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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시오 스미는 용자이다 1화

2014. 8. 26. 23:26취미 겸 번역

1화 와시오 스미

 

[대사서사부 무녀님 - 검열됨]

 

신수님께 선택받았다, 고 들었을 때는,

굉장한 일이겠지만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굉장한 일인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저, 다가오는 적이 세계를 부수는 존재라고 들은 이상은, 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여하튼 무아몽중이었다.
이 때에는, 제물로 해서 싸워나가는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용자어기 298.4.25 

 

 

와시오 스미

 와시오 스미는 매일 아침 5시에 기상하면 뒤뜰의 우물에 간다. 그곳의 물을 몸에 끼얹는 것이 일과였다. 차갑지만 심신은 자극된다. 그 뒤에는 도보로 수십분 거리의 신사에 나가 기도를 올린다. 경내의 계단에 있는 고양이와는 친하다. 마음 속에서 멋대로 이름까지 붙이고 있다.

 귀가 후에는 아침밥의 준비를 한다. 요리하는 것을 그녀는 좋아했다.

 "아침은 쌀밥을 먹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질 않아요."
 그런 말을 중얼거리며, 익숙한 손놀림으로 식칼을 사용한다.

 와시오 가문의 부모는 아침밥에 있어서 양식파다. 그것이 딸인 스미로서는 참을 수 없었다. 나 자신이 쌀밥과 된장국이야말로 지고의 아침식사라는 주의니까.

 부모가 만든 것에 불만이 있다면 자기 자신이 책임을 지고 아침을 만든다. 성실한 그녀가 낸 명쾌한 방침이었다. 이제는 부모님도 스미가 만든 아침 식사를 기대하고 있다. 양식파에서 일식파로 취향을 바꾸겠다는 그녀의 작전은 멋지게 성공하고 있었다.
 "잘 먹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등교 준비를 끝마치면 이후는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통학할 뿐이다.


 신수관(神樹館) 6학년 1반. - 그것이 스미가 다니는 학교와 반의 명칭이다. 아무래도 세계의 모든 것인 '신수'의 이름이 붙어 있는 학교라, 격식이 높다. 교사의 구조는 보통의 초등학교와 다르지 않지만 경비는 엄중하고 위생관리 등도 구석구석까지 관리되고 있다. 

 "안녕."
 침착한 목소리로 인사를 하고 스미는 반에 들어간다.
 "와시오! 안녕."
 "안녕."
 동급생도 자란 환경이나 성품이 좋은만큼, 제대로 인사를 받아준다. 스미는 급우들이 좋았다. 남녀 모두 차별을 두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모하는 사람은 없지만 충실한 학교 생활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우등생인 스미 역시 사람의 아이. 30명 있는 급우들 중 어떻게 해도 타입이 맞지 않는 편으로 분류되고 마는 인물이 두명 정도 있었다……. 어느 쪽도 여자이다. 그 한 사람은 지금 바로 스미의 옆자리에서 엎어져 있었다.

 "Zzz…음냐 음냐…나의 베이컨"
 상쾌한 아침임에도 급우는 자고 있다. 이건 스미 입장에서 말하자면, 게으르게 잠만 자려 하고 있다고 표현돼 버리는 것이다.
 '……. 하, 하지만, 아침에 졸릴 때도 있고…… 어쩔 수 없는 거지……'
스미는 그렇게 자신을 타일렀다. 급우들의 거동에 트집을 잡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소한 일에 남을 욕해버릴 것 같은 자신을 스미는 부끄러워했다. 자신을 이런 기분으로 만들어버리니까 옆에서 자고 있는 급우와는 맞질 않는 것이다.

 그 급우의 몸이 꿈틀 하고 움직인다. 

 "아와왓! 엄마 죄송해요!"
 그런 말을 외치며 그녀는 벌떡 일어났다.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 반.
 "……어라? 집이 아니야~……?"
 잠에서 덜깬 혼잣말.
 "여기는 교실이고 아침 조례 전이야, 노기"
 스미가 냉정하게 지적하면……. 순식간에 반이 까르르, 하고 웃음으로 충만해졌다.
 "아와와와……"
 모두로부터 폭소를 받은 옆자리 아이는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 앉았다.

 고상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덜렁이의 모습를 보여준 그녀는 노기 소노코.

