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2. 22:47ㆍ이야기들/애니메이션 이야기
매주 방영분마다 비극성이 더해지기만 하고 있는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도 이제 최종화만을 남겨두었습니다. 여태까지의 반응들을 살펴보면, 나름 잘 갖추어진 설정과 더불어 프로듀서의 인터뷰대로 캐릭터들의 심리묘사나 성격구성 및 의사소통 측면에서 잘 만들어져 있는 느낌이라 많은 시청자들이 이야기에 몰두하게 된 느낌입니다. 그 바람에 일상생활에까지 우울한 느낌을 파급시킨다는 감상도 많이 보이지요.
작중에서 갈등의 주된 이유는 만개에 이어지는 산화라는 설정입니다. 이 설정이 인신공양이라는 잔인한 개념에 이어져서, 주연들의 암울한 세계관을 그야말로 생지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산화만 없었어도, 이 애니메이션은 절망적인 세계관에 지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며 외적을 물리치는 희망넘치는 중학소녀들의 이야기가 되었겠지요. 말하자면 이야기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설정이 바로 작중의 만개와 산화인 것입니다.
하지만 작중에서 설정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은 그리 길게 나오지 않고, 대개 연출 묘사 등에서 알아차려야 하는 점이 많더군요. 물론 전일담을 보면 전체적인 설정의 파악이 좀 더 상세해지겠습니다만, 마지막 화를 앞두고 다른 특별한 정보도 없으니, 한 번 더 이 부분에 대해 파악해보는 것도 내용을 즐기는데 괜찮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의도에서 전일담과 TVA의 정보들 및 공식설정을 바탕으로 관련설정에 대해 풀어볼까 합니다.
1. 만개의 개념
만개는 정령과 함께 전일담 '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의 후반에 용자 시스템이 처음 개량되면서 추가된 기능입니다. 즉, 본래 신수의 일반적인 은총 수준에 불과했던 용자 시스템이 신수의 강대한 힘 그 자체를 그대로 받아쓰는 개념으로 강화된 결과, 용자와 신수의 긴밀한 연계관계로써 정령이 생겨났으며 만개가 파생되었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정령이 절대적인 방어기능으로서 용자에게 안전과 불사를 보장해준다면, 만개는 절대적인 공격기능으로서 버텍스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약속해줍니다.
용자 시스템이 신수의 힘을 그대로 내려받아 쓰게 되었다는 것은, 기본적인 신체강화 수준을 넘어선 용자의 특별한 힘이나 정령에 의한 능력들이 모두 신수의 힘을 일부 강신시키는 개념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내려받은 힘이 실체화되어 자율적으로 깃들고 작동하는 형태가 바로 정령이며, 만개는 이러한 힘을 내려받아 사용한 양이 임계치에 달해 일시적으로 신수와 용자가 완전하게 연결되는 일체화 비슷한 상태를 의미합니다. 각 용자 시스템의 문장 형태를 띤 만개 게이지는 임계치에 이르기까지의 내려받은 힘의 사용량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지요. 당연히 신수 자체의 일부로 화한 것이나 다름 없는 만개 상태에서는 게이지가 쌓이지 않습니다.
게이지에 쌓이는 용자의 힘은 정령에 의한 능력을 포함해서 공격행위나 방어행위, 적을 격파할 때는 물론이고 그런 행위의 시도를 통해 발현된 힘까지 신수로부터 내려받은 힘이면 어떤 경우든 몽땅 포함되므로, 전투행위를 하면 만개 게이지는 반드시 쌓이게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용자의 힘을 크게 사용할수록 한번에 쌓이는 만개 게이지도 많고 빈번히 사용할수록 빠르게 쌓이며, 힘을 조절하는 의지에도 영향을 받는 고로 용자마다, 혹은 같은 용자라도 전투양상에 따라 만개 게이지 쌓이는 속도에 상당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만개 게이지가 가득차면, 즉 신수와의 완전연결 임계치에 도달하면 어느 정도 용자의 발동 타이밍 제어를 허용하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만개가 발동됩니다.
