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현지의 반응으로, 전작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가 팬들의 기대에 못미치는 작품이었기에 여러 측면에서 우려가 있었고 발매직후에 불평이나 전작과 유사한 단점도 어느정도 있었지만, 많은 이들이 시나리오를 공략하여 작중 이야기의 전모가 확인되면서 대개 괜찮은 작품이라고 납득하는 모습이다.
이번 시리즈는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테일즈 시리즈 중에서도 시나리오적으로 참신한 편에 속하고, 선택지라는 요소를 도입하여 결말을 달리 낼 수 있는 형태가 되어 있어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감정적으로 몰입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 특히 테일즈 시리즈 사상 최연소의 히로인을 등장시켜면서도 기존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낭만적 요소를 상당히 배제한 채 무거운 전개를 넘어서 시리즈 최초이자 최고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2. 줄거리
2. 1. 프롤로그
전작 테일즈 오브 엑실리아의 결말로부터 1년이 지난 후, 본래 쉘 안에 있었던 정령술이 발달한 세계 리제 맥시아와 쉘 밖에서 '진' 기술을 발달시킨 에렌피오스는 휴전조약을 맺고 쉘이 없어진 현재의 새로운 세계에서 각기 미래를 다져나가는 중이다. 전작의 주연들, 역시 각자 세계에 기여하고자 일하고 있다. 쥬드는 '오리진' 연구에, 레이아는 기자라는 새로운 길에, 아르빈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상인으로서, 엘리제는 평범한 학생으로서, 로엔은 리제 맥시아의 재상으로서, 가이어스는 리제 맥시아의 왕으로서, 미라는 원소의 정령 맥스웰을 계승한 정령으로서 각기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아르크노아의 잔당이 두 세계의 우호관계를 방해하기 위해 각지에 테러를 하고 있으며, 리제 맥시아에서도 보수파가 화평을 반대하고 있다. 정령들과 자연을 소진시키는 '진'기술을 대체하기 위해 쥬드가 매달리고 있는 '오리진' 연구의 진척도 예상밖으로 더딘 상태이다. 리제 맥시아와 에렌피오스 사이의 막연한 불안감이나 불신, 문화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과제로 남아있었다. 바야흐로 격변의 시대였던 것이다.
그런 어느 날, 에렌피오스의 어느 호숫가에 지어진 집에 총으로 무장한 요원들이 침입하여 한 부녀를 쫓는다. 요원들을 쓰러뜨리며 어린 딸 엘르 멜 마타를 데리고 호수에 정박한 배앞에까지 간 그 가면의 남자 빅토르는 딸에게 자신의 회중시계를 주며 '카난의 땅'에서 만나자는 말을 남기고는 배에 태워 탈출시키고 홀로 무장요원들의 총격을 맞는다. 그 장면을 바라보며 엘르는 망연자실해하고, 현장에서 벗어나며 아버지가 말한 카난의 땅에 가려고 결의한다. 그때, 엘르가 벗어난 호숫가의 현장에서는, 총격을 맞은 가면의 남자가 이상한 형체로 변해 멀쩡히 일어나고 당황하는 요원들을 모두 해치우고 있었다.
한편 에렌피오스 수도 트리그래프에서는, 주인공 루드거 윌 크르스니크는 고대하던 대기업 클란스피어에 에이전트로 입사하는 시험에 실패하고 기차역의 식당에 요리사로서 겨우 취직하여 형인 율리우스의 격려를 받고 첫 출근을 하다가 길을 헤매고 있는 쥬드를 만나 역으로 안내하게 된다. 바로 그 역에 엘르 또한 당도하여, 마침 탑승구역 앞에 있던 루드거를 성추행범인양 모함하여 역원의 눈을 돌린 사이에 특별열차에 무임승차한다. 허나 그 직후 그 열차에 테러가 일어나면서 루드거 역시 인명구조를 위해 열차에 타게되고, 그렇게 한 청년과 한 소녀는 세계를 둘러싼 운명에 말려들게 되는 것이었다.
2. 2. 운명의 시작
테러와 함께 납치된 열차의 비어있는 한 객실에서 정신을 잃은 엘르를 발견한 루드거는 곧 객실에 테러범이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 소녀를 지키기 위해 테러범과 싸우게 된다. 본래 일반병사를 능가하는 에이전트가 되기위해 무도를 수련했던 루드거였기에 곧 테러범을 해치우고 엘르와 함께 행동, 이후 쥬드가 들어오면서 역시 함께하게 된다. 쥬드와 함께 만난 클란스피어의 사장 비즐리도 이들과 동행하여, 이들은 납치된 열차를 되찾기 위해 기관차를 향하게 된다. 헌데 기관차에 있었던 것은 막 테러범들을 쓰러뜨린 율리우스였고, 루드거 일행이 어리둥절해하는 터에 율리우스는 비즐리를 공격하나 실패한다.