 이 나라를 지탱하는 조직 '대사(大赦)'의 안에서도 큰 발언력을 가진 노기 가문의 위엄으로부터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는 늘 멍하게 있었다.

 "아…… 저질러버렸네~"
 쑥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소노코를, 힐끔힐끔 보는 스미. 그 시선에 소노코가 눈치챘다.

 

소노코의 인사


 "스미스케, 안녕~"
 김빠진 듯한 목소리로 인사한다.
 "쿨럭. 안녕, 노기"
 스미는 제대로 인사를 나눈다. 어쨌든 간에 인사는 중요하다. 인사를 안 하면 신수님께 혼난다. 그렇게 들어오며 아이들은 자라고 있다.

 "저기 노기, 나, 별로 스미스케라는 별명 없는데"
 "아, 시오스미 쪽이 좋았으려나~"
 "그런 것이 아니고…"
 "나도 노기 말고 마음대로 불러도 괜찮아. Nogi라거나,"
 "……그다지 영어 같은 어조는…"
 소노코는 태평하게 싱글벙글 웃고 있다. 이상한 별명을 붙이는 것도, 선의 100%일 것이다. 그렇기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곤란하다.

 이런 태평한 그녀가 일상에 있다는 것쯤으로는 전혀 문제가 아니다. 스미가 소노코를 대하기 어려워하는 이유의 또 한 가지로는, 그런 노기 소노코가 자신과 같은 어느 '직무'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소노코의 천연계 성격으로 신성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불안해져 버린다.

 그러는 사이 담임 선생님이 교실에 왔다. 담임은 20대 중반의 늠름한 여자로, 평소에는 엄해서 아이들에게 두려움받고 있지만 학생 생각이 지극하다는 것은 제자들에게도 전해지고 있기에 미움 받고 있지는 않았다.

 일상 행사인 아침 조례가 진행된다. 지금 바로 당번이 구령을 하려던 때…. 
 "안녕하세요! 세, 세이프다!"
 한 학생이 교사의 뒤에 뛰어 들어왔다.
 "미노와, 세이프가 아니에요"

 

긴의 지각

 

 미노와라고 불린 소녀가 팡 하고 가볍게 출석부로 머리를 맞았다. 담임 교사가 학생을 주의줄 때의 버릇이다. 시대가 시대라면, 체벌 문제로 발전할 수 있는 행위이지만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이 시대는 과도하지만 않으면 체벌은 허용되고 있다. 반 모두가 또 까르르 하고 웃는다. 미노와라고 불린 소녀는 재빨리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미노와의 자리는 스미와 조금 떨어져 있다. 자리에 앉은 미노와는 곧 주위의 급우들에게 말 걸어지고 있었다.

 "저기, 왜 긴은 늦은거야?"
 "6학년이나 되면 여러가지 있는 거야"
 "에- 뭐야 그거."
 그녀가 앉은 주변이 파앗하고 흥겨워졌다. 이것이 미노와 긴이라는 소녀가 가진, 지나치게 쾌활하다는 매력.
 "아윽, 큰일났다, 교과서 잊어버렸어."
 "아하하, 긴 너 뭐 하러 학교 온 거야."
 ……. 지나치다고 해도 너무 지나친 거 아니냐고 스미는 항상 생각한다. 적당적당한 느낌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저 급우라면 그래도 상관없다. 오히려 바람직한 명랑함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미노와 긴은 자신이나 노기와 마찬가지로 아주 중요한 직무에 임하고 있는 3명 중 한 사람. 미노와 가문도 노기 가문와 마찬가지로 대사에서 큰 발언권이 있으니까, 그런 쪽의 자각을 갖길 바랐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당번이 구령을 불렀다. 

 "기립"
 학생들이 선다.
 "경례"
 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경배"
 학생들이 인사를 한 채로 합장을 한다.
 "신수님 덕분에 오늘의 우리가 있습니다"
 감사의 말을 신수님께 바친다.
 "착석"
 여기까지 와서야 학생들은 자리에 앉게 된다.

 

 일주간의 시간표에서 도덕과 신토가 많은 것이 이 시대 특유의 특징이다.

 고지식한 스미는 하나 하나의 수업을 진지하게 받는다. 옆의 소노코가 종종 멍하게 있는 것을 주의 주기도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은 친구와 두서없는 이야기를 하거나 리코더의 음색을 맞춰 보거나 가끔 도서실에 가거나 컴퓨터실에 가거나……. 비교적 온화하게 지내는 부류였다.

