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7. 11:54ㆍ취미 겸 번역
2화 미노와 긴
처음으로 미노와 긴을 봤을 때, 나는 좀 꺼려진다는 느낌을 받아버렸다.
목소리가 크고, 성격이 드세서, 기가 눌려버리니까.
하지만 알고 보면 그녀는 굉장히 좋은 여자애였고.
그것이 재앙이 되어, 목숨을 잃고 말 줄이야…….
-용자어기 298.5.15
미노와 긴의 아침은, 경우에 따라서는 빠르다. 갓 태어난 남동생을 돌봐야 하는 것이다.
"어이, 넌 나이가 떨어져있어도 이 긴 님의 남동생이지."
긴은 아기의 눈을 보면 이야기했다.
"우으……으……"
"그러니까 울지 마. 울어도 되는 건 엄마한테 맡긴 세뱃돈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깨달았을 때 뿐이라고."
즐거운 듯이, 장난스레 말해보인다.
"우에에……훌쩍"
"아아, 징징 울기 시작해버렸어……우유나 기저귀는 아닐거고……"
아기는 특별히 불쾌하지 않을 때에도, 칭얼칭얼 시늉만 하듯 울거나 할 때가 있다. 그녀는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우선 무릎에 얹어야지"
딸랑거리고 울리는 장난감을 주고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그것만으로, 동생은 기분이 괜찮아지는 것이다. 익숙한 것이었다.
"오-울음을 그쳤네. 착하다. 내 브라더"
울음을 그치면 칭찬해 준다. 그러자 아기는 환하게 기쁜 듯 웃는다.
"어리광쟁이 동생이구나. 크면 사제로서 부려먹어야지, 히히히."
귀여운 동생을 보살피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흘러가 있었다.
"헥. 큰일났다~. 지각 지각!!"
그녀는 급히 학교로 향했다.
스미 일행이 통학하는 신수관에서는 교육 방침으로서 4학년을 넘으면 군것질이 허가된다. 10살을 넘으면 돈의 사용법을 알아 두는 것도 공부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도덕성이 높은 신수관 특유의 자유로운 교풍으로, 학생들은 환영하고 있다. 그런고로 스미, 소노코, 긴 일행 6학년생은 거대 쇼핑몰 이네스 1층의 푸드코트에서 당당하게 간식을 먹고 있었다. 요전날 대교에 습격해 온 적을 물리친 것에 대한 승리축하회라는 것이다.
"어때, 어때? 여기 젤라토, 굉장히 맛있지! 이네스 마니아인 내 제1 권장품목이니까 말야"
긴이 반짝 반짝 눈을 빛내며 뜨겁게 말하고 있다.
"최고야, 최고야 미노, 크레이프도 좋지만 젤라토도 이렇게 좋은 거였구나~"
소노코는 눈에 눈물을 지으며 젤라토를 먹고 있었다.
"아하하, 근데 어째서 조금 울고 있는 거야, 노기는."
"나, 엄마랑 백화점 갔을 때 말야, 먹었던 크레이프가 맛있어서 그 이상으로 맛있는 간식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새 발견이야~. 기뻐서 우는 거야~"
"친구라든지 같이 왔을 때, 먹지 않았어?"
"나 별로 친구 없으니까,……. 앗, 그래도 요전에, 왓시와 함께 왔어! 말 걸어 줬어. 그렇지~, 왓시"
"……"
스미는 못마땅한 얼굴을 한 채, 젤라토와 눈싸움하고 있었다.
"와시오는 왜 젤라토를 째려보면서 굳어있어?"
"왓시에게는 젤라토 안 맞았어~?"
"맞지 않기는커녕……팥녹차맛 젤라토가……너무 맛있어서……"
신묘한 표정으로 스미가 대답했다.
"예이-. 마음에 들어 줬다면 기쁜데."
"그런데도 왜 못마땅한 얼굴 하는 거야~?"
