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5. 01:11ㆍ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꽤나 흥미로운 설정을 통해 화제의 이야기를 이끌어낸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입니다만, 작중에서 설정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언급이 적어서 그런지, 일부 감상이나 반응 등에서 잘못 이해되거나 오해된 설정과 그에 대한 반박들이 보이더군요. 재미도 추구할 겸, 마지막 방영을 하루 앞두고 그런 설정 이야기들에 대해 약간 언급해 보고자 합니다.
(△) 어차피 시간이 오래 지나면 신수의 힘이 다 소진되서 인류가 멸망할 것이다.
일부 시청자는, 벽 밖 세계가 그 모양이니 어차피 신수도 시간이 지나면 힘을 다 쓸 것이고 그럼 시코쿠도 멸망을 피할 수 없을테니 빨리 망하는 쪽이 낫겠다는 식으로 반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수는 인간들의 신앙과 일반적인 공물만으로도 아직은 결계 및 은총 유지에 충분한 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힘이 소진되어가고 있다면 신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소노코가 먼저 말을 해주었겠지요. 결국 신수와 대사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전체주의적 제정일치체제 내에 인류가 얌전히 있을 수만 있다면, 신수의 힘은 매우 오랜 기간 지속될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도 버텍스의 신수본체를 향한 직접공격이 주된 위험요소이지요. 비록 작중 세계에 미래는 없다지만, 어차피 종말이란 자연적으로도 존재함을 감안하면, 불사의 몸인 용자가 버텍스를 물리치며 그에 필요한 제물을 바치고 있는 한 대다수의 남은 인류는 먼 미래까지 현상유지가 가능합니다. 오직, 유의미한 오직 시코쿠 내부의 신앙으로 감당할 수 없는 큰 부담이 갑자기 신수에 가해지게 될 때에만 인류가 멸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X) 버텍스가 신세기 298년이 되어서야 신수 결계 내로 침공한 것은 신수의 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바로 위의 사항과도 연결된 오해입니다만, 혹자는 신수가 시코쿠를 결계로 보호하기 시작한 후 298년이나 지나서야 버텍스들이 신수 결계로 쳐들어온 것을 신수가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 아니냐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작중에서의 언급에 따르면, 신수가 시코쿠를 보호하는 결계와 인간을 위한 은총 양쪽을 완벽히 유지하기에는 힘이 부쳐서 결계에 일부 약한 부분이 있을 뿐입니다. 이 때문에 버텍스도 사방에서 오지 못하고 혼슈 쪽을 통해서만 침공해오는 것이지요. 신수의 힘도 일단 유한하기에 결계에 약점이 존재하게 되었을 뿐, 딱히 신수의 힘이 소진되고 있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버텍스가 뒤늦게 출현한 것은 별가루들이 뒤늦게 버텍스를 만들기 시작했다거나, 혹은 결계의 약한 부분을 뒤늦게 발견했다거나, 돌연 하늘의 신의 뜻이 있었다거나 하는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겠군요. 가장 최악의 경우는 시코쿠 내의 인구증가가 신앙과 공물의 증가분을 넘으면서 은총 유지에 쓰이는 힘이 늘어나 결계에 쓰이는 힘이 부족해졌을 가능성인데 사회체제를 고려하면 그다지 설득력은 없어보입니다.
(X) 만개로 추가되는 정령마다 맡은 역할이 다르다.
정령은 신수의 분신과 같은 존재로서, 정확하게는 신수로부터의 힘이 시코쿠의 역사나 전승 정보를 통해 실체화되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만개로 인해 여러 정령이 깃들 경우는 가장 처음 정령이 우선권을 지니며, 각 정령들은 제각기 개성을 갖고 있어서 각각 다른 형태의 공격수단을 용자에게 제공해주는 반면에 어떤 정령이든 무조건 용자의 보호 및 지원을 맡아 용자의 의지마저 상관 없이 무조건 용자의 목숨을 지키면서 버텍스를 물리치도록 유도하는 기능적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령들의 기본적인 역할은 어디까지나 동일하고 개성만이 다른 것입니다.