 참고로 미노와 긴은 운동계의 커뮤니티에 속해 있어서, 언제나 교정에서 놀고 있다.  노기 소노코로 말하자면 흐느적대고 있었다. 아무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거나, 갑자기 자거나. 슬로우 라이프를 만끽하는 것처럼 보인다.

 

 슬슬 점심 시간이 끝나려고 하고 있었다. 스미는 수업 준비를 하려고 반 아이들과 이야기를 마치고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오늘은 저녁에 직무를 다하기 위한 훈련인가……응, 힘내자'
 그렇게 그녀가 생각한 찰나.

 

 쿵--! 하고 큰 충격이 주변을 감싸안았다.

 

 그 충격과 동시에 급우들의 움직임이 딱 멈췄다.
 "? 모두?"
 스미는 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눈앞의 아이들에게 말을 걸어 본다. 몸을 흔들어 본다. 그러나 대답은커녕 반응도 없다.
 "이건……설마!"
 벌떡 일어나 주위를 보는 스미. 역시 완전히 움직임이 멈춰 있다. 낙하 중의 젓가락이 공중에서 딱 정지해 있다. 시계의 초침도 완전히 정지해 있었다.
 "온거야, 직무를 수행할 때가……"
 시간의 정지는 직무 개시의 신호. 모두 배운 대로였다.
 "저기 저기 이거 적이 온거 아니야!?"
 교정으로부터 달려왔을 터인 긴이 안색을 바꾸고 뛰어들어 왔다.
 "미노와… 움직일 수 있는 거구나."
 "와시오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역시 그런거구나, 직무의 시간이다"
 두 사람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후아-아"
 태평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조올려……또 자버렸어……?"
 노기 소노코가 낮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어라? 어라 어라 어라?"
 주위의 이상한 분위기를 살피는 소노코.
 "꿈인가~……. 음냐"
 "자지마!""
 "하우아!?"
 다시 자려는 태평스런 소노코를 스미와 긴이 같은 타이밍으로 혼내고 있다.
 "시간이 멈췄다는 건 말야 다음에 오는 건 분명……"
 "신수님의 힘에 의한 대지의 '수해화'"
 긴의 질문에 대해 스미는 냉정하게 답했다. 심장은 계속 두근두근 하는 중이지만, 부모님으로부터도 대사로부터도 계속 들어온 현상이었다. 들었던 예정보다 꽤 이르지만 자신들 셋은 신수님에게 선택된 직무를 수행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렇다면 가르침 받은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용자'가 되어 '적'을 요격할 수밖에 없어―"
 와시오 스미는 떨리는 자신을 고무시키듯 불끈 주먹을 고쳐 쥐었다.

 

 학교 옥상으로 불리던 곳에 세 사람은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까지가 학교의 부지 내인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그녀들 눈앞에 펼쳐진 경치는 그저 한 마디로 동화의 나라라 부를 만한 이질의 공간이었다.


수해화 결계


 사람도 건물도 대부분의 것이 수목으로 변해 있었던 것이다. 원래부터 녹음이 우거진 지역이긴 하지만.
이 순간은 완전히 나무의 나라로 변해있었다.

 긴이 주위를 둘러보고, 중얼거렸다. 
 "응~ 이젠 어디가 어디인지 도무지 모르겠네, 다 나무야……집도 몰라. 저기, 와시오, 이네스는 어디일까"
 이네스는 역앞에 있는 거대한 쇼핑몰이다. 이네스라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주말은 이네스에서 지내는 가족도 있다는 것 같다.

 "이런 때에 이네스 걱정 하지 않아도 되니까"
 무심코 긴에게 지적하는 스미.
 "하지만 이네스가 없어지면 큰일이잖아. 거기 안엔 시민 회관까지 있으니까"
 "괜찮아, 적을 격퇴하면 수해화도 원래대로 돌아가니까"
 스미는 자신에게 타이르도록 말했다. 와시오 가문이 있는 방향을 본다. 거기도 당연히 수해의 일부였다.

 "예쁘네……이게 신수님의 힘에 의한 수해화인가~……"
 노기 소노코는 어디까지나 태평했다.

