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원작에서 벗어난 이야기지만 반전에 반전, 막장에 막장을 더합니다. 광기가 넘치더군요.
하야미는 엄청나게 얻어터지고, 히로세는 시력을 잃은 것 같았는데 알고보니 아예 히로세가 눈을 뜬 사실 자체가 히로세만의 생각이었을 뿐입니다. 말하자면 그동안의 시각은 그냥 심안이었을 뿐이고 실제로는 눈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지요.
결국 히로세는 망가져버리고, 히로세를 그렇게 만들면서까지 카구야家는 호타루를 히로세와 이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하야미는 위기봉착. 하야미는 정말 제삿날이나 다름없군요. 그동안 범해지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또, 역시나 카구야 할아범은 지능범이었습니다. 아주 고도의 방법으로 히로세를 몰아붙이고 하야미를 덪에 빠뜨립니다. 그리고 아예 시말하려고 하는군요. 오랜만에 보게 된 철저한 악역 그 자체입니다.
이번 화는 정말 광기스럽다고 밖에는 할 수 없군요. 특히 히로세 압박입니다. L5라고나 할지. 이미 '마을의 총의'는 단체 L5에 하야미 처형결정-_-
자꾸 히구라시가 생각나지만, 뭐 마을 자체가 막장이니 어쩔 수 없군요. 히로세는 요양은 커녕 이제 에바의 신지 꼴입니다. 주인공이 정신착란 중인데, 다음화가 마지막 같으니 이거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 정말 감도 안잡힙니다.
아는 사람도 많지만, 애니판 H2O는 게임원작과 시나리오는 물론 설정까지 많이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히로미의 어머니가 죽은 이유라던가 각 루트의 이벤트라던가 차이가 꽤 큽니다. 애니판 중에서도 특히 이번 11화의 경우는 오히려 에반겔리온식의 사이코드라마가 되어버려서 이해하기가 어려워졌죠.
일단 작중상황 중 중요한 것이, 히로세는 어렸을 때 어머니의 참혹한 죽음을 직접 목격해버림으로 인해 정신자체에 엄청난 손상을 입게됩니다. 간단히 말해서 정신장애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것도 눈 자체는 이상이 없습니다만, 정신장애로 인해 시각장애입니다. 따라서 히로세의 정신은 일면 지체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꿈에서 해설자가 되어준 히나타. 그건 사실 히로세의 자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죽음을 택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히로세. 그는 단순하게 코히나타家가 어머니를 죽인 것에 연연하는 게 아니라, 심각한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겁니다.
실상 코히나타에 대한 원한은 없으나, 어머니가 사라진 그때, 죽기 직전의 그 모습을 계속해서 마음에 봉인해두고 있습니다. '바로 그 다음 장면=어머니의 시체'를 보는 것을 거부합니다. 때문에 눈이 안보이게 되었습니다. 애니1화가 시작하는 처음부터 히로세는 정신장애자였던 겁니다. 그것이 이번에 히나타의 도발에 폭발한 것이죠.
결국 히로세가 이 상황을 해결하려면, '어머니가 죽었던 그때'를 사실대로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좀더 근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현 정신의 지체상태-봉인-을 풀어야합니다. 그리해서 현실을 봐야합니다.
헌데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정신병증이라는 건 환자가 병을 자각하고 있더라도 스스로 고칠 수 없습니다. 그 곁에서 누군가가 고치도록 계속해서 도움을 줘야합니다. 그 점에서 히나타가 히로세에게 행한 대처방법은 지극히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히로세의 증상을 더욱 몰아넣게 되었지요.
어머니를 지키겠다는 말은, 이 상황에 견디지 못하고 아예 정신이 후퇴해버린 것 같은 우려감을 들게 하는데 다음화가 불안하군요. 사실 다른 쪽으로도 이해 가능하지만 역시 다음화에서 정리를 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실 제 나름대로는 이 애니 마음에 들어하고 있거든요. 결국은 제작진이 힘내주기를 바라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