사실상 신수의 화신이 되는 것에 걸맞게 만개 발동 상태에서는 이른바 '신의 일격'에 해당하는 강대한 힘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힘은 봉인 없이도 제대로 노리기만 한다면 버텍스의 미타마를 손쉽게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지요. 설정상 아무리 버텍스가 하늘의 신이 부리기 의해 만들어낸 생물의 정점이라고 해도, 신수는 아예 다른 신들의 집합체입니다. 비록 나무가 되어 그 자체는 무방비라지만 신과 생물은 격이 다른 만큼, 신수의 진정한 힘을 버텍스가 견뎌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작중에서도 거대한 버텍스들이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해서, 그나마 그 거대 버텍스끼리 또 다시 합체한 형태 정도가 힘싸움에서 만개 상태의 용자 1명과 동급으로 보였지요. 단, 이런 강대한 힘의 사용에는 체력적인 한도가 있어서 최대한 만개의 허용된 힘을 다 사용하고 만개 상태가 풀릴 경우 용자의 체력도 거의 다 소진되며, 5화의 후우처럼 너무 강력한 공격에 직격당하거나 방어를 할 때면 더 빨리 체력이 소모되면서 만개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2. 산화와 제물의 개념
산화는 만개와 짝을 이루는 숨겨진 기능으로, 신수의 강대한 힘을 그대로 내려받아 다루는 대가로서 용자로부터 신체 기능 한 가지를 신수가 제물로 받아가는 이른바 인신공양의 개념입니다. 만개가 특별하게 따로 독립된 기능이라기보다는 신수의 힘을 그대로 내려받아 사용하는 삯으로 불가피하게 파생된 기능임을 고려하면, 산화 역시 용자 시스템이 그렇게 개량된 결과 자연스레 덧붙여진 대가라고 볼 수 있으며, 만개 게이지는 제물을 바쳐야 하는 임계치의 타이머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즉, 만개로 인해 산화가 존재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산화를 위해서 만개가 존재하는 것이며, 만개의 절대적인 힘은 산화의 직전에 신수가 용자에 접촉하면서 부가되는 일체화 효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산화로 인해 제물로 바쳐지는 신체 기능은 한 번에 한 가지로 한정됩니다만, 어느 것이 제물로 바쳐질지, 복수로 존재하는 동일기능의 경우 하나만 가져갈지 복수로 가져갈지 등 그 양상은 경우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중요한 기관이 처음부터 기능을 상실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몇 번 정도로도 일상생활에의 영향이 적을 수 있습니다. 핵심은 어느 기능이 바쳐지든 목숨에는 해가 없이, 단지 해당 기능의 부위가 수목처럼 움직이지 않게 될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야마타노오로치 등 일본 신화나 설화에서의 대체적인 인신공양의 개념과 유사하게 산화의 제물 개념이 일종의 식사·흡수 개념으로서, 신체 기능이 제물로 바쳐진다는 것은 해당 부위의 기능을 단순히 떼어간다는 것이 아니라 신수에 동화시킨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산화 이후 정령이 하나씩 늘어나는 것도, 용자가 점점 신수와 동화하면서 신수와의 관계가 더욱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관계가 가까운 만큼 신수의 힘이 더 많이 깃들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동시에 이는 만개를 하면 할수록 마음만 먹으면 게이지를 더 빨리 쌓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됨을 암시하기도 하는데,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겠으나 대체적으로 신수와의 동화 정도가 높으면 용자의 힘을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출력한계도 더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건 순전히 상상입니다만, 만개를 지속해서 완전히 신수와 동화된다면 모 만화의 2부 최종보스처럼 행동 및 생각하는 것을 멈춰버린 존재가 되버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령 덕분의 용자는 불사의 몸이 되어 있으므로, 그런 상태에서도 언제까지든 살아있기는 하겠군요.