"나는 간식은 화과자나, 기껏해야 양갱파였으니까. 그게 이 맛…약간 흔들린 나의 신념이 한심해서…"
스미는 가타카나가 붙는 것에 서툴렀다.
"뭔가 왓시가 어려운 말 하고 있어."
"맛있었다면, 그걸로 됐잖아?"
"그래~ 하우우, 행복해……메론 맛 대정답~"
"그, 그렇네. 확실히 사고 방식이 굳어있으면 실전에서 치명적일지도 몰라. 솔직하게 맛있게 먹을게"
두 사람에게 말을 듣고, 스미는 젤라토를 얌전하게 먹기 시작했다.
"이 씁쓸한 가루녹차와 팥의 달콤함이 빚어내는 조화가 절묘해……응, 응……"
나이에 맞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계속 움직인다.
"후후, 뭔가 와시오는 재미있어!"
"그렇지~. 좀 더 무서운 사람인가 하고 생각했었어~"
무서운 사람이라니 실례네, 성실한 것뿐이라고, 하고 스미는 생각했지만 젤라토가 맛있어서 일단 먹기를 계속했다.
"뭐랄까, 왓시의 먹는 모습을 보니까 팥녹차 맛도 맛있어 보여……"
탐내는 듯한 눈을, 스미에게 향하는 소노코.
"한입 받으면 되잖아. 와시오, 나눠줘라 ♪"
긴은 태연하게 그런 말을 했다.
"에, 에또~ 이런 게 처음이라 긴장되기도 하지만, 동경도 하고 있으니까, 여기선 호의를 받아들여서… 잘 받겠습니다~!"
일방적으로 말하고는 소노코는 아-앙 하고 입을 열었다.
'……!?'
한편 스미는 얼었다. 아-앙 하고 있는 입에 먹을 것을 옮기는 것은 엄격한 집에서 자란 그녀로부터 보면, 예의 범절에 반하는 일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기 소노코는 눈을 감고, 대기 태세에 들어가있지 않은가.
팀워크를 나쁘게 할 말은 할 수 없다. 스미는 스푼으로 젤라토를 퍼서 그것을 조심조심 소노코의 입으로 옮겼다.
"……음……냠 냠, 응, 맛있어~!"
소노코는 환하게 얼굴을 빛냈다.
"그럼 그럼 내것도 먹어 봐, 왓시"
그러면서 소노코는 메론 맛 젤라토가 얹어진 스푼을 스미 앞에 내밀었다.
"왓시, 아~앙이야, 아 앙~"
'……!?'
스미의 사고는 또 다시 얼었다. 이번에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에게 아-앙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
'경박하지는 않을까'
그러나 눈앞에서 빛나는 메론색 젤라토는 아주 매력적이었고, 무엇보다 소노코의 기쁜 듯한 표정을 보면 거절할 수 없다.
"아, 아-앙…"
이렇게 스미는 다른 사람들의 면전에서 먹을 것을 먹여진 것이었다.
"뭔가 쑥스럽게보이잖아. 진짜 애인이냐!"
긴은 웃으면서 지적하고 있었다.
"메론 맛도…맛있어"
"그렇지 그렇지~"
"흐흥, 확실히 팥녹차도 메론도 아주 멋진 맛이야. 하지만 두 사람, 이 푸드코트에서 최강은 내가 먹는 간장맛 젤라토. 이거. 진짜 넘버원."
그러면서 긴은 소노코와 스미의 입에 그 간장맛 젤라토를 밀어넣었다.
"어때 어때? 파앗하고 왔어 노기?"
"……으~응, 어쩐지 어려운 맛이네~"
"어라?"
"좋은 맛이지만 어른취향일지도 모르겠네."
스미는 긴을 배려한 말투로 맛을 형용했다.
"어엉라? 와시오까지 그렇게 말하네."
긴의 제1 권장품목, 간장맛 젤라토는 그녀의 생각만큼 호응을 얻지 못했다.