그때 남아있던 잔당이 이들을 향해 총을 쏘고, 그것을 막는 과정에서 율리우스가 가지고 있던 회중시계 중 하나가 떨어졌다가 엘르가 지닌 똑같이 생긴 회중시계와 반응하면서 하나만 남게 된다. 동시에 엘르에게 접촉한 루드거의 몸에 이변이 일어나 창을 든 인간형 정령과 유사한 형상으로 변하고, 그 창을 총을 쏜 잔당에게 던져 맞춤과 동시에 세계에 왜곡이 일어나 루드거, 엘르 쥬드는 다시금 특별열차의 객실로 되돌려진다. 거기서 다시 기관차를 향한 일행은 이상해진 율리우스를 만나고 난폭하게 덤벼드는 그를 영문도 모른채 쓰러뜨리게 된다. 여기서부터 루드거는 자신의 변신하는 능력이 회중시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대강이나마 인식하며, 아까의 회중시계는 루드거가 갖고다니게 된다. 변신한 루드거의 창이 이상한 율리우스를 찔러 그 안에 있던 무언가를 소멸시키자 곧 세계가 깨져나가듯한 느낌과 함께 일행은 본래 있던 열차로 돌아오게 된다. 바로 그 후, 폭주상태인 열차가 공장에 그대로 충돌하고, 일행은 폭발에 말려들어 정신을 잃게 된다.
이후 딜드라는 상업도시에서 깨어난 루드거와 엘르였지만, 그들을 치료해준 클란스피어의 의료 에이전트가 터무니없는 치료비를 요구하고, 루드거는 엘르의 치료비까지 요구받아 동창이 일하는 은행으로부터 2천만 갈드라는 많은 빚을 지게 된다. 순식간에 고액채무자가 된 루드거는 행동반경이 제한받게 되었고, 빚을 갚아나가는 일부터 시작하여 겨우 트리그래프의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레이아, 아르빈, 로엔 및 가이어스와도 만나게 되어 여차저차 동행한다.
취직한 첫날부터 일이 꼬여 식당 일도 잃게된 루드거는 트리그래프의 집에서, 돌연 찾아온 비즐리에게 자신이 처한 상황이 더욱 심각함을 알게 된다. 율리우스가 열차테러혐의로 수배되어 있었고, 현장에 있었던 루드거 역시 그 동생으로서 수상하다는 점으로 수배된 상황 속에서 클란스피어 사에 협력하여 율리우스 추적을 돕는다면 경찰로부터 보호해주겠다는 비즐리의 제안을 루드거는 순순히 들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하여 루드거는 자신을 따라오는 엘르와 함께 율리우스 추적 및 빚 갚기를 계속하게 된다. 다행히 쥬드도 책임을 느끼고 루드거에게 협력해오고, 다른 동료들도 쥬드와 함께해준다.
그런 와중에 쥬드를 따라 오리진 연구소에 갔다가 아르크노아가 인질을 붙잡아 농성하는 현장을 제압하고 마침 견학와있던 엘리제와도 만나 동행하게 된다. 빚을 갚기 위한 일들 및 율리우스에 대한 단서를 찾는 일 등 여러가지 사건들 속에서 쥬드 일행은 루드거와 함께 몇번이나 이상한 세계에 들어갔다 나오는 기묘한 상황에 처하고, 미라 맥스웰이 혼의 정화에 문제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며 정령계 밖으로 나갔다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이야기를 뮤제에게 듣기도 하여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그것을 계기로 루드거의 일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2. 3. 분사세계
여전히 빚을 갚으며 율리우스를 쫓던 중, 클란스피어사로부터의 율리우스 관련 데이터를 가져오라는 의뢰를 완수한 루드거 일행은 사장실에 불려가고, 거기서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루드거의 행동을 계속 파악하고 있었던 비즐리는 그에게 자격이 있다고 판단, 분사세계 대책 에이전트로서 임명한다. 여기서 일행이 들어갔다 나왔던 기묘한 공간들이 분사세계임을 알게 된다. 비즐리에 의하면 분사세계는 원본세계인 정사세계로부터 여러 가능성들이 뻗어나와 생성되는 사본세계로서 그 존재자체가 정사세계로부터 혼을 갉아먹는 위협요인이었고, 따라서 클란스피어의 분사대책에이전트들은 분사세계를 찾아 그 안에 있는 분사세계의 근원 타임펙터를 파괴하여 분사세계를 제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분사세계에의 진입 및 타임펙터 파괴가 가능한 능력인 '해각'은 시계의 형태로 크르스니크 일족만이 갖고 태어나며, 주인공 역시 이 일족이었다는 것이었다. 루드거의 변신 비슷한 힘이 바로 그것이었다. 더욱이 분사세계의 존재에는 원초의 3대정령 중 하나인 크로노스가 관여하고 있다고도 한다.
