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9. 13:48ㆍ취미 겸 번역
4화 싸움
[대사서사부 무녀님 - 검열됨]
수백 년 전인, 서력의 시대의 자료에 의하면
주욱 친구로 지내고 싶을 때에는 죽친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뭔가 재미있는 단어라 마음에 들었다.
우리들 3명은 죽친.
지금도.
가까이서 느끼고 있다.
-용자어기 298.7.10
노기가문, 소노코의 방.
"이, 이건…… 역시 나한테는…… 어울리지 않는거 아닐까……"
"그렇지 않아~. 그렇지 왓시"
"응, 굉장히 잘 어울려, 긴(찰칵)"
"어어이! 그만둬 스미, 찍지마"
"아아. 나도 나도, 쵤영회~"
소노코가 파닥파닥 하며 단말을 꺼낸다.
"아아 자 끝, 이제 끝!"
"아아~ 벗지마, 나 아직 찍지 않았어~"
"나중에 사진을 전송해줄게, 소놋치"
"크윽~. 스미를 옷 갈이입히기 인형으로 할 셈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
스미와 긴은 소노코의 집에 놀러와 있었다. 그리고, 소노코의 하늘하늘거리는 복장을 스미에게 입히려 긴이 제안했을 때.
"하지만……이 옷 긴도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스미는 전례가 있던지라 미리 고안해둔 카운터를 선보인 것이었다.
"왓? 무슨 말도 안되는 걸……"
"생각해! 이 옷이라든가, 미노가 입어도 굉장히 귀엽다고~"
"아니아니아니 나 이런거 입은 적 없고, 스포티한 느낌으로 어필하고 있기도 하고"
"그럼 지금이야말로 귀여운 쪽에 도전이네, 긴"
"미노의 더 귀여운 부분 보고 싶어~"
"큭, 스미가 입을 흐름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아니, 아직 방법은 있어! 가위바위보다. 가위바위보로 진 쪽이 입는 걸로 하자"
"상관 없어. ……그럼 내가 최초로 주먹을 낼게"
"심리전!?"
이렇게 하여, 페이스를 흐트린 긴은 패배하여, 벌칙게임으로 하늘하늘거리는 옷을 입게 된 것이었다.
"다음 옷으로 가볼까, 소놋치"
"응. 아직 잔뜩 있다고~"
"아니아니 내 옷 갈아입기 타임은 이제 됐으니까!"
"에에. 그렇게나 귀여웠는데~"
"그래, 귀여웠어"
"귀, 귀엽다 귀엽다 하지마아!!"
긴은 얼굴이 새빨개졌다.
침대 안으로 대피한 몸을 둥글게 한 긴에게 스미와 소노코가 다시 공세를 가하고 있었다.
"귀・여・워・어・ !!"
노기 가문의 고용인들은 소노코의 방으로부터 흘러나오는 담소를 미소지은 채 듣고 있었다.
신수관.
하루수업이 끝난 종례시간에선 학생들 모두가 약간 들떠있다. 빨리 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의 마음과, 선생님 말은 꼭 들어야 한다는 신수관 특유의 엄한 윤리관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스미의 반에서는 담임 교사가 소풍의 설명을 하고 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싱그러운 바닷바람은 7월의 더위를 중화하고 있었다. 스미는 허리를 편 채 설명을 듣고 있다. 꾸벅꾸벅 하고 있는 옆의 소노코에게 가끔 시선으로 주의를 주면서.
소노코를 훌륭한 리더로 키워내기 위해 책임을 지고 관리하고 있는 스미지만, 또 한명에게까지는 자리가 떨어져 있는지라 주의를 주기에는 사정거리 밖이다.
'긴……선생님의 말은 제대로 듣고 있는 거겠지?'
스미가 살짝 긴을 본다.
그녀는 눈을 뜨고 점잖게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 눈의 초점이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한참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중이다. 듣고 있는 형태는 유지하고 있으니 나중에 가벼운 주의 정도로 괜찮겠지, 하고 스미는 생각했다. 좀 전이라면 이것이 주의가 아니라 설교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이 조금씩 원만해지고 있다는 것을 스미는 실감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소풍…… 괜찮으려나.'
아무튼, 잠깐이긴 하지만 이 땅을 벗어나버리는 것이다.
직무에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스미는 방과 후 단련이 끝난 뒤, 고민을 동료들 두 사람에게 털어놓았다.