3명은 식후 이네스 옥상에 와있었다. 바다에 면한 이 마을로서의 전망 좋은 경치가 소녀들 앞에 펼쳐지고 있다. 세토내해와 대교, 그리고 시코쿠를 빙 둘러싼 벽이 특징적이다.
"이봐- 둘 다, 푸드코트 그다지 잘 모르던데 이네스에는 별로 오지 않는 쪽?"
"에에. 지금까지 별로 가려고도 생각하지 않았고……"
"나는 원래 군것질도 그렇지만 이네스에 가는 것도 집에서는 금지였어. 하지만 용자로 뽑히고 나서부턴 전부 OK래~."
"아차-. 슬프네. 이네스는 이 동네에서 최대의 오락 시설인데 그걸 잘 모르는 건 정말로 아까워!"
"최대의……라고 할까 이외에 그다지 오락 시설도 없는 것 같은……"
"와시오, 그거 말해버리면 끝장이라고?"
"왓시는 왓시가 좋은데~……"
"소놋치가 허가를 낼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
"그보다, 두 사람은 내가 적의 물을 마시고 검사 맞는 동안, 어느새 너무 친해졌잖아, 반에서 자리가 이웃이라고는 하지만 원래는 그만큼 대화도 없었을텐데."
"나는, 원래부터 더 이야기하고 싶었는걸~"
"적이 와 버렸으니 동료와의 연계는 깊게 해야지."
"으음, 뭘 말하고 싶냐고 한다면, 뭘 말하고 싶냐 하면, 나랑도 친해지자고!!"
긴은 단단하게 두 사람에게 어깨동무를 했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도 했고 이제 우리들, 친구사이지."
"치, 친구사이! 그건 친구라는 의미지, 친구가 되어 주는 거야, 미노?"
"물론. 노기…아니 소노코"
"우와~이름으로 불러 주다니 기뻐! 친구가 연달아서 두 사람이나 생겼어. 이런 걸 뭐라고 하더라, 추석이랑 설이 한꺼번에~?"
소노코는 만면에 웃음을 띠며 기뻐했다.
대사 중에서도 절대적인 권력과 재력을 가진 노기 가문의 딸이다. 집에서는 소중하게 여겨지고 있는 만큼, 용자로 선택받을 때까지는 마음대로 외출도 못하고, 그녀에게는 친구가 적었다.
긴이 이번에는 스미를 바라본다. 그 눈동자는 그녀의 성격 그대로 타는 듯하게 빛나고 있었다.
"스미라고 불러서 되지?"
"에에. 이쪽도, 에헴……긴이라고 부를게"
"잘 부탁! 스미, 마이 프렌드!"
이런, 긴의 죽죽 하고 밀어붙여오는 느낌은, 스미는 싫지 않았다. 연이어 긴을 보고 있으면, 왠지 허물 없는 느낌의 성격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정작 자신이 죽죽 붙어와지면 의외로 기쁜 것이었다. 게다가 스미로선 절대 불가능한, 사람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자신이 갖지 못한 대담함을 지닌 긴에게 스미는 존경마저 느꼈다.
"아까 말 나왔었지만, 긴은, 적의 물을 마시고 있었지?……몸은 괜찮아?"
"몸 상태는 아주 좋을 정도야. 검사도 꽤 여러가지 했는데 이상 없다고 나왔으니까."
"다행이다~. 그럼 다음에도 3명이서 출격이다~."
"기꺼이, 소노코"
긴이 옥상에서 보이는 대교를 가리킨다.
"또 저곳에서 싸우게 되겠지. 부숴버리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겠네, 대교"
"대교는 이 마을의 상징이야, 꼭 지켜야겠지~"
스미가 콜록, 하고 헛기침을 한다.