오리진 연구가 진척되지 않는 문제나 세계의 위기요인이라는 점에서 쥬드 일행은 루드거에게 협력하기로 하고 빚 문제나 자신의 처신, 율리우스 등의 해결을 위해 루드거 역시 에이전트가 되기로 한다. 루드거는 비즐리에 의해 해각능력의 활용법을 알아가고, 그후 분사세계를 파괴해가며 여러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특히 한 분사세계에서 우연히 크로노스와 마주쳤다가 미라 맥스웰이 그에 의해 시공의 틈에 갇혀버렸다는 것을 알게되며 위기에 처했다가 돌연 끼어든 율리우스에게 구출되어 다른 분사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 세계의 미라를 만났다가 그 세계의 타임펙터인 뮤제를 처치하는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그 세계의 미라까지 정사세계로 같이 오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그때 타임펙터의 파괴와 함께 출현한 정체불명의 물체를 얻기도 한다. 율리우스는 루드거로부터 정체불명의 물체를 뺏으며 분사세계로부터 손을 떼라고 하는데 그때 클란스피어의 에이저트인 리도우 일행이 와서 율리우스와 루드거 일행을 강제로 회사 사장실에 끌고간다.
2. 4. 오리진의 심판과 카난의 땅
사장실에서 비즐리는 루드거에게 그들이 얻은 정체불명의 물체가 카난의 땅을 향하는데 필요한 길잡이라고 설명한다. 카난의 땅은 크로노스가 지키고 있는 오리진의 영역으로, 과거에 크르스니크 일족은 원초의 3령이라 불리는 오리진, 크로노스, 맥스웰에게 오리진의 심판이라는, 원초의 3령이 인간의 존재가치를 시험하는 의미의 계약, 즉 가장 처음 카난의 땅에 도달하는 일족 1명의 소원 하나를 무엇이든 오리진이 들어준다는 내기를 걸었고 이 때문에 카난의 땅으로 향하기 위해 일족 간에 골육상쟁이 벌어져왔다고 한다. 분사세계 파괴도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길잡이를 확보하는데 있었고, 분사세계의 존재를 정사세계로 가져오는 것은 크르스니크 일족 중에서도 '크르스니크의 열쇠'라고 불리는 특수능력자만이 가능하다며 비즐리는 루드거를 지목한다. 루드거는 분사세게 미라의 일로 그 열쇠가 엘르라는 것을 깨닫지만 율리우스의 귀띔에 의해 그것을 비밀로 한다. 카난의 땅에 가서 모든 분사세계를 없애 세계를 구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는 비즐리에게 일행은 일단 협력하기도 한다.
수많은 분사세계속에 숨겨져있는 길잡이 5개를 찾으면 카난의 땅으로 갈 수 있다는 이야기와 함께 비즐리는 루드거에게도 이를 탐색하도록 명한다. 여전히 빚을 갚아가며 탐색하는 루드거와 그 일행들은 그런 과정에서 신기한 유적 등과 조우하며 분사세계 파괴의 어두운 측면과 오리진이 맡고 있다는 혼의 정화가 오리진의 심판과 관계있을 것이라는 확신 및 정사세계에서는 분사세계로부터 온 서로 같은 존재가 같은 시공에 함께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 등을 알게된다. 그러다가 이전 붙잡혔었던 율리우스가 길잡이 1개를 탈취해 도주하여, 일행은 율리우스가 있는 분사세계로 쫓아가게 된다. 이윽고 일행은 한 분사세계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율리우스에게 당도하는데, 율리우스는 루드거에게 엘르를 자신에게 맡기라고 하며 그들과 대치한다. 허나 그 순간 그 분사세계의 타임펙터에 해당하는 마물이 엘르를 습격하고, 엘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마다하지 않는 루드거의 의지를 눈앞에서 본 율리우스는 결국 뜻을 굽혀 루드거가 엘과 함께 행동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어디론가 떠난다.
그리하여 마지막 길잡이만이 남은 상태에서, 마지막 길잡이가 있는 분사세계로의 진입로가 맥스웰로 보이는 존재에 의해 가로막혀 있다는 사실을 클란스피어 사가 알려온다. 분사세계의 미라는 자신의 존재가 정사세계의 미라 맥스웰이 귀환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음을 확신하고 침울해지고, 그 해결방법을 기다리게 된 루드거 일행은 에렌피오스와 리제 맥시아 간의 평화조약을 방해하려는 아르크노아의 테러와 조우하여 그것을 제압한다. 허나 그 도중 갑자기 끼어든 클란스피어의 에이전트 리도우에 의해 분사세계로부터 온 미라가 희생되고 만다. 클란스피어 사는 정사세계의 맥스웰을 소환키 위해 아르크노아의 테러를 이용한 것이었고, 거기 필요한 제물로서 분사세계의 맥스웰을 희생시킨 것이었다. 엘르는 갓 친구가 되었던 분사세계 미라의 소멸에 충격을 받지만, 소멸한 미라 대신 돌아온 정사세계의 미라가 역시 세계의 생명들을 구하기 위해서 카난의 땅으로 간다는 공통의 목적을 지니고 일행과 함께 행동하게 되어 '해각'능력을 발동한 리도우를 패퇴시킨다.