 "이게 예뻐……? 뭐 예쁘면 예쁠지도 모르지만. 황홀하게 감상에 젖을 광경은 아니지. 사전에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솔직히 완전히 패닉에 빠져버렸을지도……"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긴의 의견에 드물게 스미는 동의했다.
 "아, 저기. 대교는 완전히 수해화되지 않았어~"
 이 마을의 상징인 초거대 교량을 소노코가 가리켰다.
 "정말. 뿌리를 뻗은 정도이고 원래 형태가 남아있어. 저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알기 쉬워서 좋네. 우리들의 직무는 대교를 지키는 것이니, 저기 가면 되는 거니까"
 "신수님의 존재도 알기 쉽네~"
 수해의 오지에 있는 신수는, 거대한 나무가 되어, 성스러운 광채를 비추고 있었다.
 "그럼 슬슬……!"
 미노와 긴은 휴대 단말을 꺼냈다. 꽉 하고 표정을 굳힌다. 원래부터 오기가 있었던 소녀의 표정이 더욱 늠름하게 긴장된다. 소노코와 스미도 서로 고개를 끄떡였다.

 이 정도로 이상한 사태에도 불구하고, 세 사람은 불평 불만을 내보이지 않았다.

 이것은 매우 명예롭고 자랑스러운 직무인 것이라고, 어른들에게 계속 들어온 일이니까.

 신수님에게 선택받은 것이다, 두려워할 것은 없다고. 세 아이들은 어른을 믿고, 휴대 단말의 조작을 개시했다. 어떻게 하는지는 전부 훈련을 통해 몸에 배어 있다. 훈련 시간이 넉넉하지 없었던 것은 뼈저리지만. 직무를 하는 세 사람에게만 전송되어 있는 앱을 기동시킨다.

 이 앱이야말로 적과 싸우기 위해 인류가 신수의 힘을 받아 만들어낸, 용자 시스템.

 3명은 일제히 앱의 변신 아이콘을 터치했다. 동시에 그들은 빛에 휩싸인다.

 

용자 변신

 

 신수의 힘을 바탕으로 한 용자의 모습은 식물을 본뜬다. 세 여자아이는 각자의 꽃을 피웠다.

 와시오 스미는, 이를테면 청초한 꽃.
 노기 소노코는, 이를테면 우아한 꽃.
 미노와 긴은, 이를테면 정열의 꽃.

 각인각색, 전투용 의상으로 변화한다. 동시에 소녀들의 안에서 터무니없이 커다란 힘이 넘쳤다. 신인 신수의 힘을 나눠받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용자라고 불리는 이 모습은, 말하자면 신의 힘의 구현. 이 힘을 쓸 수 있는 것은 신수에게 선택받은 스미 일행 3명뿐이다.

 "가자, 대교로 "
 세 명의 여자아이들은 수십미터를 단숨에 도약해 대교를 향했다. 적은 이 대교를 건너 저편으로부터 온다.

 

 시코쿠의 관문에 해당하는 이 마을에, 적이 온다. 거기에 신수에 선택받은 인간, 즉 용자인 그녀들을 배치한 것은 인류 측에 있어 당연한 조치였다. 세 소녀는 대교의 한가운데에 자리잡고 있다.

 "그럼-, 슬슬 오지 않으려나."
 긴이 무기인 도끼를, 워밍업으로 휘두른다. 소노코는 창, 스미는 활과 화살이 무기였다. 마침 무기의 사거리가 근거리·중거리·원거리로 균형 잡힌 파티이다.
 "둘 다, 침착하게 싸우자."
 스미가 두 사람을 타이른다.

 냉정한 어조와 달리 스미는, 타오르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나라를 지킨다는 것에. 소중한 가족을 지킨다는 것에. 둘도 없는 친구들을 지킨다는 것에. 자신의 무기가 가장 위험이 적은 활과 화살의 형태다. 도끼나 창의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화살이 잘 기능하면 접근하기 전에 격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긴은 그 의욕이 오히려 위험해보이는데다가, 소노코는 멍하게 있어서 믿음직스럽지가 않다.

 '내가 힘내야지. 내가 쓰러뜨릴거야! 내가 지키겠어……!'
 스미는 다시금 기합을 넣었다.