"아하하, 스미 너무 생각한다"
샤워로 땀을 씻어보낸 뒤 옷을 입으며, 긴은 스미의 고민을 웃어넘겼다.
"하지만 한창 소풍하고 있는 중에 버텍스가 온다면 하고 생각하니까……"
"용자가 되면 조금 떨어져 있어도 대교까지 순식간에 도착하니까 괜찮아~"
"확실히 버텍스들은 언제 올지 모르는 게 짜증나지만, 생각만 너무 하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예를 들어 피곤해져 있는 지금 이 순간 버텍스가 오면 어떻게 하지 같이 생각해 버리면 단련도 할 수 없게 되고 밤에 깊은 잠을 자는 것도 어려워진다고. 그렇게 생각하진 않나, 와시오 군네 집 스미는?"
긴의 대사에 스미가 과연 하고 끄덕인다.
"……확실히, 알겠어 긴"
"그러니까. 의젓이 대기하고 소풍 즐기자고~왓시~"
"그래. 의젓이 대기하고, 아하하"
"……두 사람의 정신력이 눈부시네……"
"그런 고로 소풍 때의 반은 우리들 3명."
"미노는 마츠이네 반이 아니어도 괜찮은 거야~?"
긴이 쉬는 시간에 가끔 축구 등을 하고 노는 여자아이들이다.
"아아. 이미 맛츤한테는 말해놨어. 나는 이 반이 좋아~"
"미노……"
혼자였을 때가 많았던 소노코에게 있어서 이 별 생각 없는 긴의 대사는 기뻤다.
"땀 씻어낸 직후인데, 들러붙지 마"
그로부터 며칠 후의 점심 시간.
급식을 먹고 난 뒤 스미는 다른 두 사람을 자신의 책상으로 불렀다.
"두 사람에게는 이걸 알려주고 싶어서"
스미는 두툼한 프린트 뭉치를 털썩 두 사람에게 내어놓았다. 표지에는 "소풍 안내서"라고 적혀 있다.
"……스미 씨, 뭐죠? 이건"
"보다시피 우리 반의 안내서야, 긴. 데이터판은 지금 두 사람의 단말에 보내 두었어"
"오우. 이거 번거롭게 만든 거냐 스미"
"소풍…… 즐겨도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 들떠서 밤 새워 버려서…… 예정보다 훨씬 양이 늘어났어"
땀을 닦아내는 시늉을 하는 스미.
"왓시는 지나치게 몰두하는 성격이라고 할까, 빠져드는 타입이지~"
"이야~ 장래 스미의 남편 될 녀석은 행운아겠지만 여러가지로 힘들 것 같다"
"왜 그런 이야기가 되는 거야."
"이 미노와 긴 같은 남자가 있으면 말야"
"……경박하겠다"
"스미는 조금 음울한 면이 있으니까, 힘차게 이끌어 주는 파트너가 좋겠다고 생각해"
"사람을 버섯처럼 말하지 말아줄래?"
"나 같은 남자라도~ 왓시를 감싸…… 줄 순 없으려나~ 미안"
"어쨌든, 이 안내서를 따르면 소풍 준비는 만전! 뒤는 비가 오지 않도록 신수님께 기도해 두는 것 정도일까 "
"아, 그럼 내가 테루테루보즈도 만들어 놓을게~. 각각 3명을 모델로 해서~"
"하지만 매달아놓게 되는 거니니까……엽기적이지 않냐"
그런 것을 말하면서도 소풍을 기대하는 3명이었다.
신수관의 소풍 장소는 스미 일행의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 현청 소재지에 있다. 국내 최대급의 정원이나 뒷산에 있는 육상코스 등이 주요명소이다. 최대의 관광지이기에 간 적이 있는 학생도 많았지만 그래도 다들 들떠 있었다. 스미 일행도 예외는 아니다.
처음에는 긴의 희망으로, 용자 일행은 육상코스에 와 있었다.
"용자라면, 놀이터의 어트랙션 쯤은 다 클리어해야지"
와 같은 말을 하는 긴의 수수께끼 이론은 제쳐두더라도, 단련이 없으니 몸을 움직이기에는 딱 좋겠다고 스미는 생각했다.
"에헤헤. 옛날의 나라면 못따라갔을지 몰라도 지금은 맛이 다르다고~ 단맛이 아니라, 쓴맛인 나라고~"
"잘 말했다 소노코. 그래야지 사나이다"
"먼저 간다, 긴"
"아, 태클 넣지 않고 가다니, 기다려 스미"
세 사람은 지금의 옷으로도 놀 수 있는 코스를 가볍게 답파해나간다. 실전과 훈련의 연속으로 스미들의 몸은, 그 가냘픈 외모에서는 상상 못할 정도로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중학생용 코스마저 클리어하고 있다. 3명의 가벼운 움직임에 외부인은 깜짝 놀라고 있었다.