2. 5. 충격의 진실
충격을 받았던 엘르도 다른 이들과 대화하며 곧 마음을 다잡아, 에렌피오스와 리제 맥시아의 우호조약이 체결된 직후, 루드거 일행은 클란스피어 사를 불신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마지막 길잡이를 찾아 분사세계에 들어간다. 그 세계는 정사세계로부터 10여년후 미래의 한 가능성으로 보이는 세계로서, 오래 전에 쥬드 일행이 살해당한 상황이었다. 그 현장인 딜드 근처의 호수에서 일행은 엘르의 집과 그녀의 아버지라는 가면의 남자 빅토르를 찾게 된다. 물론 그것들은 분사세계의 존재였지만, 허나 엘르가 잠들자 빅토르는 자신이 정진정명 엘르의 아버지라는 것 및 엘르야말로 크르스니크의 열쇠임을 밝힌다. 즉 엘르는 현 정사세계에서는 상실된, 분사세계로부터 온 크르스니크의 열쇠였던 것이다. 더욱이 빅토르의 정체는 바로 분사세계의 루드거로, 엘르를 정사세계에 보낸 것은 정사세계의 루드거를 제거하고 자신이 대신 정사세계의 존재로서 카난의 땅에 가서 딸 및 이미 죽은 부인과 함께 환생하려 한 것이었다. 그 세계에서 쥬드 일행과 비즐리가 살해된 것도 빅토르가 자기 딸을 지키기 위해서 저지른 행동이었다. 사실을 알게 된 일행은 빅토르와 싸우게 되고, 잠에서 깬 엘르는 그들을 보며 충격에 휩싸여 절규하고 얼마후 빅토르가 한계에 달해 쓰러진다.
빅토르는 거기서 타임펙터가 사실은 크르스니크에게 주어진 힘인 '해각'의 대가라고 밝힌다. 즉, '해각' 능력을 사용하다보면 언젠가는 그 사람이 타임펙터로 변해 분사세계를 낳게 되는 것으로, 분사세계를 찾아 파괴하는 능력이야말로 분사세계를 만드는 요인이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루드거가 사용해온 '해각'이 사실은 엘르를 매개로 해서 발동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해각' 능력은 크르스니크 일족에게 태어날 때부터 하나씩 주어지는 회중시계를 핵으로 하여 발동하는 것이었고, 크르스니크 일족이라면 누구의 시계든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는데다가 엘르가 크르스니크의 열쇠라는 특성도 겹쳐, 루드거의 것은 루드거 자신이 직접 사용하기 전에 분사세계의 같은 물건인 엘르의 시계와 패러독스를 일으켜 하나만 남아 버렸고 그것을 엘르가 가진 상태에서 루드거에게 힘이 전해진 것이었기에 루드거가 힘을 사용함에 따라 그 대가는 엘르가 치뤄 타임펙터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2. 6. 크르스니크의 열쇠
예상외의 사실에 일행들 모두 경악한 가운데 아버지마저 잃은 엘르는 절망하게 된다. 정사세계로 돌아온 후, 루드거는 에르를 위로하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엘르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자신이 분사세계의 인간이라는 자괴감 속에서도 크르스니크의 열쇠로서 사명을 이해해가며 카난의 땅에 가는 것을 다시금 결의한다. 한편, 최후의 길잡이를 얻게 되자 비즐리는 일행을 에렌피오스와 리제 맥시아를 잇도록 건설된 도시인 맥스버드에 불렀고, 거기서 길잡이를 사용해 카난의 땅을 출현시키게 한다. 달 2개 중 작은 것이 다른 하나에 충돌해 파괴됨과 동시에 맥스버드 앞 상공에 카난의 땅이 출현하여, 일행은 그 땅에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데, 그때 크로노스가 쓰러진 율리우스를 손에 든 채 일행을 방해하러 온다. 크로노스는 아무리 상처를 입어도 시간을 되돌려 무효화시킬 수 있어 일행은 위기에 쳐한다.
허나 거기에 비즐리가 나타나 자신이 크르스니크 일족 최강의 '해각' 능력자임을 밝히고 루드거를 지목하며 크르스니크의 열쇠라고 하면서 자신과 열쇠를 함께 상대할 수 있냐며 크로노스를 위협한다. 더욱이 비즐리는 카난의 땅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고있다고 하며 작게 말하는데 그것을 들은 엘르가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인다. 망설이던 크로노스는 빈틈을 노려 루드거를 다른 시공으로 날려버리려 하지만 율리우스가 달려들어 대신 크로노스와 함께 다른 시공에 빨려들어가게 된다. 이후, 일행에게 말을 거는 비즐리였지만, 엘르는 돌연 카난의 땅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도망친다. 비즐리는 부하에게 엘르를 데려오게 하겠다며 클란스피어 본사에서 카난의 땅에 들어가는 방법을 설명하겠다고 한다. 이후 모두가 클란스피어 본사로 향한 때에, 엘르는 홀로 있는 비즐리를 찾아와 열쇠로서 비즐리의 힘이 되줄테니 루드거를 살려달라고 요구하여, 거래를 성립시킨다.