최소한의 배려라고 해야 할지 악랄하다고 해야 할지, 용자 시스템은 용자가 버텍스와 싸우는데 결정적인 지장이 없도록 전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신체 기능에 한하여 해당 기능을 대체하거나 혹은 지원해주는 보조장치를 산화가 발동될 때 자동으로 덧붙여줍니다. 그러니까 노기 소노코처럼 몸이 아예 안움직인다거나 더 나아가서 완전히 나무가 된 것처럼 모든 신체기능이 사라진다 해도 여전히 용자로서 싸울 수는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신수에 의한 전투머신에 가까운 화신이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3. 용자 시스템의 개량에 숨은 내막
전일담 '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에서만 등장하는 가장 초기의 용자 시스템은 평소 신수가 인류에게 공급해주고 있는 천연자원이나 에너지와 같은 은총의 한 가지 형태로서, 사용자의 신체능력을 크게 강화시켜주고 버텍스에 유효한 손상을 낼 수 있는 무장 체계의 개념에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이 때에는 신수의 힘을 그대로 내려받아 사용하는 도 넘은 기적에까지는 달하지 않았으므로, 정령이나 만개에 의한 절대적인 방어와 공격 기능도 존재하지 않았으며, 당연히 직접적인 인신공양의 개념도 쓰이지 않았습니다. 물론 용자 개념의 정체는 신수에게 바쳐진 소녀라는 점에서 같았지만, 그래도 일반적인 신수의 은총과 같이 신앙만으로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레벨이었겠지요.
선대 용자 시스템이 이런 수준에 그쳤던 이유는 작중에 직접 언급되진 않지만, 제작진만 갖고 있는 세계관 설정을 참고할 때, 아마도 서력의 마지막 시대 때 사용하던 최초의 용자 시스템을 기준으로 두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최초의 용자 시스템이 개발된 때는 2018년으로, 당시 인류는 2015년부터 시작된 버텍스의 침공으로 인해 멸망의 위기에 빠져 있었지만, 신수가 자리 잡아 보호하게 된 시코쿠 지역주변은 신수의 부름을 받은 '용자'들이 등장하여 용자 시스템을 이용한 필사적인 활약으로 1~2년 동안 방어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이 서력의 용자들이 바로 '대사'의 시조인데, 당시는 전면전의 상황이다 보니 용자의 숫자나 용자를 지원하는 전력도 많았고 희생되는 인명의 중요성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 등 전술에 차이가 있었겠지요. 허나 인류가 시코쿠에서만 활동하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조건으로 하늘의 신과 신수 사이에 휴전조약이 체결되면서, 문명이 정체된 시코쿠의 결계 속에서 300년 동안 평화로운 시기가 흘러가는 사이 용자 시스템은 죽 방치됩니다. 그러다 신세기 298년의 직전에 다시 버텍스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옛날에 비해 수적으로 엄청난 열세가 되었음에도 대사는 별 대책 없이 서력의 시대에 최적화된 대항책에 의존하여 그때의 활약을 재현하려는듯 자신들만의 내부인원으로 항전에 나섰던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때까지만 해도 대사는 꽤 여유를 갖고 있었는데 용자를 어느 집안에서 배출하느냐를 두고 정치적 문제를 따지고 있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침공한 버텍스의 강력함에 비해 3명뿐인 용자의 전력은 너무나 부족했고, 가엾은 용자들은 목숨의 위기를 겪다가 한 사람이 전사하는데 이르게 됩니다. 당시 용자들은 대사에서도 격식 높은 가문들의 자제였기 때문에 용자의 죽음은 충격이 클 수밖에 없지요. 이때에서야 대사도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부랴부랴 더 이상 용자가 죽지 않도록 용자 시스템의 개량을 신수에게 청원합니다만 그 결과 받은 것이 신수의 힘을 받아 불사의 몸이 되는 대신 직접적으로 신체 기능을 바쳐 인신공양을 해야하는, 정령과 만개의 시스템이었습니다. 물론 작중세계에선 신수가 인류의 생존을 좌우하는 존재이니, 신수에게 제물로 바쳐지는 것을 오히려 영광으로 여기고 대접해주는 사회라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채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히려 죽지 않고 계속 제물을 바치며 싸울 수 있다는 것을 굉장히 영예로운 일로 여겼다고 하는데, 애초에 자신의 아이들은 전쟁터에 보내고 자랑으로 여기는 것 자체부터 비정상적이기는 했지요. 그리하여 이때부터 죽음의 비극 대신 만개와 산화의 비극이 시작된 것입니다.