"이제부턴 훈련도 셋이서 함께하게 될 거야. 큰일이지만 중요한 직무니까……! 힘내서, 가자고"
"니힛!. 좋은 느낌으로 정리했잖아, 스미"
"내일, 아침 10시에 대사 지부의 훈련장이지~"
"휴일에 훈련이란 것도 귀찮지만, 신수님이 적에게 디스트로이되어버리면 세계가 멸망하고, 휴일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말야. 기합 넣고 쳐박을 수밖에 없어. 실제."
"그러네…하지만 긴"
"응? 뭐야, 스미"
"가끔 뭐랄까, 굉장한 말투로 말하네……"
"점잖은 것은 맞질 않아, 처세가 서투르니까."
"요령 있고 없고는 상관 없잖아."
"아, 들켰어?"
"아하하하, 갈굼 개그다~"
3명은 해가 넘어갈락말락하는 떠있는 마을을 바라보고 있었다.
"……라고 다짐했는데 긴은 또 지각!?"
대사의 훈련장에서 스미는 뾰로통 화를 내고 있었다.
이네스의 옥상에서 논 지 일주일. 정작 합동 훈련이 시작되고 보니, 긴은 무려 3번에 1번은 훈련에 늦고 있다.
"미안 미안, 기다렸지!"
긴이 훈련장에 달려오고 있다. 오늘은 8분 지각했다. 크게 늦은 건 아니지만 지각은 지각.
"긴. 오늘은 왜 늦은거야"
규율에 엄격한 스미는 이유를 따졌다. 머리에 뿔이 돋혀 화내는 이미지다.
"에또…, 이야 뭘 말해도 늦은 것은 내 실수이고……미안, 조심할게!"
긴은 이렇게 늘 같은 대답을 한다. 이유는 말하지 않고 사과할 뿐이었다.
"용자로서의 자각을 더 가져야 한다고. 우리들은 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스미의 정신연령 높은 설교가 작렬한다.
스미는 항상 훈련 20분 전에 준비하고 있고, 소노코마저도 5분 전에는 오고 있다.
"……Zzz……크레이프……너도 맛있어~"
다만 소노코는 훈련 중 이렇게 가끔 자고 있을 때도 있긴 하지만.
훈련 종료 후에, 스미는 가만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긴이 어째서 가끔씩 늦는 것인가……. 이건 조사해서 원인이 있다면 근본부터 끊지 않으면 의미가 없겠지, 잘 생각해보면 긴은 용자가 되기 전부터 수업에 대해서도 비교적 지각이 많았는걸. 역시 뭔가 이유가 있어. 그것을 말하지 않다면 이쪽에서 찾으러 가겠어! 소놋치도 협력해 줄거야?"
"Zzz…… 새근~,"
소노코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래, 고마워 소놋치."
끄떡, 끄떡, 하고 꾸벅꾸벅 조는 동작을 강제적으로 승낙으로 받아들이는 스미. 점점, 소노코를 다루는 방법을 숙지해가고 있다.
휴일.
스미와 소노코는 미노와네 집 앞에 와있었다. 학교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있는 그녀의 집은 그렇게까지 먼 거리는 아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면 우리들이 힘이 되어줘야겠지……"
목적은 긴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것.
자란 환경이 좋은 그녀로부터 보면 행실이 나쁜 행위였다. 그래도 스미는 실행한다. 옛날부터 일단 마음 먹으면 폭주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느새 나도 협력하는 걸로 되어 있지만, 힘낼게~!"
소노코는 별로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친구를 위한 것이라면 노력한다, 그런 아이다.
두 사람은 당장 미노와네 집 주위를 조사했다. 옆에서 보면 초등학생 아이 2명이 얼쩡거리며 놀고 있는 것 뿐이다. 미노와네 집은 와시오나 노기네 정도의 저택은 아니다. 괜찮은 수준의 일본 가옥 정도의 모습이었다. 조사를 통해 소노코는 바로 긴의 사정을 이해했다.