루드거 일행이 본사에 도착하자, 루드거가 부사장이 되었음을 벨이 알려준다. 놀라면서 사장실까지 올라간 일행은 비즐리가 남긴 영상메시지를 보게 되며 오리진의 심판과 크르스니크의 열쇠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게된다. 즉 쉘로 세계가 갈라지기 이전에 인간의 욕망을 위해 세계의 마나를 소비하여 작동하는 기계기술 '진'이 개발된 2천년전, 원초의 3령은 인간이 '진'을 제어하여 정령 및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논쟁한 끝에 맥스웰을 최초로 소환했던 크르스니크 일족을 통해 인간을 시험해보기로 했는데 그것이 오리진의 심판이었고, 그 내용은 분사세계, 즉 타임펙터의 수가 오리진이 처리할 수 있는 한계인 100만개가 되기전에 일족의 인간이 길잡이 5개를 모아 카난의 땅에 들어올 수 있으면 인간의 승리로 하여 도달한 사람의 소원을 한가지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것이었다. 반대로 실패하면 오리진은 인간의 세계를 버리는 조건이었다. '해각'의 능력은 이를 위해 크로노스가 크르스니크 일족에게 부여한 힘으로, 시공에 간섭하는 특별한 힘을 주는 동시에 욕망의 바로미터로써 일정한도를 넘기면 그 인간이 소멸해 타임펙터로 변하도록 하는 양날의 검이었다. 당시에만 해도 맥스웰은 인류에게 호의적이었고 오리진인 유보적이었며 크로노스만이 비관적인 입장이었다.
허나 오리진의 심판은 그 자체가 함정이기도 하여, 길잡이 탐색뿐만 아니라 소원에 욕심을 부린 일족 간에 골육상쟁이 일어나게 만들었고 그럴 수록 '해각'능력 사용에 따른 타임펙터 생성도 증가하여 분사세계가 늘어나며, 그 분사세계의 일족들까지 이 흐름에 가세하여 타임펙터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만들었다. 클란스피어 사가 하나하나 없애는 것도 한계에 달해 100만개가 되는 것이 시간문제가 된 시점에서 정사세계의 남은 일족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클란스피어 사를 설립하여 대처하고 있었던 것이었고, 결국 카난의 땅이 출현한 지금, 비즐리는 자신이 오리진에게 가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고 하며, 루드거에게는 여태까지의 보수로서 부사장 자리 및 더 이상 빚을 갚지 않게끔 해주었다면서 카난의 땅에 가는 방법이나 크로노스의 방해를 돌파하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리도우가 넌지시, 비즈리가 엘르의 힘으로 크로노스의 방해를 뚫을 것이라는 것을 가르쳐준다. 단, 그 정도 힘을 사용하면 엘르는 타임펙터가 될 수밖에 없다고도 한다. 루드거는 리도우에게 가서 크르스니크의 열쇠가 일족 중에서도 수 대에 1번 태어는 능력자로, 크로노스를 넘어설 수 있도록 시공을 넘나드는 무(無)의 힘을 오리진으로부터 부여받은 존재이며 때문에 쟁탈대상이 되어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특히 살해당한 율리우스의 어머니가 그 열쇠였다는 점, 그리고 율리우스와 루드거가 어머니가 다르다는 것과 비즐리가 율리우스 및 루드거의 아버지라는 것도 알게된다.
2. 7. 희생을 통해 열어가는 미래
루드거는 분노하여 비즐리에게 통신장치인 GHS를 통해 진실을 묻고, 비즐리는 엘르의 희생은 필연적이라고 하며, 자신은 모든 정령의 의지를 뺏어 도구화하는 방법으로 세계를 구하겠다고 밝힌다. 엘르도 루드거에게 따라오지 말고 살아있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허나 루드거 및 일행은 결의를 굳히고 엘르를 구하기 위해, 비즐리를 막고 인간과 정령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오리진의 심판을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기로 한다. 엘르의 시공간을 넘는 열쇠로서의 특성이 아직 루드거에게 '해각'능력을 남겨주고 있기도 하여, 일행은 비즐리의 명령으로 막아서는 클란스피어의 병력들을 뚫고 지하통로를 통해 도망친 일행은 마침 그들을 도와준 율리우스에게서 카난의 땅에 들어가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것은 어느 정도 강한 힘을 지는 크르스니크 일족의 생명 하나를 제물로 하여 통로를 만드는 것이었고, 지하통로에서 일행을 막아섰던 리도우도 패배한 후 비즐리가 보낸 이들에게 제물로서 끌려가 희생된 상태였다. 엘르가 비즐리를 따라간 것도 역시 루드거가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차피 분사세계의 존재일 뿐인 자신을 희생하려 한 것이었다. 이런 현실에서 루드거는 형을 희생시키야하는 상황에 대해서 괴로워하며 그를 시험하겠다고 하는 형과 전투까지 벌이지만, 율리우스의 타임펙터화도 얼마남지 않은 상태인데다가 세계가 걸린 문제이기도 하여 결국 각오를 굳히게 된다. 그리하여 싸움의 마지막에, 루드거에게 율리우스의 타임펙터가 생성한 율리우스가 바랐던 형태의 분사세계가 보여지고, 곧 율리우스의 희생과 함께 카난의 땅으로 이어지는 입구가 열린다.