(X) 정령은 용자의 의지를 무시하고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서 움직인다.
9화 및 10화에서 토고의 언급으로 정령이 완전히 용자의 의지를 무시하고 작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시청자가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묘사되는 바에 따르면 정령은 비록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는 하나 용자의 의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똑같이 버텍스의 공격을 방어하는 경우라도 용자의 의지에 따라 충격에 대한 저항력에서 차이가 발생하며, 무기를 보조하는 힘으로 작용할 때도 용자의 뜻에 따르는 등, 힘의 조절 측면에서 명백하게 용자의 뜻을 존중하고 있지요. 단지, 기본적인 최소한의 역할, 즉 용자를 죽지 않게 하는 목적에 한해서만 용자의 의지를 무시할 뿐입니다.
(X) 용자가 만개를 계속 쓰다보면 결국 모든 신체 기능이 없어져서 싸울 수 없게 된다.
용자 시스템은 전투에 큰 영향을 주는 신체 기능이 산화의 제물로 바쳐질 경우에 한해서 해당 기능을 대신해주거나 지원해주는 보조 장치를 복장에 덧붙여줍니다. 카린이 4번 산화했을 때 장식 같이 붙은 끈모양의 장치가 바로 그것이며 토고 역시 다리의 기능을 대신하는 장치가 머리끈 형태로 붙어있습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장애를 입은 소노코마저도 용자로 변신하면 전투가 가능해지며, 설령 모든 신체의 기능을 잃는다고 해도 용자로 변신하기만 하면 보조 장치가 필수기능을 지원해줄 것입니다. 변신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못하겠지만요. 그렇게 용자는 언제까지나 신수와 함께 하며 버텍스와 싸우게 되는 운명을 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아무래도 이 사실이 새 용자들에게 알려지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줄 것이므로, 또한 숭배대상인 신수와 점점 동화해간다는 종교적인 의미로 인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상태쯤 되면 비장의 수 및 용자들의 폭주방지대책을 겸하여 예비역이자 신수의 화신으로서 모셔지게 되는 것이지요.
(X) 유우나는 첫 번째 만개로 추가된 정령인 카샤에 의해 불속성 공격에 내성을 갖게 되었다.
11화에서 유우나가 레오 버텍스의 화염구 공격을 정면에서 맞부딪쳐 상쇄시키는 장면이 있습니다만, 일부 시청자들은 유우나에게 두 번째 정령이 생기면서 불속성 공격에 내성이 붙어 그런 일이 가능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실제로 그런 속성관련 설정은 작중세계에 없습니다. 카샤가 추가되면서 유우나가 얻은 화염공격 광역기술도 속성 같은 것과 관련 없는, 다른 용자들의 무기에 해당하는 두 번째 공격수단에 불과합니다. 격투타입의 특성상 특별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그런 식으로 공격방식의 추가가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해당 장면에서 레오 버텍스의 공격을 상쇄한 것은 순수하게 유우나가 강력한 의지로 사용한 용자의 힘이며, 유우나가 무사한 것 역시 그녀의 의지와 호흡을 맞춘 정령의 보호에 의한 것입니다.
(X) 카린은 긴의 용자시스템을 재활용하기 위해 적성치가 낮은데도 용자로 선택되었다.
비록 카린이 긴의 용자 시스템을 재활용하기 위한 백업 위치로서 조정된 용자라는 점은 사실입니다만, 그녀의 용자 적성치 자체는 다른 용자와 동등한 수준으로 높은 편인 듯 합니다. 전일담 8화에서 긴과 적성치 성질이 똑같은 적합자라고 나오기도 하는데, 대사가 그녀에 대해 지닌 태도에 관한 여러 언급을 볼 때 이 성질의 의미에는 정성적인 면뿐만 아니라 계량적인 측면까지 포함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적성치 수치가 비슷하다고 해도 주인이 다르다는 근본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인지, 물론 다른 요인의 가능성도 있지만, 11화에서 드러나듯 그녀의 용자 변신이나 만개는 다른 용자들보다 불안정한 편으로 묘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