 

아쿠에리어스 버텍스

 

 그것은 다리 건너 편에서 출현했다. 
 너무나도 이질적인 거대 물체.

 생명과 무기물의 중간……, 아니, 거의 무기물인 10m는 될법한 이형의 실루엣은, 그저 곧게 다리를 건너왔다.

 "저게 저편으로부터 온 것……적…… '버텍스'"
 스미가 꿀꺽 하고 목을 울렸다.

 버텍스의 행동 형식은 배웠다. 

 (1) 사람을 덮친다.
 (2) 사람 이외는 덮치지 않는다.
 (3) 재래식 무기는 거의 효과가 없다.
 (4) 신의 힘을 간직한 용자라면 대항할 수 있다.
 (5) 적의 목표는 신수. 파괴를 노리고 있다.

 이 5개이다.

 인류에게 있어서, 특히(5)가 위험했다. 대사에 모셔지고 있는 신수는 이 세상 전부의 은총. 신수를 파괴하면 인류는 멸망한다. 섣부른 이야기지만, 적의 진군을 여기서 막지 못하면 모든 것이 끝나 버리는 것이다. 이 멈춘 시간 속을 움직이는 것은 선택된 용자인 스미 일행 세 명뿐. 신수가 있는 곳에 가게 할 수는 없다. 어떻게든 여기서 저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스미가 화살을 메겨 사격 태세를 취한다.

 그것보다 빠르게, 긴은 질풍처럼 적에게 돌격하고 있었다. 그때에, 긴의 몸을 수놓는 붉은 꽃잎들이 공중에 가벼이 휘날린다. 소노코는 무심코 그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 안 돼, 먼저 견제해서 수를 읽어놓지 않으면……"

 스미가 당황하며 엄호사격을 하기 전에 긴이 적에게 도달한다.
 "이야아압!!!"
 포효와 함께 휘둘러진 긴의 일격이 적을 크게 찢어버린다.

 "와, 대단해. 미노!"

 감격한 소노코가 짝짝 박수를 쳤다.

 "미노라니…… 그만둬! 그보다 이 녀석 의외로 물러, 할만해!!"
 긴은, 춤추듯 그 도끼를 휘둘렀다. 순식간에 적이 분쇄되어 간다. 

 "방심하면 안 돼, 미노와. 그건-"
 울렁, 하는 한순간의 시계 왜곡. 그 왜곡과 함께 버텍스의 베인 부분이 완전 재생했다. 스미는 곧장 화살을 날린다.

 "우왓…… 위험해!"

 긴은 한번 거리를 벌려 크게 후퇴했다. 하지만 그 긴에게 들러붙듯이, 적도 앞으로 성큼 다가서고 있었다. 그 결과, 스미의 화살은 목표를 빗나갔다.
 "무슨 가속력이……?"
 더욱이 버텍스는 처음으로, 공격으로 생각되는 것을 보여왔다. 좌우의 거대한 물구슬 중 하나를 긴에게 떠넘겼던 것이다. 긴은 그 거대한 물구슬 안에 갇혀 버렸다.
 "……!!"
 안에서 전투용 도끼로 물구슬을 가르려하는 긴. 그러나 끄떡도 하지 않는다. 스미의 사격에도, 물구슬은 화살을 튕겨냈다. 이대로는 긴이 죽어버린다. 더욱이 적은 다른 한쪽의 물구슬을, 소노코에게 몰아붙였다.

 "왓~!?"
 소노코는 황급히 피하지만, 거대 물구슬은 속도를 늘려 소노코를 따라간다. 분명한 살의가 적으로부터 느껴졌다.
 "노기! 좀 더 후퇴해!"
 스미의 외침.

 그러나 소노코는…….

 "앗! 팟 떠올랐다!"

라고 말하며, 거꾸로 물구슬에 돌격한다. 그리고 물구슬의 앞에서 창을 머리 위로 고속 회전시킨다. 신의 힘을 구현한 소녀에게 있어 창의 회전으로 회오리를 만드는 것은 손쉬웠다. 물구슬은 바람에 휘말려 올라갔다.
 "……! 노기."
 소노코의 뜻밖의 활약에 스미가 놀라는 순간, 적은 크게 뒤로 날아가 있었다.