"봐, 왓시. 저거 저거"
소노코가 안뜰 방향을 가리키다.
스미의 눈에 띈 것은 긴이 아기를 달래는 모습이었다. 가족 구성으로 남동생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어릴 줄 스미는 몰랐다.
"……동생을 돌봐주고 있었던거네, 긴"
미노와 가문은 대사에서 발언권은 있었지만 집 자체는 하인을 고용할만큼 부유하지는 않았다. 집의 심부름도 긴이 하고 있는 모양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긴은 다른 행동으로 전환한다.
"이번에는 집안 청소도 하고 있어~~~ 나 저런 거 한 적 없어~. 굉장하네. 아 이번에는 심부름 나가는 것 같아~"
노기 가문은 발언력뿐만 아니라 재력도 절대적이기에 소노코 입장에서 보면, 집안 일을 해가는 급우는 참신했던 모양이다.
"부지런하네……심부름에도 따라가 보자."
소노코와 스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긴의 눈앞에서 자전거를 탄 아이가 넘어진 것이다. 당연히 긴은 그것을 도와 줬다. 그 뒤 이번에는 할머니가 허리가 아프다고 하며, 긴 앞에서 주저앉아 있었다.
"이, 이건 흔히 말하는 트러블 체질~?"
"지각의 이유가 밝혀졌네……"
두 사람은 긴을 돕기 위해 그녀에게 서둘러 달려갔다.
허리 아픈 할머니를 집까지 보내준 귀갓길.
"그럼 둘 다 집에서부터 보고있었다고? 우와, 왠지 부끄럽네 그거."
"부끄럽지 않아, 훌륭하다고~."
"늦는건 항상 이런 이유가 있었던 거네."
"뭐……그렇지."
"그랬으면 말해 줬으면 됐을텐데,"
"그건 뭐랄까 동생이나 길 가는 할머니 핑계를 대는 것 같아서… 뭔가 있을 때마다 늦은 건 자신의 책임인 거고…"
"그러네, 이유는 어쨌든 늦어서 좋을 리는 없어"
"큭……지당합니다, 네."
"미노는 트러블에 말려들기 쉬운 성격이네~."
"옛날부터 말야……운 나쁜 때가 많아. 빙고나 당첨된 적 없어……큭."
"이제부턴 분명 좋은 일이……응!?"
갑자기 덮친 이변에 세 사람은 동시에 눈치챘다.
"이거……시간 멈춘거지~? 내 감각이 갑자기 날카로워진게 아니지~."
"아아. 그런건 일어날리 없지. 적이야 소놋치."
"납셨군! 휴일 망쳤네!"
시코쿠는 순식간에 수해로 모습을 바꾸고 있었다.
'이번에는 저번의 경험도 있으니까, 괜찮아……. 협력해서 적을 효율 좋게 격퇴하겠어.'
스미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되뇌었다.
소녀들은 용자의 모습으로 변하고 예전처럼, 대교의 가운데에 자리 잡았다.
그러자 하나의 물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뭐야……저 형태는, 천칭?"
"천칭이……하늘에 떠있네~"
20m는 되는 어느 거대한 적이, 흔들흔들 기분 나쁘게 흔들리면서 다리를 전진해온다.
"정말, 어떻게 되먹은 생물이야? 바이러스 속에서 태어난 것만으로 저런 형태가 될 수 있는거야?"
두 자루 도끼를 들어 공격 태세를 취하는 긴.
"훈련대로 움직이는 거야. 알고 있지 긴."
돌출행동을 하지 말라는 스미의 경고였다.
"그랬지. 나도 모르게 적을 보면 돌격하고 싶어져. 스미, 잘 부탁해."
열 오르기 쉬운 긴의 성격은 믿음직스럽기도 하면서 위태로워 보이기도 했다.
"애초에 어디가 얼굴인 걸까~."
소노코로 말하자면 적의 형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저편으로 돌아가!"