참고로 '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에서 처음 개량된 버전의 용자 시스템과 '유우키 유우나는 용자이다'의 용자 시스템을 비교해보면, 봉인 기능의 차이 외에도 만개 기능의 묘사에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후자의 시스템에 비해서 전자 쪽이 만개 발동 상태의 지속력이 낮아보인다는 점이 그것인데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만, 아직 초기개량버전이라서 신수의 완전한 연결을 유지하는데 한계가 있었을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집니다. 이 점 때문에 스미와 소노코는 유우나 때에 비해 만개와 산화 횟수가 비교적 많이 필요했던 반면에, 만개 발동 상태를 최대까지 이용하고 돌아와도 체력이 크게 소진되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대로, 정령에 관해서는 2년 전이나 후나 모든 측면에서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4. 11화에서의 카린이 보여준 연속 만개
11화에서 감동스러울 정도로 카린이 장렬하게 희생하며 보여준 만개는 5화에서 용자부의 4인이 발동했던 만개와 그 양상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만개가 너무 빨리 풀리는 반면에 체력이 남고 게이지는 빨리 회복되서, 속공으로 4번이나 연속사용해서 홀로 5체의 버텍스를 섬멸했지요. 만개 게이지가 빨리 회복된 이유는 위의 설정 설명을 보면 원인규명이 가능합니다만, 만개 상태가 빨리 풀리는 이유에 대해선 팬들 사이에서 조금 의견이 갈립니다. 이 의문점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능성이 대두되는데, 여기서 그런 부분의 정리를 겸해서 카린의 연속 만개를 차근차근 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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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첫 번째 만개 발동 때에는 별로 특별한 부분이 없었습니다. 이미 9화까지의 전개로 만개 게이지가 4/5까지 차있었으니 수많은 별가루들을 베며 돌격하는 과정에서 게이지를 가득 채워 만개를 발동시킨 것이지요. 발동 타이밍의 경우 어느 정도까지는 임의로 조정 가능하지만 카린은 격전을 위해 바로 발동시켰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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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엄청난 힘으로 별가루들을 파괴하고, 버르고 및 캔서 버텍스를 미타마째 파괴한 후 만개의 힘을 다 사용하기 전에 스콜피온 버텍스의 공격에 직격 당하면서 만개 상태가 빨리 풀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산화가 발동, 오른쪽 팔이 제물로 바쳐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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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적에게 공격 받은 것에 의해, 혹은 독으로 오른팔이 마비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습니다만, 버텍스의 공격에 영향을 받은 것은 만개 상태뿐으로, 용자의 신체 기능을 가져가는 것은 산화 뿐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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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다 써서 만개가 풀린 것이 아니므로 체력은 크게 소진되지 않은 상태이며 전투를 속행합니다. 여기서부터 두 번째 만개에 이르는 과정은 굉장히 빠르지만, 카린이 스콜피온 버텍스를 여러 번 타격하는 장면을 보면 만개 게이지가 쌓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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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한 번의 공격마다 바로 게이지가 몇 개씩 차올라서 서너번의 공격만으로 가득 차버리는 모습입니다만, 이는 카린이 엄청난 전의 및 각오로 타격 하나하나에 필사적으로 대량의 용자의 힘을 쏟아붇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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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곧 자의로 두 번째 만개를 발동시켜 스콜피온 버텍스를 미타마째 분쇄합니다만, 바로 이어서 사지타리우스 버텍스에게 난사당해 여러 발 직격당하고 방어에 치중하다 회피하는 중 또 다시 빠르게 만개 상태가 해제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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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두 번째 산화로 오른쪽 다리의 기능이 상실, 팔과 마찬가지로 용자 시스템이 다리를 묶듯이 감쌉니다. 