 "하아……하아……으, 기분 나빠."
 긴이 호쾌하게 내던졌던 것이다.
 "서, 설마 미노와……자신을 가둬놓은 물을 다 마셔버린거야?"
 신의 힘을 구현한 소녀에게 대량의 물을 마시는 것 따위 가능…하긴 하지만 보통은 하지 않는다.

 "미노, 괜찮아?"
 소노코가 긴에게 달려왔다.
 "응, 처음에는 사이다였지만, 도중부터 우롱적인 맛으로 변화해버려서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었어"

 "아, 맛의 리뷰를 묻는 건 아니고……그, 그렇지만 무사해서 다행이다아~"
 "둘 다 위험해!!"
 스미는 한숨 돌리고 있는 소녀들을 각각 화살로 저격했다. 저격함으로써 그 자리에서 튕겨 날려버렸다. 좀 전까지 그녀들이 있는 자리에 적이 힘껏 압착 공격을 시도해오고 있었다.

 역시나 분명한 살의.

 "위험했어…… 고마워 와시오. 이 적 녀석…!"
 "에에에이!!"
 긴과 소노코가 좌우에서 공격을 한다. 스미도 그 자리에서 지원했다.

 

스미의 사격

 

 스미는 연속 사격을 하면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 긴의 열화 같은 노도의 러시도 대단했지만 소노코의 창도 대단했다. 적의 관절이라고 할까, 급소를 노리는 찌르기가 많았던 것 같아서, 거체를 크게 휘청거리게 하고 있었다.

 '미노와도 노기도 훌륭해!'

 무기의 종류가 크게 달랐기에 지금까지 직분의 훈련은 개별적으로 받고 있었다. 3명 합동의 훈련은 앞으로 할 예정이었던 터라 다른 용자가 이 정도로 움직일 수 있을 줄은 스미도 예상하지 못했다.

 

 3명의 소녀들에 의한 노도의 러시. 그것을 받고, 적은 크게 후퇴했다. 그러나 즉각 손상된 부분이 완전 재생한다.

 "우와 끝이 없지만……지지 않아~!"
 "이쪽도, 아직 더 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본심을 말하자면, 슬슬 힘들어!"
 "그 기세야, 둘 다. 미노와, 속마음은 적에게 말하지 마!"
 그래도 소녀들은 자신의 직무대로, 이곳은 통과시키지 않겠다며, 다리 중앙에서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거대한 적은…….

 빙글 하고 진행 루트를 바꿔, 그대로 온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돌아간 것이다. 

 원래부터 그녀들에게 주어진 사명은 적의 격퇴였지, 격파가 아니다. 침공을 막는 것이 승리 조건이다. 물론 격파하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인류의 체험상 불가능에 가까운 이야기였다.

 "……"

 세 여자아이는 적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등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윽고 그것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져……. 소녀들은 격퇴 성공을, 승리를 확신했다.

 

신세기 298년의 용자들

 

 "해냈다---!!"

 포옹하는 3명. 스미도 나이에 걸맞게, 힘껏 외쳤다. 필사적으로 싸워서 신수를, 인류를 지켰다. 소녀들에게 있어 커다란 기쁨이었다. 

 "이야! 솔직히 무서웠는데 어떻게든 되는 거네!"
 "에, 미노 그러면서도 무서워했던거구나? 실은 나도 두근 두근 했어~"
 "나도…솔직히 불안했어……"

 지금이기에 커밍아웃하는 세 사람. 각오가 되어 있었어도 아직 소녀였다.

 "그래도, 이겼으니까 OK!"
 기쁜 나머지 뛰어오르는 긴.

 "하하하, 미노 너무 신났어-!"
 "이에이이에이"
 신이 나서 서로 터치하고 있는 소노코와 긴.

 스미의 경우는.

 '큰소리를 너무 내버린 거 아닐까……조, 좀……경망했던 거 아니야……?'

 이제 와서 냉정하게 양손으로 뺨을 감싸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적을 쓰러뜨린 것은 아니다. 물리쳤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번 승리는 인류에게 있어 큰 첫걸음이었다. 지금까지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으니까.

 전투 종료 후, 거리는 수해화로부터 돌아와 일상을 되찾고 있었다. 모두 괴물이 덮쳐 왔던 것을 모른채, 거리나 자신이 수목으로 되었었다는 것을 모른채, 일상대로 생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스미의 부모는 스미가 보고하지 않는다면, 딸에게 오늘 직무가 있었던 것을…인류를 구한 일이 있었음을 모른다.