"아와와, 흐, 흔들린다~! 흔들린다~!"
단, 소노코만은 때때로 고전하고 있었지만.
"둘 다 빨라~! 잠깐 기다려~!"
"어쩐거야 소노코, 처음의 활기 넘쳤던 상태는 "
"우우~ 잘 생각해보니, 왓시랑 미노가 상대면 함께 싸우고 있으니까 성장 정도는 같아서……결국 꼴찌다~"
"투덜대지 마 투덜대지 마, 자, 조금만 더."
소노코가 에잇, 하고 뛰어들 듯이 골인하자, 긴이 그 몸을 끌어안았다.
"그래 그래, 잘 힘냈어"
긴이 소노코를 슥슥 쓰다듬었다.
"으으~ 다음에는 나란히 달릴 수 있게 될 거야~"
그러자 스미가 밀치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온다.
"뭐 하는 거야 스미"
"사이좋게 하고 있으니까 나도, 라고 생각해서"
"개냐 너는"
"분명, 왓시도 미노한테 머리 쓰다듬어지고 싶은 거야. 잘하는걸 미노"
"뭐야 응석받이인가? 착하지 착하지"
"……."
스미는 아무 말 없이 눈을 가늘게 뜨고 있었다.
다음에는 소노코의 제안으로 상공장려관에.
여기에서는 공예품을 직접 체험 제작할 수 있다. 소노코와 긴의 입장은 육상의 때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우우. 능숙하게 할 수 없는 내 손이 밉다"
"그렇지 않아, 미노 것도 멋져~"
"소놋치의 작품은……뭐랄까, 굉장해서 한숨밖에 나오지 않아"
"에~ 생각한 그대로를 표현할 뿐이라고~"
"그래도 스탭들 다 깜짝 놀라서, 소노코의 손에 주목하고 있다고"
"소놋치의 독창적인 발상, 나눠 줬으면 좋겠어"
"스미의 작품은 샘플과 쏙 닮았지. 그 점에서 나는 봐, 어레인지를 가하고 있어"
"샘플대로 못 만들어서 정색하고 이것 저것 한 탓이잖아"
"……역시 알 수 있는 건가, 아하하!"
호쾌하게 웃어넘기는 긴.
그래도 판에 박은 듯한 자신의 것보다 긴의 분방한 작품을, 스미는 조금 더 눈부시다고 생각했다.
결국 소노코의 작품은, 전시하고 싶으니까 양도받고 싶다고 상공장려관으로부터 부탁받는 수준의 것이 완성되어 있었다.
마지막은 스미의 제안으로 일본 정원을 산책한다.
"멋진 경관이네……평상시의 피로가 치유된다"
조화의 아름다움을 앞두고 스미가 넋을 잃고 눈을 가늘게 뜨다.
"확실히 좋은 전망이지만, 여기가 가장 즐겁다니, 뭐랄까 과연 스미다"
"왓시는 조금 둥글게 된 것 같지만 여기는 흔들리지 않네"
"그럼 두 사람에게 여기가 얼마나 멋진 장소인지 알려 줄게"
긴과 소노코의 손을 꽉 잡고, 스미는 미소지었다.
돌아오는 버스 안에선 잔뜩 신나있었던 아이들이 잠자는 숨소리를 내고 있다.
단련하고 있는 용사들 3명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윽고 버스는 아무 일도 없이 신수관에.
석양 속, 세 사람은 귀로에 올랐다.
"아~ 즐거웠다~"
소노코가 드물게 텐션이 높다.
"버스 안에서 충분히 자서 기운이 넘치네"
"내일은 휴일이지~. 절반은 단련이라고 하고 절반은 어떻게 할까?"
"글쎄……"
스미는 무엇을 하고 놀까 생각했다. 이 두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무엇을 해도 즐겁다.
"좋아, 그럼 나의 비장의 카드 이네스 풀 코스 답사에 초대!"
그 때, 여느 때의 위화감이 세 사람의 몸을 덮쳤다. 시간이 멈춰, 세계가 수해화할 전조이다.