이 팔과 다리를 감싸는 끈과 같이 보이는 것은 공식설정에서 설명되고 있는데, 상실된 신체 기능 중 전투에 심한 장해를 끼친다고 판단되는 부위를 용자 시스템이 기능적으로 대체, 혹은 보호해주기 위해 추가되는 보조 장치의 일종이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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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너무 빨리 발동 상태가 해제되었기에 체력은 그리 소진되지 않았고 몸이 확실하게 망가져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이를 악물고 전투를 지속, 용자의 힘을 더더욱 대량으로 끌어내어 만개 상태가 아님에도 사지타리우스 버텍스의 몸체를 두 동강 내버립니다. 이 공격으로 인해 만개 게이지도 한번에 끝까지 회수된 것으로 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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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낙하 중에 재빨리 세 번째 만개를 발동시킬 수 있었고, 다시 사지타리우스 버텍스를 베며 미타마까지 통째로 파괴했지요. 직후 공중에 떠서 남은 1체의 거대 버텍스인 피스케스 버텍스를 찾으나, 기습에 맞아 바로 만개가 풀려버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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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변신이 풀린 것에 대해 카린이 '정착'이 얕다고 불평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카린의 만개 상태가 다른 용자들이 보여준 그것에 비해서 꽤나 불안정하다는 소리입니다. 적의 공격이 직격당하자마자 발동 상태가 빠르게 풀린 것도 그녀의 만개가 유독 안정되어 있지 않아서 그랬던 것이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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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수해에 떨어지는 와중에도 카린은 필사적인 기분으로 힘을 쥐어짜 칼에 제법 큰 힘을 담아 투척, 두어번 재공격했습니다. 이때 해당 칼의 파괴력이 상당해보이는데, 폭발하는 순간 적의 거대한 몸체에 상당한 크기의 상처를 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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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후 세 번째 산화가 발동, 두 귀의 청각이 상실됩니다. 이때도 장식 같이 생긴 보조 장치가 목 주변에 생겨납니다. 결국 산화 부위마다 끈과 같은 것이 둘러지는 형태로 다 추가가 되었는데 다른 동료 중 이런 것이 보이는 사람은 토고 뿐으로, 다만 토고의 경우 머리 뒤쪽에 양 다리를 보조하는 장치로서 끈이 달려있다는 점이 조금 다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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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이 시점에서 아까의, 아마도 바닥까지 긁어모은 전의를 담은, 공격을 통해 발현한 용자의 힘으로 게이지가 또 가득 찬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하여 네 번째 만개에 이르지요. 이때는 무의식적으로 발동한 것처럼도 보이는데 어차피 게이지가 다 차있으면 용자가 필요하다 느낄 때 자연스레 만개가 발동하게 되므로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보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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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네 번째 만개 상태에서 피스케스 버텍스마저 미타마와 더불어서 섬멸하고, 여기서 카린도 체력의 한도에 다다라서 만개가 해제된 후 용자의 변신까지 풀리며 수해 속으로 추락하고 맙니다. 동시에 마지막으로 네 번째 산화가 찾아와 양쪽 눈의 시력을 앗아갔지요. 이때 머리 부분에도 끈과 같은 장치가 둘러지게 됩니다. |
여기까지 카린의 4연속 만개 및 산화 과정을 살펴봤는데, 만개가 너무 빨리 풀리는 바람에 더 많이 사용하게 된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결과만 보면 2년전의 용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카린의 경우는 적에게 공격을 당해서 만개가 풀렸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요. 카린도 자신의 만개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을 자각해서 자기 입으로 독백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딱히 만개가 아니라도 11화 초반에 유우나를 옮기다가 적의 공격에 직격당해 기절하면서 변신이 풀린 장면이 있는데, 유우나는 정신상태가 불안정해졌다는 이유가 있지만, 카린은 체력이 고갈된 것도 아니고 별 이유 없이 변신이 너무 쉽게 풀렸습니다. 이전까지 다른 용자들 중 잠시 기절했다고 변신이 풀린 용자도 없으니 참 특이하지요. 정황들을 볼 때 카린의 용자 상태는 다른 용자들에 비해 불안정해보입니다.