 

 학교 보건실에서 스미는 검사를 받고 있었다. 그냥 양호실은 아니다. 용자로서 싸웠던 인간의 점검이 가능할 정도의 술식을, 제대로 펼치고 있다. 
 "고맙다, 와시오 양. 잘 해 주었다. 싸움의 기억도 적의 해석에 큰 도움이 될 거다."
 평소에는 엄격했던 담임 교사가 착하다 착하다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감사합니다, 미노와와 노기 덕분이에요."
 "습격이 예상보다 빨라서 미안해. 앞으로 훈련을 쌓아가려 했던 참에."
 '! 그래, 이제부터는 실전에 대비해서 훈련도 하지 않으면 안 돼.'
 스미는 어느 결의를 하고 있었다.
 "이상도 없고 부상도 없고. 액체를 섭취한 미노와 양은 자세히 검사할거지만, 노기 양과 와시오 양은 돌아가도 돼."

 스미는 검사해 준 사람들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교문 앞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 소노코와 스미.

 평소라면 여기서 헤어지고 끝이다. 그러나 적의 도래가 시작된 이상,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

 팀워크다. 이번에도 처음에, 중구난방으로 움직였기에 위기를 초래했다.

 '훈련을 제대로 해내는 것만으로는 안 돼. 다음에는 더 통제되지 않으면……. 평소부터 친하게 지내지 않으면 안 돼. 이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서'

 스미는 그 성실함으로 인한 의무감으로, 소노코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노기, 괜찮다면, 그……오늘은 영광스러운 직무도 이뤄냈으니까, 승리축하회라도 하면 어떨까……?"

 대략 십대에 갓 접어든 아이 답지 않은 어조로 소노코를 초대하는 스미.

 소노코가 확하고 얼굴을 빛냈다.

 "응! 가자 가자!"

 스미의 손을 잡고 힘차게 악수한다.
 "고마워. 나 지금 시오스미를 부른다 부른다 생각했는데, 그치만, 좀처럼 말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정말 기뻐~"
 "노, 노기도 그랬구나…"
 "오늘 말야, 미노 굉장했었어! 그야말로 특공 대장이야! 그리고 시오스미의 저격도 정밀했고, 나 흥분해서!"
 "노기……"
 "이건 정말 요란하게 이야기하고 싶다, 고 생각했어! 시오스미도 그렇지!"
 "으, 응……"
 "좋았어, 그럼 이네스의 푸드코트에 가자, 물론 다음은 미노도 넣어서."
 소노코에게 쭉쭉 끌려가는 스미.

 그녀의 천진난만한 신난 모습을 보고 스미는,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소노코도 전투 승리시에, '직무'가 긴장된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훈련된 창 솜씨를 보았다. 그녀는 그녀대로 직무라는 자신의 책임과 제대로 마주 보고 있었던 것이다. 존경할 만한 동지였다.

 의식하고 동료 관계를 구축하려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것이다. 자연스레 친해질 수 있다, 그렇게 생각했다. 멋대로 서로 맞지 않는다는 의식을 갖지 말고 좀 더 빨리, 많이 이야기해 뒀더라면 좋았을 거라고 스미는 후회했다.

 "푸드코트는 좋지만, 노기, 시오스미만은 그만해줬으면 좋겠어……"
 "엣, 그럼 말야…그럼 말야…왓시나라든가……아이돌 같지 않아?"
 "에또, 그것도 그만둬, 노기도 소노콜린이라든가, 싫지?"
 "와아, 멋지다."
 "미안, 잊어줘"
 "아. 떠올랐다. 왓시! 어때?"
 "음. 뭐 이상한 것보다는 괜찮으려나."
 "잘 부탁해. 왓시!"

 스미는 꼬옥, 소노코에게 손을 잡혔다. 스미는 이상하게도 이 감각이 싫지는 않았다. 두 사람은 사이좋게 떠들며 이네스로 향한다. 거기에 용자의 면모는 없고, 그 나이 또래의 소녀 그대로였다.

 

 이것은 3명의 용자의 이야기.

 신에게 선택받은 소녀들의 동화.

 언제든, 신에게 사랑받는 것은 무구한 소녀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 결말은….

 

 

(1화 끝)