"초대하고 싶은 건 버텍스가 아닌데 말야"
"정말〜 모처럼 즐거운 소풍이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거라니 풍류가 없는 녀석이다~"
"소풍 끝난 후에 온 거니까 그나마 낫잖아."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가 소풍이야, 긴."
"선생님이냐?"
"그럼 간다~!!"
본인으로서는 본심을 담은 쪽일 것이다.
리더인 소노코의 구령으로, 세 사람은 단말을 손에 들고 용자로 그 모습을 바꿨다.
스미 일행 셋은 대교 위에서 적을 기다리며 준비한다. 언제나 그랬듯 세계는 수해화하고 있었다.
"점점 이 광경도 익숙해지기 시작했네"
긴은 준비 체조를 하면서, 대교에서 보이는 풍경에 대해 그런 태평한 소리를 한다.
"방심하지 마라고, 긴, 그럴 때가……."
"가장 위험하다, 잖아? 알고 있다고, 스미."
"왠지 미노, 최근 왓시에게 주의받을 듯한 발언을 일부러 하는 것 같아~"
"아하하, 뭔가 습관이 되어서."
"적당히 좀 해줬으면 좋겠어."
라고 등 이야기했지만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진 않다.
서로가 안심하기 위한, 별 의미 없는 대화.
지금의 스미에게는 그것을 받아들일 여유가 생겨있었다.
그런저런 사이에, 적이 나타난다.
"! 왔어~ 에에에에?"
소노코가 놀란 이유는, 곧 판명되었다.
건너편에서 '2체'의 적이 진군해온다. 이상한 외형을 하고 있는 거구들이 줄지어 서서, 천천히 나아오는 모습은, 너무나도 위압적이다.
"아차, 동시에 2체……그렇지. 착실히 하나씩 올 필요 없지."
"버텍스는 단독 행동이 기본이라도 들었지만……"
네 번째 실전이다. 경험을 쌓은 스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예상 밖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힘을 합친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한다.
"놀랐지만, 괜찮아~ 나랑 미노가 각각 1체씩 상대 할테니까, 왓시는 유격으로 엄호해줘."
스미가 사고한 전법을, 소노코는 이미 언어화, 전달하고 있었다. 이 얼마나 믿음직한 리더인가.
"과연, 소놋치. 알았어!"
"그럼 나는 기분 나쁜 쪽하고 싸울래!"
"어느 쪽 적이든 기분 나쁘다고 생각해~!"
긴이 돌격하고, 즉각 소노코도 뒤따른다. 스미도 화살을 장전한다.
'고전하는 쪽을 중점적으로……. 우선은 번갈아 엄호하겠어……!'
긴의 적은 꼬리에 커다란 집게가 달려 있다. 그것을 우뢰처럼 내리찍어오지만, 긴도 힘에서 밀리지 않고 있었다.
"이 적, 심플하고 좋네, 나한테 딱이야!"
긴은 두 도끼를 호쾌하게 다루며, 버텍스와의 사이에 격렬한 불꽃을 튀기고 있다. 타이밍 좋게 날아오는 스미의 화살을 신뢰하면서, 공격 위주로 적을 압박하고 있다.
소노코의 적은, 특히나 긴 꼬리와 그 끝에 붙어 있는 예리한 바늘이 특징이다. 그 꼬리를 구불구불 자유자재로 다루며 바늘을 꽂아넣으려 맹공을 하고 있다. 소노코는, 상대의 움직임을 차분히 관찰해, 우선 꼬리의 바늘을 처리하는데 주력한다.
"무척이나 그 바늘을 맞추고 싶은거네~ 그럼, 바늘 만큼은 명중되지 않게 할게~"
소노코의 창 끝은 여러 개의 칼날로 이루어진 특수한 형태를 하고 있어, 면적이 보통의 창보다 넓다. 적의 기교 있는 공격에 대해서도, 끝을 맞춰 막아내기에 용이했다. 소노코는 스미의 엄호사격으로 적이 주춤할 때만, 공격으로 전환해 공략해 들어가는 움직임을 반복하면서 버텍스를 후퇴시켜 간다.
'둘 다 잘하고 있네……! 이대로 가면 이길 수 있어! 적이 2체라고 해도!'
정확한 엄호를 계속하며 스미가 승리를 확신했을 때.
그것은 하늘에서 쏟아져내렸다.
"!? 위에서 뭔가 오고 있어!!"
그렇게 스미가 외치는 순간.
수천의 빛의 화살이, 억수로 내리는 비와 같이, 스미 일행을 향해 일제히 내리쏟아졌다.