작중설정을 참고할 때 카린의 용자 시스템이 불안정한 이유가 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사항은, 시스템의 본래 주인이 카린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전일담 '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에서 밝혀지지만 카린의 용자 시스템은 전대 용자의 한 사람인 긴의 것을 개량시킨 것입니다. 기동성을 강조하게 되면서 무기는 바뀌었습니다만, 용자 복장을 잘 보면 외형상으로 비슷한 느낌이 많지요. 긴이 전사해서 그녀의 단말을 사용할 사람이 없어지자 대사는 긴과 비슷한 성질의 적성을 지닌 후보를 찾았고, 그 결과 카린이 계승자로 선택된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편법으로 가짜 주인을 인식시킨 것이지요. 대사로부터 훈련을 받아왔다는 것이나 용자 시스템 단말의 특이사항도 이 때문에 받은 조정의 일환이었을 수 있으며 용자의 직무에 가장 늦게 참여하게 된 이유도 이런 특이성에 맞춰 복잡한 최종조정이 필요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신수와 일시적인 일체화 상태가 되는 만개가 불안정해지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지요.
참고로 위에 비해서 작아 보이긴 하지만 또 한 가지 제기되는 가능성은 결계의 벽 일부가 파괴되면서 신수의 힘이 불안정해졌다는 설인데, 이 정도로 불안정해질 정도이면 과연 버텍스와 싸우는게 가능할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다만 명백하게 언급된 것은 없으니 염두해 둘만은 하겠습니다.
5. 소노코와 카린의 대가 비교
일부 시청자들은 20회 만개와 산화를 거듭한 소노코에 비해서 4번 거듭한 카린의 대가가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만, 확실히 카린의 말로가 너무하는 처지이긴 하나 그렇다고 소노코보다 장애가 심하다고 하는 것은 어폐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소노코의 경우 한쪽 눈과 한쪽 귀가 여전히 기능을 하고 있어서 감각기능적 측면에서 카린보다 양호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카린은 눈와 귀가 완전히 멀었으나 신체는 절반 이상 움직일 수 있지요.
소노코의 경우 20회의 산화를 통해 몸이 완전히 망가져버렸습니다. 단순히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정도가 아니고 자세히 볼수록 참 고통스러워 보이는 것이, 생리기능이 전혀 불가능해진 정황이 짙습니다. 통증만 없을 뿐이지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말기환자 상황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군요. 8화에서 그녀의 침대를 보면 알겠지만 침대 자체가 하나의 의료장치이고 수많은 관들이 뒤로 침대쪽에 꽂혀있습니다. 손에도 계속 주사를 꼽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지요. 몸이 수목과 같아진다는 그녀의 언급을 보면 겉으로 보이는 기능뿐만 아니라 내장기관에 상당한 기능상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나무에는 내장이 없으니까요. 링거가 꼽혀있는 모습도 어떻게 보면 나무에 수액 주사를 놓고 있는 느낌이군요. 한쪽 눈, 한쪽 귀로 보고 듣고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만, 정말로 거기서 끝입니다.
카린의 경우 눈, 귀가 안보이는 점이 특히 심각한 부분입니다. 위인 전기의 헬렌 켈러를 생각할 수 있겠지요. 인간이 감각기관으로 받아들여 사용하는 정보 중 시각정보와 청각정보가 90% 이상의 비율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4회 만개 치고는 결과가 굉장히 비참합니다. 다만 신체활동적인 관점으로 보면 매우 불편은 하겠지만 대부분의 기능은 아직 무사합니다. 다리나 팔 한쪽은 무사하고, 내장기관 쪽의 장애는 전혀 없으니까요. 용자 시스템이 전투를 위해 보조 기능을 붙여줄 정도의 심한 장애가 넷이니 역시 제대로 된 일상생활은 불가능에 가까운 중증장애이지만, 중환자 수준까지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둘 다 생지옥을 느낄 수 있다는 처지에서는 큰 차이가 없긴 하지만, 그나마 카린 쪽에는 활동의 가능성이 일말이나마 남아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판단할 때 카린의 산화는 오히려 토고와 비교하는 쪽이 적절할 것 같아보입니다. 토고와 비교해보면, 카린 쪽이 산화가 1번 더 많았기에 토고보다 심각한 것은 당연합니다만, 산화의 개념만을 놓고 본다면 아직 어느 쪽이 특별히 대가가 크다고 하기에는 근거가 명확치 않습니다. 카린의 경우 눈이나 귀와 달리 다리는 오른쪽만 기능을 상실했는데, 토고는 스미 시절 첫 산화에서 한꺼번에 양 다리의 기능이 사라졌으니까요. 기억상실이 별거 아닌 것 같기도 하지만 사라진 기능의 전체적인 총량은 얼추 비슷해보입니다. 단, 11화에서 토고가 네 번째 만개를 사용했으므로 그에 따른 산화가 어떻게 될지 봐야 좀 판단할 수 있겠군요. 이렇게 쓰고 보니 토고도 큰일날 것 같아서 참 걱정스럽습니다.