우선 화살이 무기인 스미가 롱 레인지로 적에게 공격을 가했다.
'내 화살만으로 상황이 끝나면 그게 베스트.'
몇개의 화살을 적을 향해 동시에 날린다.
화살은 하늘을 찢는 소리를 내면서 정확하게 목표로.
신인 신수의 힘을 얻어 발사된 스미의 강궁은, 근대 무기로 치면 미사일과 같은 것.
그러나 그 필살의 화살은 이번 적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았다. 마치 자석처럼 화살이 천칭의 저울추 부분으로 빨려들어가 버렸던 것이다. 그 저울추 부분은 상당히 단단한 듯 화살이 박혀 있어도, 적은 그냥 무사한 듯했다.
그 광경은 스미에게 있어 충격이었다.
"! 다시 한번……쏘겠어!"
용권과 같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화살이 적으로 향한다.
하지만.
천칭의 머리 위를 겨냥한 스미의 화살은 전과 같이 부자연스러운 궤도를 그려, 저울추 부분에 명중하고 말았다. 완전히, 저울추가 화살을 빨아들이고 있다.
'그, 그런……직무를 수행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니.'
큭, 하고 입술을 깨무는 스미.
스미의 공격을 봉쇄해 놓으면서, 적은 아무런 감정을 보이는 일도 없이 전진을 계속해 왔다.
"미노, 저 적, 몸과 몸이 이어지는 부분이 가느니까 약할지도~……!!"
"접속부를 노려서 공격하는 거네. 알았어!"
적의 좌우로부터 호흡을 맞춰 긴과 소노코가 공격을 한다.
그러자 천칭은, 저울추를 휘두르듯, 대회전을 시작했다. 회오리바람 같은 방어벽에, 긴과 소노코가 날려져 버린다.
"큭, 이 녀석이 가까이 갈 수가 없어……!"
회전의 원심력을 이용해 적은 방금 빨아들인 스미의 화살을, 돌려주듯, 스미 쪽에 사출하고 있었다.
"화살을 그런 식으로 되돌리다니!"
스미가 잽싸게 몸을 틀었다. 조준이 조잡했기에 회피는 쉬웠지만, 몇발의 화살은 수해를 향해 날아간다. 그리고 착탄 지점의 수목을 상처입혔다.
"수해가……! 내 화살에……!"
수해가 손상을 입으면, 그 재앙은 수해가 본래대로 돌아왔을 때에 마을에 무언가의 형태로 닥친다고 배웠다. 그것은 수해가 손상을 입으면 입을수록, 심각한 것이 되고만다. 이번에는 아직 경미하겠지만 최대한 수해를 훼손시켜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적은 더 전진한다.
"이…… 기분 나쁘다고, 넌!!"
긴이 억지로 공격을 가하지만, 역시 회전에 의해 튕겨나가게 된다.
"큭, 좀 위험하려나 이거."
"어떻게 해야하지, 어떻게 해야하지……"
상성의 문제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힘이 전혀 통하지 않는 사태에 스미는 가벼운 패닉을 일으키고 있었다. 이대로는 적에게 시코쿠 상륙을 허용해 버린다.
그런 때에, 노기가 입을 열었다.
"팟 떠올랐다. 왓시, 미노, 태풍에는 눈이 있었지. 이 회전도 주변엔 강해도……머리 위가 비어있을지도 몰라!"
"그런가 위로부터 뛰어들면 되는거구나! 소노코 나이스 아이디어!"
"하지만 회오리에 뛰어들어가는거나 마찬가지니까 상당히 위험할텐데……"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스미 지원 부탁해!"
"긴, 좀 기다려……!!"
말하기 바쁘게, 긴은 힘껏 도약했다.
"하아아아아아아아아!!!!!"
긴은 목소리를 높여 유성처럼 회오리바람 속에 몸을 던져 간다.
"기, 긴……."