"이거 광역이다! 빠져 나갈 수 없어~!"
소노코는 순간적으로 창을 머리 위에서 회전시켜 우산 대신으로 삼는다. 스미도 즉각 소노코의 곁으로 미끌어져 들어간다. 긴급시의 대응법이다. 긴도 도끼를 교차시켜 확실하게 위로부터의 화살을 막았다.
그러나 그 상공으로부터의 수수께끼의 공격과 동시에.
2체의 버텍스도, 이 화살 비의 직격탄을 몸에 받으며.
그 회복력 뛰어난 특성을 살려 고속재생을 하면서.
어거지로, 소녀들에게 공격을 가해 온 것이었다.
예상 밖의 도망 갈 곳 없는 화살의 비를 어떻게든 막은 그녀들이지만, 그에 더해진 옆으부터의 동시 공격에는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우아아아아아아앗!!"
그 비명은 3명 중 누구의 것이었을까.
이형의 괴물 버텍스의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소녀들 셋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나갔다.
다리 위에 털썩 떨어져내리는, 용자의 몸.
"아……아아……아아……아, 아파……"
온몸을 덮쳐오는 격통에 스미는 신음하고 있었다. 어디가 망가졌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콜록, 콜록, 콜록……"
소노코의 고통스러운 기침이 들려 온다.
"서, 설 수 있어……스미, 소노코……?"
긴이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것이 보였다. 스미는, 일어서려고 몸에 힘을 넣었다. 순간, 지금보다 배의 통증이 몸을 헤집는다. 답변 대신에, 스미는 피를 토했다. 소노코도 같은 상황인 것 같다.
통증에 괴로워하는 스미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2체에 합류하는 3체째의 버텍스였다. 또 1체가 더 존재해 있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적은 3체로 침공해오고 있었다. 그것이, 방금 전 엄호사격의 정체.
자신의 재생 능력을 훌륭하게 활용한, 너무나도 연계가 잘 잡힌 공격.
버텍스는 생각보다 훨씬 고도의 지능을 갖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화살의 직격을 받은 2체의 몸이 순식간에 수복되어 간다. 스미는 각오했다.
완전히 수복되는 대로……. 아마도 몇초 후. 곧 버텍스는 진군해 올 것이다. 그러면 진행 루트에 누워 있는 자신들은, 확실히 '죽는다'. 용자인 스미 일행도, 회복력은 강화되어 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회복해나가는 버텍스의 치유속도와 비교하면 너무나도 늦다.
"움직일 수 있는 건 나 혼자인가……. 이래가지곤 택할 길은 하나 뿐이려나?"
긴은, 3명 가운데 가장 접근전 사양인만큼, 용자로서의 방어력이 두 사람보다 높았다. 그 때문에 두 사람과 달리 아직 활동이 가능하다.
긴은, 두 사람을 안아 올렸다.
"영차…… 소노코보다 스미 쪽이 무거운가"
"무슨 말 하는 거야……긴……이런 때에"
"미노, 어떻게 할 생각……"
"용자가 도망치면 세계는 끝나니까, 여기선 힘낼 수밖에 없잖아"
긴이 두 사람의 손을 꼭 잡았다.
"……긴?"
그리고, 긴은 두 사람을 대교 위에서.
"나한테 맡기고 너넨 쉬고 있으라고"
바다를 향해 던졌다 ― ―.
"! 뭐!?"
"미노……!!"
"또 보자"
언제나의 하교 때와 같은 가벼운 느낌으로.
긴은 두 사람에게 작별을 고했다.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인!!!!"
절규하면서, 두 사람은 떨어진다.
이윽고 소노코와 스미의 모습은 완전히 어둠에 사라졌다.
"그럼……."
잠깐뿐이나마 강하게 쥐었던 양 손의 온기.
그것을 되새기며 자신의 무기인 도끼를 줍는다.
버텍스는 이미 재생을 마치고 진군을 개시해 있었다. 소녀의 앞에 3체의 이형이 닥쳐온다.
"여기는 맡기라고 말한 이상…… 책임 지지 않으면 멋없으니까 말야……"
"가볼까!"
긴은 총알과 같은 속도로, 집게의 버텍스에 돌격했다. 방금 전의 싸움으로 이 적의 약점은 알고 있다. 집게의 부분은 견고하지만, 몸통 부분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스미의 화살에 특히 움츠러들던 곳에 힘껏 참격을 가한다.