그간에 얼음정령 세르시우스와 접촉하여 오리진 기술 완성에 대한 힌트를 얻은 쥬드나, 에렌피오스와 리제 맥시아 간의 관계를 위해 기자가 되려는 레이아, 상인으로서, 민간인으로서 미래를 찾아가는 아르빈, 엘리제, 또 권력자로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된 가이어스 및 로엔 등은 자신들이 깨달은 것을 위해서라도 세계를 구하기 위해 마음을 굳게 먹고 한 사람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카난의 땅에 들어간다. 일행은, 오리진으로 통하는 마지막 문 앞에서 크로노스와 대치하고 있는 비즐리 및 힘을 너무 사용하여 타임펙터화가 거의 다 진행된 엘르를 목격한다. 아슬아슬하게도 카난의 땅에 있는 타임펙터의 수를 알리는 카운터는 인간의 패배까지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인간을 패배시키려는 크로노스는 아직도 크르스니크의 열쇠가 루드거라고 착각하고 있었기 탓에 비즐리와 엘르를 재빨리 결계 속에 가두고 루드거를 없애려고 한다. 그는 오리진의 시험에서 인간이 패배할 경우 오리진이 인간의 혼으로부터 나오는 장기의 봉인을 멈춰, 인간들은 장기에 침식되어 정령들을 위해 마나를 만드는 물건으로 전락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허나 루드거 일행은 이에 필사적으로 응전해 크로노스를 고전하게 만든다. 그리고 돌연 결계속에 있던 비즐리가 깨고나와 엘르에게 있는 오리진의 힘을 사용, 시간을 되돌리려 하는 크로노스를 제압해 루드거 일행과 대치한다.
2. 8. 마지막 시련
엘르는 타임펙터화에 괴로워하면서도 루드거가 싸우지 않기를 바랐지만, 루드거 일행은 비즐리를 막고 자신들이 오리진에게 소원을 빌려고 하였기에 충돌은 필연적이었다. 허나 비즐리는 이미 엘르의 힘까지 얻어 엄청난 '해각'의 힘을 지닌 상태였고, 결국 비즐리가 루드거를 쓰러뜨려 그의 회중시계를 파괴함으로써 일행은 위기에 처한다. 허나 루드거가 지닌 회중시계가 사라지자 타임패러독스가 풀리면서 엘르에게 본래 있었던 대로 회중시계가 돌아오고, 허나 아까 파괴된 것은 엄밀하게 말해 엘르의 것이었으므로, 남은 시계는 루드거의 것이 되어, 엘르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 시계를 루드거에게 전하고 루드거 역시 필사적으로 그것을 받는다. 그 순간 루드거는 자신에게 부여된 해각의 힘, 즉 시계와 직접 계약을 하여 자신의 힘으로서 그 능력을 100%끌어내게 되고 역시나 최강의 능력자로서 일행과 함께 비즐리에 맞선 끝에 쓰러뜨리는데 성공한다.
힘을 너무 사용한 비즐리는 엘르에게 간 루드거를 노린 마지막 발악도 실패한 채 타임펙터화되기 직전의 상황이 되어, '해각'능력을 앞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인류멸망을 막으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그리하여 남은 일족인 루드거와 엘르가 함께 오리진의 문을 열어 심판을 통과한다. 문 안에는 오리진과 함께 세계의 생명이 순환하면서 뱉어내는 장기(瘴氣)가 가득 차있었다. 오리진은 루드거와 엘르에게 한 가지 소원을 말하라고 하고, 엘르는 모든 분사세계를 제거해야한다며 루드거를 재촉한다.