커다란 참격음이 나고 적의 움직임이 멈췄다. 천칭의 머리 위에 긴의 도끼가 푹 박혀 있었다.
긴은 바람의 칼날에 온몸이 난도질당해, 피투성이였다.
날카로운 일격이 천칭의 동작을 정지시키고 있다. 하기는 스미도, 상처투성이면서도 패기가 넘치는 긴의 표정에 안도해 한순간 싸움을 잊어 버렸다.
"지금이야!!!"
소노코가 적 속에 뛰어들어 창격을 시작한다.
'아차, 타이밍이 늦었어!'
스미도 한 순간 늦은채, 상대방의 품에 들어갔다.
"이 거리라면 빨려들어가지 않을 터……!"
천칭에 영거리의 근접사격을 가하는 스미.
신의 힘을 가진 스미의 화살이라면 근접사격에서도 충분한 위력이 있었다. 긴도 두 자루 도끼를 춤추듯 휘둘러 적을 난도질해간다. 엉겨붙어서 회전을 허용치 않은 채 소녀들은 러시를 계속했다.
얼마 정도 시간이 흐르자, 적은 소녀들의 공격을 받은 채 진로를 바꿔 다리를 되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몇 분 후에는 소녀들에 쫓겨난 듯 다리에서 철수했다.
싸움이 끝나고 소녀들은 대교에서 절퍼덕 다운돼 있었다. 상대가 철수할 때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러시를 가하고 있었기에, 체력을 다 써버린 것이다.
"긴…상처는 괜찮아?"
"몇 번이나 묻는 거야 그거, 변신 중에 어느 정도 회복도 됐고 깊은 상처는 없었으니까, 괜찮다고."
"그렇구나……미안해. 화살이 통하지 않아서, 결국 긴에게 돌진시켜버려서"
"그런거 상성도 있는거고 신경쓰지 마. 애초에 나는 무기 특성상 돌진하는 게 일이니까 말야"
"돌진하는 것이 일……인가? 어쩌면 우리들 그다지 친해지지 않는 쪽이 좋은걸까……."
스미가 갑자기 그런 말을 했다.
"에, 왜, 왜 그러는 거야 왓시"
"뭐, 뭐야 갑자기……."
"……."
"……그치만"
"긴이 회오리 속에 뛰어들었을 때, 걱정되서……걱정되서……움직이는게 둔해져버렸으니까……."
정신 차려보니 스미의 얼굴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스미……"
"앗, 아아아, 왓시, 우, 울지마"
적이 물러난 것으로 감정의 둑이 무너져 버렸다. 하염없이, 맑은 눈으로부터 눈물이 쏟아져 온다.
자신의 화살이 수해를 상처입혀버린 것.
직무에서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그 탓에 긴을 위태롭게 해버린 것.
호감을 갖게 된 긴이 피투성이가 된 것.
성실한 스미에게 있어 이번 임무는 충격적인 일이 너무 많았다.
"내 화살이 잘 통했다면……우으"
소노코가 스미의 손을 잡는다.
"……스미"
"너, 얼마나 날 믿지 않는거야, 용자 시스템도 접근 전용의 터프한 녀석으로 되어 있으니, 괜찮다고."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스미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뭐 그래도 가끔 연습에 늦으면 그야 실전에서 불안하게 되려나…… 그래 알았어, 알았다고 스미. 나 집에서 나오는 시간 더 빠르게 할테니까. 그러면 트러블 있어도 시간 맞을 거고."
"……긴"
"그러니까 좀 더 친해지자고, 스미. 나 스미한테 친해지지 않는 게 좋을 거라고 들었을 때, 철렁 했으니까. 그쪽이 적의 공격보다 데미지 컸으니까."
"응응. 나도야 왓시"
"……미안, 미안해……"
긴은, 울고 있는 스미를 울음이 그칠 때까지 강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소녀들의 직무는 계속된다.
적은, 그야말로 별의 수만큼 있으니까.
(2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