여담이지만 캐릭터 자체의 행동 측면에서, 11화에서의 카린이 취한 행동은 전일담 '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 8화에서 소노코가 취한 행동과 매우 유사해보입니다. 똑같이 친구를 위해서 만개의 위험을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그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연달아 만개를 발동하였고 그 결과 일상생활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불구가 되어버리고 말았지요. 소노코의 때는 전투장면이 생략되었지만, 카린의 경우 그 과정이 잘 묘사됨으로서 더욱 시청자들의 감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됩니다. 용자 시스템이 카린의 산화부위에 추가시킨 보조장치들을 생각하면, 용자로 변신한 소노코는 그런 장치들이 온 몸을 감싸고 있을 가능성도 있으려나요. 이런 유사성 때문에 소노코와 무리하게 비교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군요.
만개와 산화 이외에도 여러 설정들이 있습니다만, 내용이해에 필요한 기본설정들은 주요설정 정리 쪽에 주로 모아두었으니 참고 바랍니다.
마지막화의 예고영상을 보면 주연들이 모두 만개를 하게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연히 산화를 거치게 되겠지요. 토고의 폭주로 인해 모두들 예정보다도 빠르게 희생을 겪게 된 셈인데, 무사히 신수를 지켜낸다고 해도 이런 재앙의 원흉이 된 토고는 상당히 괴로운 운명을 걸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토고의 포격으로 인해 수해도 타격을 입는 것을 보면 직접적으로 일반인들까지 다치게 한 셈인데, 토고의 성격으로 이런 상황까지 인식했다간 어찌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본 시청자 반응 중에선 네 번째 산화로 토고가 기억을 또 다시 잃을 것이라는 설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일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는 전제에서의 예상이지요. 사실 해결되어봤자, 암울한 세계관은 여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늘의 신이 신수보다 상위의 존재로 묘사되는데 신수의 힘을 받아쓰는 용자가 하늘의 신이 정한 운명 전부를 극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그런 존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현상유지쯤이라고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렇게 되더라도 반역을 저지른 토고를 대사가 어떻게 취급할지가 또 문제가 되겠습니다만, 정령 때문에 불사의 몸이 된 토고를 죽이기란 불가능할 뿐더러 일단 신수의 힘이 깃든 몸이니만큼 함부로 대할 수도 없겠지요. 그저 소노코처럼, 용자로 변신하지 못하도록 단말을 떨어뜨려 놓는 것 정도가 가능성 높은 대책이고, 더 나간다고 해도 격리시키는 것 정도에서 그칠 것이 뻔합니다. 어쩌면 소노코를 회유하기 위해 둘이 같이 지내게 할 수도 있겠지요.
유우나의 희생 가능성도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여하튼 주연들이 천국에서 재회하는 식의 엔딩을 바라는 팬은 없을 테니까요. 가엾은 소노코, 카린, 토고와 믿음직한 유우나, 이츠키 및 재기한 후우를 포함해 모든 캐릭터들이 마음에 드는 입장으로서는 각 주연들이 나름대로의 소중한 일상을 계속 자아낼 수 있게되는 결말이 났으면 좋겠군요. 용자의 길을 걷기로 한 유우나라면 어떻게든 결착을 내겠지요. 그저 좋은 방향으로 여운이 남도록 끝맺기를 바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