3. 결말
3. 1. 트루엔딩: 운명을 넘어선 자
루드거는 세계도 엘르도 모두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룰 수 있는 소원은 오직 하나일 뿐으므로, 세계를 위해 분사세계 및 그 타임펙터를 엘르를 포함해 모두 제거하는 선택과 엘르를 위해 엘르의 타임펙터화를 무효화하는 선택 중에서 택일할 수밖에 없다. 카난의 땅에 당도할 때까지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는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의 무게를 재자면, 엘르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허나 루드거는 생각을 멈추지 않고 계속 고뇌한 끝에 비즐리와 싸울 때 그에게 들은 말을 참고하여 다른 한 가지 답을 찾아낸다.
오리진의 심판의 승패규칙은 타임펙터가 100만개가 되기 전에 카난의 땅에 일족이 도달하는 인간에게 한 가지 소원을 이뤄줄 뿐인 승리조건과, 도달하기 전에 타임펙터가 100만개가 되어 게임오버로 분사세계들의 존재는 물론 심판자체가 종결되어 소거되고 오리진이 혼의 정화를 포기하는 패배조건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타임펙터의 수를 계측하는 방식은 단순한 카운트 방식으로, 100만개째가 나타나는 순간 그것을 마지막으로 그 시점에서의 다른 타임펙터 진행상황은 0으로 초기화되도록 되어있다. 즉 99만9999개를 가리키는 시점에서 엘르 대신 다른 누군가가 먼저 1개를 채우면, 엘르의 타임펙터화는 초기화된다. 오리진을 만나기 전이었다면 이는 인류의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겠지만, 이미 오리진을 만나 승리가 결정된 시점이므로 패배조건은 작동할 수 없다.
여기까지 생각한 루드거는 먼저 오리진에게 소원으로서 모든 분사세계의 제거를 빌게 된다. 그런 다음 즉시, 엘르를 위해서 '해각'을 무리하게 발동해 자신이 먼저 타임펙터가 되어 사라지고자 한다. 엘르와 모두가 놀라는 가운데, 오리진은 루드거에게 다시 한번 진의를 확인하고 루드거는 그대로 소원을 확정한다. 이에 오리진은 만족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래 인간이 욕망을 올바른 방향으로 제어할 수 있는가를 시험하고 싶었던 오리진은, 루드거가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세계와 소녀의 목숨 둘 다 필사적으로 지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자연계와 자신들의 욕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된 것이었다.
오리진은 자신이 하고 있는 혼의 정화라는 것도, 세계를 순환하는 인간들의 혼으로부터 욕망에 의해 생기는 부의 에너지를 분리시켜 보관하고 있는 것일 뿐임을 밝힌다. 오리진은 언젠가 인간이 이러한 욕망의 부정적인 면을 완전히 조절할 수 있게 되어 더 이상 인간의 혼이 욕망에 잠식되지 않게 되는, 즉 정화가 필요하지 않게 될 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고, 오리진의 심판은 그 기다림을 계속 유지할 것인지 판단하기 위한 기제였다는 것이다. 오리진은 인간들에게 다시 만날 때는 더 좋은 상황의 세계임을 기원하면서, 루드거의 소원을 들어주며 이번엔 크로노스와 함께 다시 혼들의 '부'를 봉인하러 들어가 문을 닫는다.
이제 모든 분사세계들이 제거되는 가운데, 루드거는 마지막 남은 시간 속에서 엘르에게 자신의 회중시계를 건네주며 동료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눈다. 루드거는 그의 형 율리우스가 줄곧 흥얼거렸던 노래를 엘르에게 들려주며 타임펙터로 화해가고, 엘르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을 위해 사라져가는 루드거를 바라보며 그의 유지를 이어받는다. 편식도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고 약속도 한다. 정령인 미라와 뮤제도 목적을 다해 정령계로 돌아가는 가운데 이윽고 루드거가 타임펙터가 되고, 카난의 땅에 있는 카운터가 0으로 초기화되면서 루드거가 변한 타임펙터마저 제거되며, 정사세계만이 남게 된다. 동시에 타임펙터화에서 벗어난 엘르는, 사라진 루드거를 향해 힘써서 웃음을 지어보이며 루드거의 뒤를 이어나갈 것을 다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루드거의 희생으로 세계와 엘르가 구해진지 10여년이 지났다. 세계는 미래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진의 남용으로 황폐화되었던 에렌피오스도 다시 자연이 돌아오고 있었다. 쥬드의 연구를 통해 오리진이 실용화되어, 쥬드는 권위있는 정령학 상인 하오상을 받았으며, 가이어스와 로엔을 포함한 각국의 정치가들의 노력으로 에렌피오스와 리제 맥시아 간의 관계도 본격적으로 무르익어 리제 맥시아가 에렌피오스처럼 국민의회를 개설하는 등 두 세계의 국가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레이아 또한 그러한 정보를 전하는 신문사의 편집장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GHS를 통해 친구들의 활약상을 보며 성장한 엘르는 감탄한다.