중앙의 버텍스가 화살을 날려 왔다. 긴은, 집게의 버텍스를 방패로 사용해 화살을 피한다.
사각으로부터 긴 꼬리를 지닌 버텍스의 바늘이 덮쳐온다. 긴은 도끼를 교차하여 그 바늘을 받아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적의 몸통을 향해 돌격한다.
중앙의 버텍스는, 지금도 엄호하는 듯 빛의 화살을 쏘아왔다. 여기서 움직임을 멈추면, 결국 3체에게 밀려버리게 된다. 긴은 각오를 정하고, 급소에 박히지 않도록 몸을 뒤트는 정도의 회피 운동에만 열중한다. 몸 여기저기를 빛의 화살이 찢어발겨 간다. 그래도 긴은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긴 꼬리의 버텍스, 그 몸체에 밀착하며, 도끼의 난무를 맞혀간다. 상대의 저항에 의한 공격들은, 치명상이 될 것 이외에는 완전히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방어를 크게 버림으로써, 긴은 가혹한 공세를 전개하는 것이 가능했다.
"괴물에게는 모르겠지, 이 힘!"
긴은 몸에 데미지를 쌓아가면서도 단 혼자서 3체를 밀어붙여간다.
"이것이야말로! 인간 님의! 기합이라는 녀석이다!"
격렬하게 소리 지르면서.
두 도끼를 휘두르며.
춤추듯 3체를 연달아서 공격해나간다.
상식을 벗어난 긴의 맹공에, 이형은 기가 꺾인 것일까.
조금씩 조금씩, 3체는 그 거구를 물린다.
"이대로…… 나가라고!"
긴의 뇌리에 가족들의 얼굴이 명멸했다.
아기인 동생.
지금쯤, 새근새근 자고 있을까.
애정을 담아 키워, 충실한 언니의 부하로 삼으려 생각했다. 언젠가, 자신의 활약을 듣는다면, 누나 굉장히 멋지다고 말해 줄까.
빛의 화살이 움직임을 멈추려 하는 듯, 긴의 발을 꿰뚫었다. 균형을 잃고 쓰러질 것 같이 된다. 그러나 버텼다. 쓰러져있을 여유따위 없다. 이를 악물고 소녀는 공격을 계속한다. 진작에 한계를 맞고 있을 몸은, 이상하게도, 아직 움직여 주고 있다.
시야가 흐릿해져왔다.
공격을 그만둘 수는 없다.
스미, 소노코, 가족, 남동생, 학교, 친구. 모두를 지킨다.
무아지경으로 도끼를 휘두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의 포효가 대교에 메아리친다.
이윽고, 긴의 의식은 하얀 빛의 안으로 집어삼켜져갔다.
스미와 소노코가 대교를 올라왔다. 두 사람의 상처는, 움직일 수 있을 정도까지는 회복했다.
스미의 전신을 싫은 예감이 에워싸고 있었다. 적이 3체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조용하다.
도로의 부분까지 기어올라왔을 때, 거기에는 아무도 없다. 다만 혈흔과 파괴의 흔적만이, 벽 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적이 긴에 의해, 벽까지 되밀려가고 있다는 증거였다.
"긴……!"
"가자!"
두 사람은 통증이 압박하는 몸에 채찍질을 하듯 비틀비틀거리며 뛰어 간다.
'긴……바로 갈테니까……원호 정도 해 보이겠어!'
'리더의 OK 없이 작전 정하다니 이 싸움이 끝난 다음에 설교해줄테니까~'
두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아 벽 바로 앞까지 다다랐다.
적의 모습이 없다.
거기에 있는 것은, 거대한 벽을 눈앞에 둔 채, 도끼를 잡고 서 있는 미노와 긴의 등뿐이었다.
"긴!!!!"
안도감이 스미와 소노코에게서 퍼져간다. 두 사람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친구에게 다가간다.
"미노가…… 몰아내 준거구나. 굉장해, 정말로……굉장해~"
"곧 수해가 풀릴거야. 돌아가면 병원에 가봐야겠지……!"
말을 던지는 두 사람.
긴의 답변은 없었다.
"……미노……?"
"……긴. 왜 그래?"
긴은 대답하지 않는다.
"긴……? 긴!?"
세계를 멸망시키는 적이 되돌아오지 않도록, 벽을 힘껏 노려보면서.
진홍빛 옷을, 자신의 피로 더더욱 주홍색으로 물들인 채.
소녀는 내내 서있었다.
(4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