가 결혼이라는 형태에까지 도달하여 웨딩드레스를 입는 히로인은 오직 아오이가 유일함에도, 이 마지막 장면의 순백의 웨딩드레스 차림과 앞으로 기다릴 결코 밝지만은 않을 운명이 서로 대비되면서 마지막까지 큰 여운을 남겨줍니다.
※ 아오이 루트에서의 설정 이야기
전생에서 히메노와 달리 아오이의 경우 자기자신의 운명 자체가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렇기에 그 운명에 얽매여있던 전세를 바탕으로 미래에 다시 태어날 때에도 그녀는 같은 운명을 타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작중에서 릿카는 그런 아오이의 생존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고찰을 하면서, 자신들이 전생하기는 했어도 전생한 생명체가 과거와 완전히 동일인물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만큼, 전생으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죽음의 운명 또한 다시 태어난 아오이에게는 그 작용에 한도가 있을지 모른다며 작게나마 희망을 남기려 노력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릿카 루트에서 밝혀지는 진상에 따르면 그 희망적 관측은 빗나간 것이 됩니다.
● 아오이의 운명에 관한 진상
릿카 루트에서 밝힌 바대로, 지지 않는 벚나무의 기적을 통해 이루어진 전생은 윤회전생과 같은 개념과는 성질이 전혀 다릅니다. 마법을 통해서 전생의 정신과 육체의 정수를 그대로 유지한 채 다시 태어났기에 기억만 제외하면 완전히 동일인물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이는 죽음의 운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나 릿카 이외의 루트에서는 '정의의 마법사'와 만나지 못하기에, 릿카마저도 이러한 진상에는 도달할 수 없었고 제대로 된 결론을 도출할 수도 없었겠지요.
어차피 진상을 알았다 하더라도 D.C.Ⅲ P.P.의 시점에서 아오이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의 마법사'의 숙명도 아직 극복못한 것이 그 시대의 현실인데다가 전생의 기억을 제외하면 주연들이 마법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가엾게도, 아오이는 어떤 루트로 진행해도 단명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러니하지만 아오이 루트에서는 이런 잔혹한 진상을 일부 몰랐었기에 오히려 키요타카와 아오이가 조그만 희망을 계속 마음에 안고 있을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명확한 공식 루트를 통해 이야기가 정리되었던 D.C.II 및 D.C.Ⅲ와 달리 이번 D.C.Ⅲ P.P.는 히로인에 따라 이야기가 완전히 개별적으로 산개되어 끝나게 됩니다. 이 점에서는 가장 처음 발매되었던 D.C.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물론 루트마다 드러나는 설정의 양 및 전작 세계관과의 연결성에 차이가 있고 그런 점에서는 릿카 루트의 중요도가 가장 높다 할 수 있겠으나, D.C.에서의 전례도 있는 이상 공식루트의 섣부른 예단은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루트 진행 순서는 사라, 샤를, 히메노, 아오이, 릿카 순입니다. 이 순서대로 진행하여 엔딩을 볼 경우 전작을 이어 이번 작품에서 설정된 전생이나 마법의 작용이 점차 자세하게 드러나다가, 최종적으로 릿카 루트에서 이전에 공략한 각 루트의 숨겨져 있던 진실이 대부분 드러나게 됩니다. 혹은 발상을 뒤집어 릿카 루트를 가장 먼저 공략하고 설정을 다 파악한 상태에서 다른 루트를 순서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공략하는 방식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여태까지 다카포 시리즈는 '마법은 마음의 힘이기에 사람의 마음 중 가장 강한 감정인 사랑만큼은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기본적인 모토로 하여, 사쿠라를 중심으로 마법으로 인한 비극을 사랑을 원동력으로 극복하는 내용이 커다란 줄기가 되어 대를 이어왔습니다. 물론 루트마다 달랐지만 중요도가 높은 루트 및 정사에 해당하는 루트는 꼭 이러한 원칙을 따랐지요. 그런 점에 반해서 이번 D.C.Ⅲ P.P.는 기존과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줍니다. 발매전 전작의 팬디스크가 아니라 완전신작이라고 개발진이 강조하기도 했었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전작에서 사쿠라가 완전히 비극에서 벗어나 그동안 갖고 있던 미련까지 싹 극복하는데 성공하였기에 더 이상 사쿠라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어버린 것이 이 위화감의 제일되는 이유가 되겠지요.
그럼에도 여전히 다카포 시리즈라고 할까요. 전작에 비해 다소 볼륨이 작고 극적인 면 역시 옅어진 맛은 있지만 그럼에도 다카포 시리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마법의 힘이 작용하는 세계에서 저마다의 사랑을 실현하고 그 마음을 통해 각자의 시련을 극복, 혹은 초극하는 시리즈의 전통적 구성은 제대로 계승되는 모양새입니다. 거기에, 전작 주인공들의 향방과 관련된 암시 역시 빼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런던편의 각 인물들이 시작시킨, 사쿠라라는 하나의 줄기로 뻗어나가던 다카포 시리즈가 완전히 막을 내림과 동시에 그 끝에서 본디 시작점에 있었던 인물들이 전생을 통해 다시금 미래에서 만나 무한한 가능성의 미래를 향하여 또 한번 자유로이 가지를 뻗쳐나간다는 것, 마치 나무와 같이 가지를 치며 성장해나가는 세계관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D.C.Ⅲ P.P.가 다카포 시리즈 내에서 지니는 의미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