어릴 때는 싫어했던 토마토도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게 된 엘르는 곧 GHS에 걸려온 아르빈의 전화를 받고, 그로부터 일을 의뢰받는다. 이번에는 엘리제도 함께 한다는 모양이다. 루드거가 길렀던 고양이 루루 및 루루가 새로 낳은 새끼고양이 코루루도 엘르와 함께하고 있다. 엘르는 잠시 루드거에게서 받은 회중시계를 꺼내 바라보고는 코루루와 함께 힘차게 걸어간다. 루드거가 자신에게 남겨준 세계의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루드거가 죽어가면서 들려준 노래를 흥얼거리며, 그의 유지를 이어 앞으로 나아간다.
3. 2. 노멀엔딩: 페이트 리피터
루드거는 세계도 엘르도 모두 구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룰 수 있는 소원은 오직 하나일 뿐으므로, 세계를 위해 분사세계 및 그 타임펙터를 엘르를 포함해 모두 제거하는 선택과 엘르를 위해 엘르의 타임펙터화를 무효화하는 선택 중에서 택일할 수밖에 없다. 카난의 땅에 당도할 때까지의 과정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는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둘의 무게를 재자면, 엘르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엘르를 살리고 싶은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루드거지만, 주변에 있는 일행들이 그것을 막는다.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심판에 한번 승리해 분사세계제거 이외의 소원을 이룰 경우, 오리진의 심판은 초기화되지만 다른 분사세계들은 계속 남아있게 된다. 결국 그 후 타임펙터가 생겨 100만개째를 채우면 이미 초기화된 오리진의 심판은 바로 패배조건을 발동시켜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게 된다. 그런 사실에 루드거는 좌절하여 아무 말을 못한다.
그런 루드거를 바라보면서 엘르는 자신은 루드거가 살아있기를 바란다고 하며, 루드거를 위해서 자신의 목숨은 포기한 채 모든 분사세계들을 제거해달라는 소원을 오리진에게 빈다. 오리진은 다시 진의를 확인하고, 결국 그 소원을 받아들여 모든 분사세계를 소멸시키기 시작한다. 비통해하는 루드거를 바라보며 엘르는 미래에 정사세계의 엘르가 태어날 것이니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엘르는 분사세계인 자신은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존재를 버린 채, 단지 자신에게 소중한 루드거를 선택해 하나만을 살린 것이고, 결과적으로 쥬드 일행들도 세계를 살리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그 목적보다 자신들에게 덜 중요한 엘르를 버린 것이다. 비극 앞에서 루드거는 답을 내지 못했다. 그 광경을 바라보며 크로노스는 역시나 인간은 어리석다고 하고, 오리진도 동의하나 일단 계약은 계약이므로 인간의 승리로 심판을 초기화시킨다. 그리고 타임펙터화에 괴로워하던 엘르 또한 루드거에게 작별인사를 남긴 채 타임펙터로 변해 소멸한다.
엘르의 희생으로 세계가 구해지고 얼마 후, 일상으로 돌아온 에렌피오스의 대기업 클란스피어 사는 새 사장을 맞아 계속해서 사업을 번창시키고 있다. 비즐리의 죽음으로, 유일한 혈육이자 부사장이었던 루드거가 사장이 되어있었다. 그런 어느 날, 본사 빌딩에 출근한 루드거는 어느 상회로부터 새로운 대표와 면회하기로 되어있는 스케줄을 듣는 중 상대 대표가 라르 멜 마타, 즉 엘르와 성이 같다는 것을 알게되어 당황한다. 당장 사장실로 뛰어가 문을 연 그는, 거기서 기다리는 엘르와 닮은 여성을 보며 돌연 한 방울의 눈물을 흘린다. 분사세계의 사진에서 엘르의 모친이었던 바로 그 여성이었던 것이다. 그 눈물에 당황하는 라르를 보며, 루드거는 마음을 다잡고 그녀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며, 사장실의 문이 닫힌다. 그리고 크루스니크 일족의 운명은 다시금 반복된다.
3. 3. 배드엔딩: 피투성이의 형제
다른 결말과 달리, 카난의 땅에 들어가기 전의 시점-
카난의 땅에 들어가기 위해서 형을 희생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한 루드거는, 도저히 형을 희생시킬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결국 엘르를 포기한 채 비즐리에게 인류의 운명을 맡기려고 한다. 허나 비즐리가 오리진과 만날 경우 정령들이 도구화될 것이기 때문에 쥬드 일행은 강제로라도 율리우스를 희생시켜 카난의 땅에 가려고 하고, 이에 형을 보호하려는 루드거와 충돌하게 된다.
가이어스를 포함한 쥬드일행 8명과 홀로 싸우게 된 루드거는 결국 동료였던 8명 전부를 살해하고 형을 지킨다. 허나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형을 지킨 것도 허망하게, 율리우스의 타임펙터화는 이미 거의 다 진행된 상태였다. 그리하여 율리우스가 타임펙터화가 되어가는 가운데, 피투성이가 된 형제는 서로를 껴안고 카난의 땅을 멍하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